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감]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참여감 - 샤오미가 직접 공개하는 창의성과 혁신의 원천
리완창 지음, 박주은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에서 중국의 전자기기 제조업체인 샤오미를 일컫는 가장 널리 알려지고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단어가 바로 대륙의 실수일 것입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 사이에서 중국의 흥미로운, 때로는 경악할 만큼 비상식적인 볼꺼리나 행동을 이야기할 때 붙이곤 하는 대륙의~’라는 이 유행어가 붙은 말들의 대부분은 중국의 후진적이거나 비상식적인 모습을 비꼴 때 사용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대륙의 실수라는 말은 조잡하고 부실한 중국산 공산품들 사이에서 이례적으로 깜짝 놀랄만큼 잘 만들어지고 가격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싼제품에 놀라움을 담아 말할 때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그러니 이 표현은 중국을 비하하거나 얕잡아보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실력에 놀라움과 함께 중국에 내재되어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의식하고 사용하는 칭찬인 것입니다.

 

대륙의 실수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붙는 것이 바로 샤오미사의 제품들이라는 사실은 샤오미사가 고만고만한 중국의 수많은 저가 전자제품 회사 중 하나가 아니라, 이미 중국의 수준을 넘어 우리나라나 일본에 놀라움과 위협을 주기에 충분한 기술과 마케팅 능력을 갖춘 회사라는 의미인 것입니다(주변에 샤오미의 보조 밧데리를 가지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중국이 자체 개발, 생산한 핸드폰을 내놓는다는 말에 코웃음을 쳤을 정도로 중국에서 압도적인 지명도를 자랑하던 삼성이 불과 몇 년 만에 중국 국내 핸드폰 제조업체인 샤오미와 화웨이에게 시장에서의 선두 자리를 차례로 내주었고, 결국 올해 중국의 블랙 프라이데이인 1111일 광군제 세일에서 중국 시장 판매 4위라는 부끄러운, 그리고 한편으로는 놀라운 성적을 거둘 수 밖에 없었습니다(1위는 여전히 애플입니다).

 

 

알리바바의 미국 주식 시장 상장의 충격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초에 걸쳐 국내 경제 신문들에서는 샤오미와 화웨이 등 중국 핸드폰과 전자 업체들의 약진의 비결을 배우자는 붐이 대대적으로 일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샤오미 돌풍의 중심에 서있는 샤오미의 공동창립자이자 샤오미닷컴의 책임운영자인 리완창이 쓴 <참여감>을 읽고 나서는 국내 업체들과 언론들이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회사들에 대해 얼마나 무지하고, 단순히 엄청난 판매 실적과 시장 점유율에만 놀라 드러난 겉모습만 보고 벤치마킹하자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는 지를 확실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샤오미 핸드폰 운영체계의 원형인 MUI 개발을 담당했고, 샤오미의 시장 마케팅과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는 리완창이 이 책에 쓴 내용만 보더라도, 국내 업체와 언론들은 샤오미라는 회사와 샤오미의 전략을 완전히 잘못 알고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국내 업체와 언론들이 샤오미의 핸드폰과 핸드폰 부속품들, 가정용 전자 기기들이 중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데 이어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까지도 대대적인 직구붐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큰 화제를 모으며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를 단순하게 놀랍도록 싼 가격에 쓸만한 제품을 만들어 팔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샤오미를 잡기 위해서 삼성을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저가 핸드폰들을 전략적으로 출시하였죠.

 

바로 이 대목에서 삼성과 언론들의 판단 미스가 발생한 것입니다. 샤오미는 단지 놀랄만큼 가격이 싸기 때문에 그냥 쓸만한 제품이 잘 팔리는 것이 아닙니다.

샤오미가 중국과 세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기 한참 전부터 샤오미는 열렬한 사용자들의 두터운 팬 층을 형성하고 있었는데, 샤오미가 미펀이라고 불리는 이 열렬 사용자 층을 거느릴 수 있게 된 가장 큰 초기의 이유는 샤오미의 휴대폰이 설계나 마감이 어설픈 일반적인 중국의 가전 제품들과는 달리 세부까지 마감이 정교하고 세련되어 전문적인 소비자들이 만족감을 느낄만한 매니아틱한제품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업체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히 싸서 잘 팔리는 것이 아니라, 매니아용이라고 인식될 만큼 잘 만들어졌기 때문에 열렬한 사용자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라는 거지요.

 

두 번째로 사용자들의 참여감을 이끌어내는 적극적인 전략을 들 수 있습니다.

샤오미는 초기의 MUI 개방 과정에서부터 사용자들의 참여와 협조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고, 이러한 전통은 샤오미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미펀들의 수많은 요구를 일일이 피드백하고, 설계와 제작, 광고의 세세한 부분들에까지 사용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점이 샤오미가 중국에서 강력한 사용자 팬덤을 형성한 토대가 되었고, 이후 인터넷 판매를 통해 빠르게 확장해 나갈 수 있었던 뿌리가 된 것입니다.

 

샤오미는 이러한 사용자와의 소통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중국의 가장 대중적인 SNS인 웨이보 한 채널에만 무려 1,800명의 상담원을 고정 배치하여 어떤 종류의 문의나 건의든 15분 이내에 답변을 해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수준의 시스템을 모든 SNS 채널마다 구축하고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례로 샤오미의 웨이신 팔로우는 80만명이나 된다고 하네요.

과연 삼성이 중국 내에서 이정도의 규모로 소통을 할 의지가 있을까요? 국내 소비자들의 의견도 거의 받아들이지 않는 비밀주의 삼성이요?

 

이 두 가지 점만 보더라도 국내 업체들이나 언론들이 바라보는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의 약진에 대한 분석은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올해 광군제에서의 대참패로 귀결지어진 것이고요. 답답할 나름입니다.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의 가장 큰 약점인 기술 표절 문제는 평준화되고 빠른 디지틀 기술의 발전 속도를 감안할 때 독자 개발이 멀지 않았다고 충분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삼성은 중국이 아닌 세계 시장에서 샤오미와 맞붙어야 할 텐데, 비밀주의와 참여주의의 대결은 솔직히 승부가 뻔히 보인다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지극히 폐쇄적인 이재용 체제 아래에서는 더더구나요.

 

hajin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11-15 17:1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