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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치 Niche - 왜 사람들은 더 이상 주류를 좋아하지 않는가
제임스 하킨 지음, 고동홍 옮김 / 더숲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최근 마케팅 분야에서 가장 자주 접하게 되는 단어가 바로 니치 마케팅이라는 용어입니다. 얼핏 리치 마케팅처럼 들리기도 하는 이 낯선 니치라는 당어는 현재 마케팅와 홍보, 광고 분야에서 가장 화제와 붐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Hot한 트렌드입니다.

 

사실 틈새를 의미하는 니치의 개념은 비교적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습니다. 고전적인 타겟 세그먼트의 변형이라고 볼 수도 있고, ‘롱테일과도 일부 개념을 공유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트렌드와 문화 등 동시대의 변화와 리스크에 주목해 온 주요 경제전문지들의 인기 저널리스트인 제임스 하킨이 정의하는 니치의 개념은 과거의 도식적인 틈새 시장에 관한 것이 아니라, 니치 시장을 잡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게 되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니치 시장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됩니다.

 

하킨은 니치를 잡아야만 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로 과거와 같이 포괄적인 대중이나 광범위한 중간 계층을 대상으로 한 막연한 마케팅이나 광고가 이제는 아무런 효과를 얻을 수 없고, 그러한 넓고 풍부한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사업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이제는 그러한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획일적인 대중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소수 무리의 잡식성 대중들로 변모한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논거로 대중 사회의 변모된 형태를 여러 사례들을 들어 설득력있게 논증합니다.

 

 

1차 대전이 끝나고 최초의 베이비 붐이 일어났으며 경제가 급성장하기 시작하던 1930년대에 처음으로 대중을 대상으로 한 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모든 세대와 계층을 관객으로 삼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저렴한 가격에 대량 인쇄된 팽귄 클래식 페이퍼백판, 광점위한 대중을 대상으로 한 <리더스 다이제스트>, 염가 균일가의 잡화점 불워스, 소비자의 수익을 기준으로 구분된 여러 가격대의 라인업을 구축한 제너럴 모터스(GM), 그리고 거대 대중 정당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그 수가 급격하게 불어나던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대중 상품과 문화들이 새롭게 태동하고, 그것들을 금방 광범위한 대중 사회 전체를 지배하는 거대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세대와 모든 계층을 두루 포괄하던 백화점식 거대 기업들은 새로운 세대를 격동시킨 60년대 후반을 지나 70년대에 이르자 순식간에 분괴되기 시작합니다. 각각의 새대가 독립적인 목소리로 각자의 정체성을 주장하기 시작하면서, 그것이 곧바로 차별화된 소비로 이어지게 됩니다. 시비의 중심도 전통적인 가장과 주부에서 젊은 계층과 10대로 급변하게 되고, 성별, 인종별, 연령별, 취향별로 다양한 소집단들도 계층이 분화되기 시작합니다.

 

기존의 대기업을은 새로운 소비자층을 잡기 위해 기존의 전략을 전면 수정해 새로운 고객을 유도하기 위한 상품들을 내놓지만, 이미 기존의 백화점식 혹은 잡화점식 대기업의 이미지에 싫증을 느낀 계층을 포섭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오히려 변화된 모습에 실망한 기존 고객층들마저 등을 돌리는 최악의 결과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밸류 엔지니어링이나 배지 엔지니어링이라는 명목으로 퀄러티를 낮춘 제품들을 출시한 업체들은 업체 자체나 나아가서는 업계 전체의 신뢰를 잃음으로써 몰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더 이상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획일화된 대중이라는 거대한 소비자 집단을 존재하지 않게 되었고, 그 자리에는 수많은 세분화된 계층별 취향별 소비자 소집단들로 나뉘어졌는데, 이런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과거처럼 모든 계층을 겨냥한기획이나 광고는 필연적으로 아무도 잡지 못하는결과를 낳을 수 밖에 없다는 결론으로 귀결됩니다.

 

이렇게 소비자 생태계가 근본적인 변화를 맞게되자, 그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거대 기업들은 기존에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얼터너티브나 언더그라운드, 혹은 아방가르드 문화들을 자신들의 세계에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그것은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그리고 과거와 같은 블록버스터 전략은 제한된 계층에서의 대박을 추구하는 니치버스터전략으로 수정되었습니다.

 

대중들 역시 광범위한 정보들이 체계적으로 분류되어 있는 인터넷을 매게체로 하여 같은 관심 분야에 결깁하는 현상이 발생하였지만, 이러한 현상은 자신의 관심 분야에만 열중하여 자신들의 구역에 보호막을 치고 그 속에만 칩거하는 부작용도 낳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성공할 수 있는 비법을 저자는 소수이지만 열광적인 관심과 호응을 공유하는 집단으로부터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우선 품질을 높여 제품에 대한 권위를 쌓아야 하고, 그러한 제품의 품질에 대한 권위를 발판으로 소집단 내에서 감식안을 지니고 추종자들을 거느린 리더를 포섭하여 그의 입소문을 통해 열렬한 추종자들을 제품에 대한 숭배자로 변화시키는 전략을 구상하라고 권유합니다. 바로 현재 인터넷에서 붐을 이루고 있는 카페나 블로그를 통한 동호인 마케팅인 셈이지요.

 

비록 결론인 마케팅 방향에 대한 조언은 다소 평범하지만, 책 전반부의 대중 소비 사회의 태동과 몰락, 그리고 소규모 소비자 집단의 탄생까지 20세기 소비자 문화의 발달사를 개괄한 부분의 분석력과 통찰력, 그리고 상세한 실제 사례의 제시들은 통찰력이 탁월하고 설득력이 잇습니다. 소비자 경제학이나 마케팅, 문화산업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흥미진진한 주제와 내용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는 이유인 직역투의 번역은 다소 아쉬운 감을 남깁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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