공동체의 리더는 ‘온갖 자질구레한‘ 일들까지 다 챙기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교훈을 배울 수 있다. 조지 엘리엇은 장편소설 <미들마치>의 유명한 마지막 문장에서 이렇게 썼다.
"세상이 점점 더 좋아지는 건 부분적으로는 전혀 역사적이지 않은 자잘한 행동들 덕분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랬을 수도 있었던 것처럼, 당신이나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그다지 고약하지 않을 수있었던 것의 절반쯤은, 남에게 드러나지 않은 인생을 충실하게 살았으며 지금은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에 편안히 잠들어 있는 수많은사람들 덕분이다."
- P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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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가장 사로잡은 것은 괴테의 서두르지 않으나 쉬지않고 Ohne Hast, aber ohne Rast 라는 문장이었다. 독일어 ‘하스트 Hast(서두름)‘, ‘라스트 Rast(쉼)‘는 영어 ‘헤이스트 haste‘, ‘레스트 rest 와 달리 운율도 딱 맞으면서 뭔가 세상과 사물과 삶의 양면성을 잘 드러내는 말이다 싶었다. 그래서 이 말처럼 서두르지 않다 보니 일을 재깍 끝내지 못하며 마감을 제때 맞추지 못할 때도 있지만, 꾸역꾸역 어떻게 밥벌이는 하면서 쉬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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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동화 따위는 절대 믿으면 안 된다! ‘그들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그다음엔 어떻게 되었는지 동화는 말해주지 않는다. 왕자랑 결혼한 여자도 아침에 일어나면 입에서 하수구 청소 도구 냄새가 나고 머리 한쪽이 눌려 있게 마련이다.
- P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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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어스텐하우스 레데커 Bürstenhaus Redecker 의 책솔은 그처럼 책과 종이에 새겨진 이야기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을 위한 물건이다. 1935년 프리델 레데커Friedel Redecker에 의해 설립된 뷔어스텐하우스 레데커는 독일 북부에 위치한 작업장에서 다양한 용도의 솔을 전통 방식으로 만든다. 모든 솔은 자연에서 구한 재료로 제작하는데 습도가 높은 곳에서는 식물성 재료를 이용한 솔이, 건조한 곳에서는 동물의 털을 이용해 만든 솔이 먼지 제거에 탁월하다. 책솔을 이루는 가지런한 염소 털은 매끄럽고 튼튼하며 지방층이 있어 먼지를 잘 흡착한다. 군더더기 없이 부드러운 질감의 나무 손잡이는 편안하게 손에 잡힌다. 책 솔에서 퍼지는 옅은 냄새와 보드라운 촉감이 빛과 시간에 바랜 종이책을 닮았다.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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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막내는 그 후에 더 이상 누군가가 나오지 않으면 평생토록 마치 항복의 깃발처럼 엄마 자신의 냄새를 끌고 다니는 아기다. 다른 이름으로 그것은 사랑이다. 잠이 들었다 해도 한 시간을 더 품에 안고 있는 아기, 침대에 내려놓으면 다른 무언가로 변해 날아가버릴 것 같은아기. 그래서 창가에 앉아 끊임없이 흔들어주며 엄마는 아기의 피부를통해 햇빛을 흡수하고 아기가 내쉰 꿈을 들이마신다. 엄마의 가슴은 아기의 두 뺨에 감겨 있는 두 개의 초승달을 향해 짖어댄다. 그런 아이를어찌 내려놓을 수 있겠는가. - P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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