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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
이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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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지훈의 전작인 <혼창통>은 기업과 조직의 성공 비결을 간결하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된 3가지 개념으로 집중력있게 정리하고, 거기에 풍부한 예제와 사례들로 풍성한 살을 붙임으로써 경제서적으로써는 이례적으로 100쇄가 넘는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혼창통>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새로운 책인 <> 역시 기본적인 구성이나 서술방식은 <혼창통>과 동일하고, 그만큼 일목요연하고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흥미로운 예제들로 풍성한 읽을꺼리를 제공해주는 미덕을 그대로 유지해 나갑니다.

 

 

저자가 이번 책에서 화두로 제시한 것은 단순함()’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결론이 아닌 전제 부분에 담겨져 있습니다. 저자는 현재 세계 경제가 장기적인 불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가 구조적인 공급 과잉에 있다고 말합니다. , 수요보다도 공급이 과잉된 상황이기 때문에 공급을 담당하는 기업의 매출이 성장하지 못하고 경제 전체적으로도 저성장과 정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공급 과잉의 원인을 저자는 중국과 러시아, 인도의 경제구조 조정에 따른 급격한 생산력 증가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등소평의 자본주의 개혁 노선 채택과 러시아의 개혁과 개방 정책으로 인해 70년대까지 농업 등의 1차 산업에 종사하던 10억이 넘는 인력들이 공장으로 보내지거나 몰려들어 2차 산업으로 이동됨으로써 단순 제조업의 인력과 생산품, 수출, 수익이 수직상승하였습니다. 1980년에서 2000년 사이에 세계 노동 시장에는 17억명에 달하는 신규 노동력이 공급되었는데, 그 대부분이 중국과 러시아, 인도 등의 개도국에서 농장에서 공장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 전세계 노동인구의 총 수는 30억명 정도인데, 그중 절반 이상이 중국과 러시아, 인도의 세 나라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늘어난 생산능력으로 인해 공산품의 생산은 급격하게 늘었지만, 연금이나 의료보험 등의 사회 보장 제도가 미흡한 이들 국가의 단순 노동자들은 물건을 사는 소비 행위를 하지 않고 위기 상황에 대비해 돈을 은행에 쌓아놓음으로써 생산을 크게 늘었지만, 소비는 그에 훨씬 못미치기 때문에 만성적인 공급 과잉 현상이 발생하고, 기업의 성장과 대차대조표는 정체 혹은 침체 상태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기업은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기존 시장에서 획기적인 성공을 거두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방법으로 저자가 권하는 것은 바로 단순하게 하기입니다.

현대 기업이 원활하게 생존하기 위해서는 매년 15%의 성장률을 유지해야 하는데, 공급 과잉의 저성장 환경에서는 이러한 목표 달성이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판매 신장을 통한 성장 전략보다는 조직을 슬림하게 만들어서 비용을 줄임으로써 전체적인 대차대조표를 흑자로 만드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기업과 시장의 규모가 모두 글로벌화, 메머드화된 현대의 다국적 거대 기업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복잡성이라는 것이 저자의 지적입니다. 복잡한 조직 체계와 운영 및 결제 시스템은 조직 자체의 효율성과 적응력을 결정적으로 떨어트려 마치 공룡처럼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스로의 덩치에 짓눌려 결국 멸종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현대 기업의 복잡성은 결국은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심리가 깔려있기 때문인데, 이러한 심리가 조직에 만연되면 조직은 관료주의만이 비대해지게 되고, 혁신이나 적응은 요원한 것이 됩니다.

 

이처럼 기업과 조직의 군살을 빼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큰 이익이 되는데,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들이 복잡성 문제로 인해 매년 낭비하고 있는 비용들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기업 당 무려 12억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업은 보다 많은 사양과 구색을 상품으로 내놓으려고 노력하지만, 소비자들은 실제로는 시장에서 너무 많은 제품들 사이에서 선택의 길을 잃어버려서 구입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 다양한 실험을 통해 증명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성공한 기업이나 가게들은 한결같이 적은 상품이나 제품에 집중해 그 제품의 퀄러티를 높이는 데에만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실제로 제품의 가짓수를 줄이자 전체 매출액은 오히려 상승했다는 것이 역시 다양한 통계들을 통해 확인됩니다.

 

기업이 조직과 제품의 복잡성을 줄이고 단순화의 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의 기본 원칙에 충실하게 따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변합니다. 그것은 불필요한 부분들을 모두 버리고, 회사의 원칙을 굳건하게 세우고, 어떠한 경우에라도 그 원칙을 지켜 나가는 것이 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반드시 필요한 것 이외의 것들은 과감하게 모두 버리고, 자신의 원칙에 따라 선택한 것에 집중하고 노력하며, 원칙을 단단하게 지키고 따르는 태도를 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하고자 하는 말은 간단합니다. 저성장 정체 경제 하에서는 덩치를 키우거나 규모를 늘이기보다는 기업의 핵심 가치에서 벗어난 분야는 과감하게 정리하고 기업의 구조와 운영을 단순화시켜 단단하고 신속한 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 가지 원칙인 버리고’, ‘세우고’, ‘지키고는 이러한 과정에서 기업이 지녀야 할 원칙이라는 것입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는 앨런 시걸의 <심플>과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 기초를 두고 저술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 두 책도 꼭 같이 읽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hajin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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