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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로와 미로의 키스 ㅣ 시인의일요일시집 9
김승일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2년 9월
평점 :
시집치곤 많이 두터웠다. 240쪽이나 되다니, 얼핏보면 소설책인줄 착각할 수도 있다.
시집에 담긴 시의 내용들은 소설보다 더 처참했다.
학교와 군대에서, 대학원에서 일어나는 폭력들이 시의 언어로 형상화되어 있어서
더 아렸다.
그 폭력을 방관하거나 묵인하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동조했던 기억이 무겁게 떠올랐다.
시인은 지금이라고 화해하자고 외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폭력의 극단적 상황에서 시인은 시로 버텨내고 있다.
이러한 폭력이 꼭 학교나 군대로 한정된 일만은 아닌 듯 싶다.
주위를 둘러보고 살피고 어루만지며 다독이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세상이 화해의 세상이 아닐까 싶다.
시가 시로 읽히지 않고 뜨거운 울음으로 느껴져 한동안 덮을 수가 없었다.
오지 않은 시가 있다 모든 것들을 화해하게 하려고 모든 것들을 다시 증오하게 하려고 잿더미가 된 뒤에 사랑이 사랑이 가장 무수한 숲을 거느리고 있다는 걸 알게 하려고 내 귀에 속삭이려고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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