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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에 대비하라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김현구 옮김, 남상구 감수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이전부터 꾸준히 월스트리트의 위험함과 부도덕함을 비판해 왔지만 오히려 비난과 배척만을 받아왔지만, 2008년에 그가 경고했던 대로 파생 상품이 촉발탄이 되어 금융대공황이 발생하자 일약 월스트리트의 현자로 추앙받게 된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10년 이상 월스트리트에서 투자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는 금융전문가가 아닌 철학자, 수학자, 역사가로 소개하곤 합니다. 탈레브의 저서로는 <행운에 속지마라>, <블랙 스완>에 이어 3번째로 국내에 소개되는 <블랙 스완에 대비하라>에서는 경제학적인 사고나 논의보다 확률과 불확실성, , 지식의 문제에 몰두해 온 탈레브의 철학과 수학, 역사에 대한 고찰이 확연하게 두드러집니다

사실 이 책의 전체 쪽 수는 240쪽이지만, 앞부분의 국내 기자들의 해설과 탈레브의 강연 내용 정리, 질의 응답 등 본문과 내용상 중복되는 63쪽과 20쪽에 달하는 각주들을 빼면 실제 본문은 150쪽 정도에 불과합니다. 거기에다가 책의 판형도 작고, 편집도 여백이 많아 일반 책 판형으로는 80쪽도 채 되지 않을 분량입니다. 14,000원이라는 가격에 비해 물리적인 양은 다소 적은 편이지요. 사실 이 정도 분량이면 단행본이라기 보다는 논문 형태로 발간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국내 출판사인 동녘 사이언스에서는 탈레브의 잠언집인 <블랙 스완과 함께 가라>를 이 책과 거의 동시에 출간하였는데, 비슷한 판형에 페이지 상으로는 170쪽이지만 실제 분량은 일반 책으로는 50쪽도 채 되지않기 때문에 아예 두 책을 합본해서 내놓는 것이 훨씬 옳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물론 판권 문제 같은 좀 더 복합한 사정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책의 판형이 작고 실제 탈레브의 글도 많지는 않지만, 탈레브가 이 책을 통해 말하는 내용은 14,000원이라는 가격이 결코 아깝지 않을 정도입니다

탈레브는 이 책에서 사람들이 자신에게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는가를 묻는데, 자신은 어떻게 하면 돈을 잃지 않는가에 대해 주로 이야기해 왔다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현재 금융계의 실태를 대자연의 예를 들어 비교하는데, 자연은 항상 여분의 중복되는 기능을 비축해 두는데 월스트리트나 경제계는 이러한 여분을 비효율적이라고 말하며 단순한 최적화와 과도한 전문화에만 몰두해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는 극단값에 대비하지 않으며, 대자연은 너무 큰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비해 기업은 무분별하게 규모에만 집착해 외적인 환경 변화에 취약하며, 이러한 인간들의 불완전한 지식만을 맹신하며 큰 충격을 주는 불확실성을 확률 밖의 것이라고 무시하는 태도가 바로 위험에 취약한 원인이라고 규정합니다

탈레브는 자신의 <블랙 스완>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가 편집자가 알맹이를 다 잘라낸 채 깔끔한 아이디어북으로 판매해서 이를 읽은 비즈니스맨들이 행동에 옮길 수 있는 구체적인 지침이나 더 좋은 예측 도구를 요구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벌어졌는데, 본질적으로 자신은 자산의 90%를 안전한 곳에 투자하고 10%만 변동성이 아주 큰 극단값에 투자하는 바벨 전략외에는 제시한 바가 없으며, 자신의 책은 근본적으로 ‘~을 하라가 아니라 ‘~을 하지말라는 내용을 담은 경제서가 아닌 철학서라고 말합니다

 

 저자는 2008년 금융 위기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이전에 일어난 적이 결코 없었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었다는 확률주의적인 변명을 늘어놓는 것에 대해 경제의 큰 편차는 과거의 큰 편차로부터 예측할 수 없으며, 확률은 주관적일 수 밖에 없으며, 미래에 대한 합리적 기대론은 매우 비현실적이고 허술한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이러한 인식론과 결정 이론은 현실에서는 생산성없는 심리게임과 전희에 불과하다는 신랄한 말과 함께요

탈레브는 단순의 왕국이 아닌 극단의 왕국에서 단순한 결과가 아닌 복잡한 결과가 도출되는 4분면이 바로 검은 백조가 나타나는 영역으로 큰 위험과 함께 큰 기회가 존재하는 곳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제4분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틀린 지도를 사용하지 말고, 부정적인 충고에 귀를 기울이며, 보험에 가입해 특정한 노출을 잘라내거나, 경험과 비논증적 지식을 존중하며, 단순한 최적화를 피해 보험으로써의 중복성을 갖추고, 작은 확률의 결과값에 대한 예측을 피하고 먼 사건의 비전형성을 깨달아야 하며, 특정한 위험을 계량하려는 시도를 삼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검은 백조에 강인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1.허약한 것은 규모가 작을 때 일찍 붕괴해야 하며, 2.손실의 사회화와 이익의 사유화는 안되며, 3.눈을 가린 채 스쿨버스를 운전하다 사고를 낸 사람들에게 새 버스를 주어서는 안되며, 4.인센티브 보너스를 만든 사람에게 금융 위험 관리를 맡기지 말며, 5.복잡성을 담순함으로 상쇄하며, 5.다이너마이트에 경고 표시가 붙어있어서 아이들에게 주면 안되며, 7.신용에 의존해야 하는 것은 폰지 사기 밖에 없으므로 정부가 신용 회복을 책임져서는 안되며, 8.마약 중독자가 금단 증상을 보이더라도 약을 주어서는 안되며, 9.가치의 저장 수단으로 금융 자산에 의존해서는 안되고 은퇴에 대비하기 위해 전문가의 조언에 의존하지 말고, 10.잘못된 시스템이 스스로를 재건하기 전에 우리가 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야 한다는 원칙들을 제시합니다.



책을 다 읽고나면 탈레브는 경제학적인 계산이나 이론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대자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예들에서 유추한 자연스러운 원칙들을 가지고 극단적인 효율화와 규모에만 집착하는 월스트리트와 경제 관료들의 실수를 피한 것이라는 결론을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습니다. 수치적인 계산이나 예측이 극단적인 사건이 수시로 발생하는 자연에서는 얼마나 무기력하고 비도덕적인지를 철학자적인 논리와 수학자적인 설득력으로 쉽고 당연하게 풀어 설명하고 있는 것이지요. 2008년 금융 대공황 때 버냉키와 연준이 찍어낸 어마어마한 달러가 전세계적인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예고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한 번은 꼭 읽어야 할 책이 분명합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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