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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모털리티 - 나이가 사라진 시대의 등장
캐서린 메이어 지음, 황덕창 옮김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사자왕 리처드가 42세에 사망한 것과 모차르트가 35세에 사망한 것을 두고 역사책이나 전기들에서는 흔히 이른 나이의 죽음혹은 요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하지만, 실제로는 십자군 전쟁과 흑사병이 창궐했던 시기인 12세기에 42세는 비교적 장수한 것이고, 모차르트의 시대인 18세기 후반에도 35세는 당시 유럽의 평균 연령보다 오히려 약간 높은 편입니다. 이러한 착각은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종두법으로 대표되는 예방 주사와 페니실린으로 대표되는 항생제, 그리고 엑스레이의 발명 같은 근대 의학 덕분에 평균 연령이 급격하게 높아졌기 때문에 생긴 상대적인 착각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20세기보다도 훨씬 더 발달한 각종 의약품과 의료 기술, 그리고 CTMRI 같은 첨단 장비와 훨씬 더 풍요로와진 의식주, 상대적으로 급격하게 줄어든 전쟁으로 인한 사망 위험 등으로 인해 인간의 생존 환경이 급격하게 향상된 21세기의 평균 연령은 20세기에 비해서 얼마나 더 높아졌을까요? 불과 20년 전인 1990년에 비해 현재의 평균연령은 5~6년에서 10년 가까이 늘어나서 상당수의 선진국과 중진국가들의 평균연령은 남자 75, 여자 80세를 훌쩍 넘긴 것이 일반적입니다.

한 세대 전인 우리 부모님 세대와 비교하면 장수한 축에 드는 75~80세가 평균 연령이 되었다는 사실은 사고와 질병 등을 감안한다면 실제로는 상당 수의 사람들이 90세 이상까지 생존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20세기 초에 비하면 거의 2배 가까이 늘어난 숫자입니다.

 

하지만 세상이 이렇게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의 의식과 제도는 여전히 근대화가 정립된 20세기 초반의 관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의 국가들의 직업 정년이 여전히 56~60세에 머무르고 있다는 한 가지 사실만 보아도 분명합니다.

신체적인 연령이 과거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각 연령별 구성원들을 대하는 태도와 선입견은 한 세기 전에 고정된 것과 큰 차이가 없는데, 여기에서 현대에 실존하는 젊은 노령층과의 정서적, 현실적 괴리감이 존재합니다.

 

<타임>지의 유럽 총괄 편집장인 캐서린 메이어가 쓴 <어모털러티 Amortality>는 그녀가 직접 만든 조어로, 2010<타임>지에 썼던 세상을 당장 바꿀 아이디어중 하나로 선정되면서 전세계적인 화제가 된 개념입니다.

어모털러티는 기본적으로 기존 사회의 나이에 대한 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나이와 무관하게 언제나 젊은 생활과 행동을 유지하는 것을 말하고, 이런 사람들을 어모털러티족이라고 지칭한다. 이들의 특징은 단순히 나이보다 젊은 생활과 태도를 지닌 것만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나이 자체를 의식하지 않고, 사회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기준으로 영원히 젊은 관념을 보유하고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또한 10대 후반부터 죽을 때까지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수준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거의 대체로 똑같은 일을 하고 똑같은 소비를 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창조한 어모털러티와 어모털러티족에 대해 다양한 관점으로 조망하고, 그 등장의 사회적 배경을 분석한다. 의학과 영양보조제들, 그리고 성형 수술의 발전으로 나이를 혼란시키는 이들의 등장으로 인해, 기존의 가족 구성이 근본적으로 큰 변혁을 맞거나 대대적인 변화가 이루어지는데, 이는 특히 출산 연령의 변화에서 가장 크게 드러납니다. 이들에게 섹스는 이미 자손을 낳기 위한 생물학적인 역할보다 개인적인 만족을 위한 행위가 되었고, 영원한 삶을 터부시하는 기존 종교와는 적대적인 입장과 태도를 취하게 되며, 그 대안으로 힐링 문화가 등장합니다.

어모털러티족에게 일과 직업은 죽기 직전까지 평생 동안 집중하고 몰두하는 삶의 원동력이고, 소비 역시 기존의 은퇴 노년들의 생활 풍경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어모탈한 삶을 위한 과학의 발전과 그 혜택, 그리고 부작용도 빼놓지않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런 어모털러티족의 등장과 확대는 필연적으로 기존 재화의 생산과 소비, 마케팅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뒤바꿔놓고 있는데, ‘베이비붐’, ‘X-세대’, ‘실버산업같이 기존에 각 세대별로 타겟 세그먼트를 했던 마케팅 전략에 이제는 어모털러티족이라는 새롭지만 소비력이 크고 지속적인 새로운 현상과 세대를 포함시켜야 할 때입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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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5 10: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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