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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 생각의 반란!
대니얼 카너먼 지음, 이진원 옮김 / 김영사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고전주의 경제학에서는 경제의 가장 크고 중요한 두 주체가 생산과 소비이고, 이 양자 사이의 균형 관계인 보이지 않는 손이 경제의 기본 단위인 가격을 결정하고 수요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단순하게 정의됩니다. 인류의 탄생 이래 수 천년 동안 계속되어 온 만성적인 공급 부족과 수요 과다, 즉 빈곤의 상태에서 산업 혁명으로 인한 급격한 생산력 증가 덕분에 처음으로 공급이 수요를 일정 부분 감당해 낼 만큼의 상황이 됨에 따라 비로소 생산과 소비라는 두 주체와 요인 사이에 어느 정도 상호적인 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정립된 이론이죠.

 

하지만 양차 세계 대전 이전에도 이미 생산이 수요를 넘어섰고, 양차 세계 대전 자체도 늘어난 생산물을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자원을 수탈할 수 있는 시장을 둘러싼 식민지 전쟁이었으며, 1차 대전 이후 늘어난 생산을 시장이 떠받쳐주지 못한 결과가 1929년의 대공황이었을 정도로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생산은 소비를 상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차 대전의 상흔이 가시고 전후 복구가 일단락지어지자, 전쟁과 복구에 쓰였던 생산 물자들이 민수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일순간에 시장은 풍요로움에 넘치게 되고, 전쟁의 거치면서 급속한 속도로 발전한 과학 기술 덕분에 공업 생산력도 급격하게 발전함으로써 1960년대부터는 전지구적인 풍요와 소비의 사회가 열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되자 20세기 이전까지 수 천년 동안 이어져 온 생산자 주도의 시장은 넘쳐나는 생산품으로 인해 일순간에 소비자 주도로 급전하게 되고, 시장에서도 단순히 품질이나 가격 만이 아니라 선전과 판매 기술이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바야흐로 마케팅의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지요.

 

그런데 자본주의 경제는 기본적으로 사용 가치와 교환 가치가 일치하지 않고, 그 가치 간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가 자본주의 발전의 기본 동력인 까닭에, 사용 가치와 교환 가치, , 상품의 가격과 그 실제적인 효용 사이의 차이를 둘러싸고 판매자와 구입자, 마케터와 대중 사이에 치열한 두뇌 싸움이 시작됩니다.

 

바로 이 점에서 출발하여 그동안 등장했던 구입자의 동향에 대해 수많은 소비자 경제 이론들 중에서 시장 갈등 이론에서부터 시작해 게임 이론을 거쳐 가장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분야가 바로 행동경제학입니다.

 

행동경제학은 데니얼 카너먼1979년에 발표한 불확실한 상황에서 행하는 인간의 판단과 선택을 설명한 혁신적인 연구인 전망 이론 prospective theory로 처음 발표하여 정립되었고, 카너먼이 2002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함으로써 현대 경제 이론의 주류로 발돋음했습니다. 2000년대 이후 행동경제학에 관한 수많은 저서와 논문들이 쏟아져 나왓지만, 정작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이자 최고의 권위자인 대니얼 카너먼의 책은 발간되지 않았는데, 2011년에 드디어 카너먼의 이 책 <생각에 관한 생각 Thinking fast and slow>이 발간되었습니다.

 

 

카너먼이 주창한 행동경제학은 고전경제학의 프레임을 완전히 뒤엎어놓은 것인데, 경제학자라면 누구나 쉽게 부정하기 힘든 고전경제학의 제반 이론을 정반대로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은 카너먼이 경제학자가 아니라 심리학을 전공하고 응용심리연구와 인지연구를 전문으로 한 심리학자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고전경제학의 도그마를 벗어나 심리학자의 눈으로 인간의 소비 행위의 바탕에 깔려있는 심리를 포착하고 분석해 내어 경제학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심리학고 경제학을 융합시키는데 성공했기 때문이지요.

 

이 책에서 카너먼은 소비자의 판단과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개의 시스템인 자동적 활동과 통제적 활동의 차이를 파악하고, 자동적 활동의 핵심인 연상 기억이 직관적 사고의 기초를 이루는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인 판단 과정을 통해 쉽게 연상하며 생각하거나 은유적으로 생각하고 인과론적으로 생각하지만, 정작 객관적인 기준을 제공하는 통계적으로 사고하는 것은 어렵게 만듬을 밝힙니다. 통계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소비자의 마음 속에 잇는 복잡한 심리적 한계 때문인데, 사람들은 자신의 무지함이나 세상의 불확실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과도한 자신감을 근거로 부정확한 선택을 하곤 하는데, 바로 이 부분에서 저저는 ,블랙 스완>의 저자인 나심 탈레브의 영향이 컸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나심 탈레브도 비판했던 의사 결정의 성격과 경제 주체들의 합리적인 판단이라는 부정확한 가정을 저자는 보다 깊이 파고들어 인간이 내리는 선택이 불합리한 이유로 문제들을 개별적인 요소들로 분리해서 다루려는 심리학적 경향과 비논리적인 선택 문제들의 특징에 영향을 받는 프레이밍 효과 Framing effect를 원인으로 지목하는데, 바로 이러한 요소들 때문에 인간은 고전경제학에서 이상적으로 상정하는 합리적인 판단과는 다른 방향으로 빠지게 된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인간이 지니고 있는 두 가지 자아인 경험 자아 experiencing self기억 자아 Remembering self의 차이를 설명한 후, 인간이 공통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이 두 가지 자아가 개인 뿐만이 아니라 대중의 행복을 정책 목표로 삼는 사회가 되어야 하며, 사회와 조직이 개인을 위해 내리는 판단과 결정의 질을 개선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와 제언으로 끝을 맺습니다.

 

 

19세기적인 인과론과 진화론, 낙관주의가 20세기에 들어와 결정론과 상대성 이론, 불확정성 이론으로 부정당하고 전면적으로 대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은 여전히 고전경제학의 프레임을 이상적으로 숭상하는 경향이 여전히 큽니다. 그것은 사람들이 본성이나 진실과는 거리가 먼 인과론과 낙관주의 같은 전근대적인 사고를 여전히 믿고싶어하기 때문인데, 2008년 금융대공황을 일으켰던 결정론자들이 근거로 내세웠던 시장은 업제나 합리적이고 균형적이다라는 전제 역시 이러한 전근대적인 심리에 기반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심리는 단순한 수치나 통계로 설명하거나 분석할 수는 없는 것이고, 더군다나 한 두 가지 단순한 이론만으로는 결코 에측할 수 없는 복합적이고 이율배반적인 모순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점에서 경제학이 아닌 심리학을 전공한 데니얼 카너먼이 경제학자들보다 더 깊숙하게 인간의 본성을 파악하고 분석해 행동경제학이라는 새로운 사고와 분석의 틀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책에 그가 그러한 사고의 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과 편린들이 상세하게 담겨져 있습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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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7 20: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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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7 23: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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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8 12: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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