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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미래 - 10년 후, 나는 어디서 누구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린다 그래튼 지음, 조성숙 옮김 / 생각연구소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세계 경제사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빠른 고속 성장을 거듭해 온 우리나라의 발전 속도를 가장 극명하게 알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시대 별 대학교의 인기 학과입니다.

 

의대와 법대, 경영학과 같은 전통적인 인기학과를 제외한 공대의 인기 학과의 변천사를 살펴보면 1950년대에는 화공과가 최고 인기였고, 60년대에는 섬유공학과가, 70년대는 건축과와 기계과가, 80년대에는 전자와 전기과가, 90년대에는 항공우주공학과가, 2000년대에는 생명공학과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취업 1순위가 보장되던 유망 학과로 손꼽했었습니다.

그런데 3~40년 터울도 아니라 불과 10년 터울로 인기 유망학과가 이렇게 큰 폭으로 바뀌어 온 것을 되돌이켜 보고, 입학할 때는 최고 인기 학과였지만 군대를 다녀오고 졸업을 할 때에는 이미 비인기학과가 되어버렸던 주변의 경험들을 보면 대학 입학 당시에 취업에 유리한 유망 인기 학과를 고른다는 것이 얼마나 비현실적인 것인가를 새삼 실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불과 5~60년 밖에 안되는 짧은 기간 동안에도 이렇게 10년 단위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의 요구를 보면 거의 대부분 대학 졸업 후 3~40년 동안 한 가지 직종에 종사해야 하는 직장인이나 자영업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일하는 동안은 커녕 불과 10년도 채 안되어 자신의 직종이 비인기 업종이 되거나 심한 경우는 소멸 직종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드물지 않을 만큼 급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상이 극심한 불안감을 안겨주게 됩니다. 한 직업에 필요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 기간보다도 더 짧은 직업의 변동 주기는 인생의 절반 가량을 직업에 종사해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생존의 위협마저 느끼게 할 만큼 중대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불과 지난 50년 동안의 변화도 이처럼 급격하고 예측불가능한데, 그렇다면 앞으로의 직업의 전망은 어떠할까 하는 궁금증을 제시한 것이 바로 이 린다 그래튼의 <일의 미래>입니다.

 

런던 경영 대학원 교수로 기업 문화와 조직 관리, 인적 자원 관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린다 그래튼은 어느 날 아침 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두 아들이 꺼낸 장래 희망에 대한 말이 계기가 되어 2009년부터 세계 각지의 21개 기업에서 근무하는 200명 이상의 사람들과 함께 연구 그룹을 조직하여 2025년의 직업의 미래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는데, 이듬 해에는 참여 기업이 더욱 늘어나 총 60개 이상의 기업들이 이 연구에 동참했습니다.

 

린다 그래튼과 런던 경영 대학원의 연구팀은 일과 직업의 미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다섯 가지의 힘인 기술과 세계화, 인구 통계와 수명, 사회, 천연자원을 토대로 2025년의 미래상에 대한 시나리오를 그려내었는데, 그 시나리오는 다섯 가지 힘에 대한 인식과 대응 방식의 여부와 방향에 따라 부정적인 시나리오인 스크램블 Scramble’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시나리오인 블루프린트 Blueprint’로 크게 나눠져 상반되는 미래상을 그려냅니다.

 

 

스크램블 시나리오에서는 다섯 가지 힘의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여 고립과 파편화, 소외, 자아도취 등의 현상이 만연된 수동적인 미래를 그리며 연중무휴로 일하지만 그로 인해 일상이 산산조각난 개인과 인터넷과 정보통신의 발달의 악영향으로 각자가 고립되어 활동하고, 극단화된 경쟁으로 인해 경쟁에서 밀려나 승자 독식의 사회에서 빈곤과 불평등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 보여줍니다.

블루프린트 시나리오에서는 그와는 대조적으로 능동적으로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선택과 지혜로 협연하는 만들어가는 미래를 그려 보여주며, 지능을 공유하고 봉사와 참여가 보편화되고 정년없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하는 직업 공간을 제시합니다.

 

린다 그래튼과 연구 그룹은 이러한 상반된 미래는 평범한 제너럴리스트와 유연한 전문가, 불행한 싸움꾼과 현명한 해결사, 탐욕스러운 소비자와 열정적인 생산자라는 대비되는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하고, 이러한 미래로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는 각 직업군이나 경제 주체들의 구체적인 미래상에 대한 관심이 더 컸었습니다. 하지만 린다 그래튼은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각론보다는 큰 원칙적인 총론에 더 집중해서 설명을 하고 있는데, 아쉽게도 각론에 해당되는 부분은 거의 없기 때문에 15년도 채 남지 않은 비교적 근접한 미래에 대한 전망임에도 불구하고 다분히 막연하고 모호한 느낌을 주는데에서만 그치고 맙니다. 총론적인 전제와 분석 자체는 충분히 타당하지만, 구체적인 예시가 너무나 적어서 결국은 불분명한 예측에 불과하다는 느낌만 남네요.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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