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라일락 시인의일요일시집 13
석민재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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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말랑말랑한 젤리 같아요. 부드럽게 잘 읽히면서도 질겨서 금방 삼킬 수가 없어요.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갖추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화려한 문장 대신에 기발한 사유가 바탕이 되고 있어서 시를 쓰는 사람으로서 배우는 것도 많습니다. 퍼즐을 맞춰야 하는 것처럼 시어와 시어, 시행과 시행 사이의 간극도 있지만 이런 부분이 석민재 시인의 시적 매력이 아닌가 싶어요. 오랜만에 좋은 시 읽었습니다. 경남 하동에 <양보책방>이라는 책방지기를 시작했다니 언제 남쪽에 가면 시인이 하는 책방에도 한 번 들려보고 싶네요. 

당신과 맞잡았던 손을 종일 봅니다

손금을 따라 모퉁이를 돌아가는 뒷모습이 보입니다 - P41

선생님 말씀 잘 들으라고 배웠습니다
받아 적고
별표 치고
밑줄 긋고

하라는 대로
어제도 내일도 살았습니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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