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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컨셉의 법칙 - 세계적 히트상품 속 정교한 컨셉의 비밀 17
김근배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컨셉’이라는 단어는 전문적인 기획이나 홍보 회의에서나 사용되던 비교적 전문적인 용어였지만, 2000년대에 들어선 지도 15년이 지난 현재는 TV의 예능이나 코메디 프로에서까지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어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현대 사회에서 컨셉을 잡고 컨셉에 맞춰 일을 추진하는 것은 일상적인 상식처럼 되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편리하게 컨셉이라는 단어로 뭉뚱거려 말하지만, 실제로 제품이나 이벤트를 기획하고 홍보를 하는 데에 있어서 컨셉을 잡고 그 컨셉에 기초해서 일을 펼쳐나가는 것은 생각만큼 쉽고 간단한 일이 아님은 기획이나 홍보일을 해보신 분이라면 누구나 알고 공감하실 것입니다. 즉, 일이 이미 펼쳐진 상태에서 그 일의 컨셉을 파악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지만, 아무런 결과물이나 완성된 모습이 없는 기획이나 준비 단계에서 컨셉을 만들어내고 적용시키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창조해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어렵고 까다로운 일인 것입니다.
제품이나 이벤트를 기획하고 그것을 홍보하는 데에 있어서 컨셉은 가장 기본적인 관점이자 뼈대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과 필요불가결성을 새삼 말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이며, 특히 완성된 제품을 홍보하는 전략을 수립할 때 전략의 기본적인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컨셉이라는 점에서 마케팅에서 컨셉은 가장 근본적인 전략의 핵심이자 방향을 지시하는 가이드라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숭실대 경영대학장을 역임했고, 유수의 기업들에 브랜드 개발과 마케팅 조사 자문을 해온 저자 김근배는 이러한 컨셉 개발이 바로 마케팅의 핵심이라고 말하며, 컨셉의 개념과 이론들을 이 책 < 끌리는 컨셉의 법칙 >을 통해 낱낱이 펼쳐 나갑니다.
이 책은 저자가 세리 CEO에서 13번에 걸쳐 진행했던 동영상 강의를 바탕으로 내용을 추가하고 보강해 엮어낸 것으로, 컨셉에 관한 총 17개의 개별적인 법칙들을 통해 전체적인 얼개를 정의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컨셉의 어원을 분석하면 ‘여럿을 하나로’를 뜻하는 ‘Con-’과 ‘잡다’라는 의미를 지닌 ‘-cept’가 결합된 것으로, ‘여럿을 묶어 하나로 꿴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저자는 서구의 경영학 이론들이 이론적이고 분석적인 사고의 틀을 구사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컨셉이 지닌 이러한 통합적인 관점에 주목하여 컨셉을 ‘통찰력’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을 책의 구성에도 그대로 반영하여, 각각의 법칙들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앞부분에서는 여러 마케팅의 성공과 실패 사례들을 소개하고, 뒷부분에서는 그러한 사례들을 통해 도출해 낼 수 있는 컨셉의 핵심적인 법칙들을 이론적으로 정리해 냅니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바로 뒷부분의 이론적인 정리인데, 저자는 이 부분에서 기존 사회과학의 실증주의적인 방법에서 비롯된 서양 경제학의 이론 정립 방식만 아니라 동양고전과 서양 고대와 근세 철학, 심리학, 불교 등에 폭넓게 걸쳐진 인문학적인 통찰을 시도함으로써 단순한 마케팅 기술만이 아니라 보다 높은 차원의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력있는 고찰을 시도합니다.
앞부분의 사례 소개가 상대적으로 쉽고 평이란 반면, 뒷부분의 이론화 부분은 경영학과 인문학이 섞여 있는 만큼 마케팅 초보자들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바로 이러한 점이 이 책이 지닌 독자적인 시도이자 성과라는 점에서 국내 저자에 의한 마케팅 책으로써는 보기 드문 독창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총 17개에 달하는 컨셉의 법칙들을 통해 컨셉에는 일관성의 유지, 차별화의 필요, 색촉성향미 오감으로 느껴지게 하라, 하나의 키워드로 언어화하라, 기대감을 높여라, PASS(성능, 외관, 부가물, 스마트한 과정)를 차별화하라, 상징으로 브랜드에 의미를 부여하라, 스토리를 개발하라, 숨어있는 사회적 욕구를 파악하라 등의 구체적인 전략들을 상세하게 제시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법칙들의 바탕에 숨겨져 있는 사회학적, 심리학적인 동인들을 인문학적인 고찰을 통해 드러내어 이론화하는 부분들이 특히 눈길을 끄는데, 그중에서도 인간은 언어의 이미지에 지배된다는 것을 ‘인간은 언어가 보여주는 대로 현실을 인식한다’는 언어학자 훔볼트의 정의를 통해 그가 영향을 받은 칸트의 인식론까지 연결시켜 줌으로써 마케팅과 홍보에서 언어와 단어의 구사가 소비자들의 구매에 얼마나 결정적인 구매 동인을 창조해 내는가를 철학적, 언어학적으로 고찰해 나가는 마케팅과 인문학과의 결합을 통해 성공적인 마케팅의 바탕에는 사람과 사회에 대한 이해와 통찰이 있어야 함을 적확하게 보여줍니다.
(Tivo가 DVD 플레이어 때문에 대중화에 실패했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저자가 예를 든 거치형 DVD 플레이어는, 실제로 가정에서 TV 녹화용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잘못된 분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잘못된 예에 기초한 분석은 책 전체의 신뢰성을 크게 떨어트릴 위험이 크지요)
hajin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