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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식 비판 - 지식 경제 시대의 부와 분배
가 알페로비츠 & 루 데일리 지음, 원용찬 옮김 / 민음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보수라기보다는 '탐욕적이고 무능하다'는 표현이 훨씬 더 본질에 가까운 이번 정권 들어 부자들에 대한 갖가지 특혜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치 부시 정권 하의 미국을 다시 보는 듯한 데자뷔까지 느껴질 정도로 말입니다. 부시 정권 하에서 맹위를 떨쳤던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입을 모아 개인의 부를 어떤 이유로든 건에 국가가 간섭하는 것은 자연법상 불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부자는 그 스스로의 힘만으로 그 부를 축적했을까요? 일반인들이 수 십, 수 백 년 간을 벌어도 못 모을 막대한 금액은 불과 몇 년 혹은 1년 만에 쌓아올릴 수 있는 것이 과연 그 혼자 만의 힘일까요?

가 알페로비츠와 루 데일리<독식비판>은 바로 이러한 주장에 정면으로 맞서 논쟁하고 통렬하게 논박하고 있는 책입니다.

저자들은 현대의 노동자들은 200년 전의 노동자들보다 단위 시간 당 생산력이 현격하게 높으며, 그것이 사회 전체의 생산력과 부를 높게 유지하는 원인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현대의 노동자가 과거의 노동자보다 똑같은 강도와 시간으로 일하지만, 생산량은 20~4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자본이나 기계가 더 투입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생산에 관한 지식이 축적되어 그것이 무형의 자산이 되어 생산을 충동하기 때문이라고 하며, 실제 사례와 통계들을 통해 생산량의 증대에 자본이나 기계의 증가가 미친 영향은 채 5~10%도 안된다는 사실을 입증합니다. 즉, 생산력의 급격한 증가는 자본이나 rl계가 아니라 ‘지식 혁명’덕분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지식의 발전은 오랜 시간을 거치며 점진적으로 쌓이고 증대되어 오고, 때로는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사회 전체에 네트워크적으로 연결됩니다. 이렇게 사회공동체 전체로 확산, 계승, 증가되는 지식은 한 개인이나 집단의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자산입니다. 이러한 지식 혁명의 상당 부분은 정부의 직접적인 주도나 공공 지원, 연구비 지원 등을 통해 이루어지며, 다른 사회 간접 자본과 마찬가지로 사회 전체의 생산력을 높이기 위한 기반이자 토대로 작용합니다.

5부인 5장부터는 이러한 사회가 오랜 시간동안 집적한 지식과 기술이 생산력을 향상시키는 토대가 되었을 경우 이러한 사회로부터 주어진 것을 이용한 ‘불로 소득’과 본인이 직접 일을 해서 벌어들인 ‘근로 소득’을 엄밀하게 구분해야 한다는 근대로부터의 논의를 제시합니다. 7장에서는 노벨상 수상자들을 비롯한 기라성같은 사상가와 학자들의 입을 빌려 이러한 사회의 기여에 기대어 부를 쌓은 자들은 마땅히 사회에 기부를 할 의무가 있다는 주장으로 보수주의자들의 주장을 논박합니다. 
 


이 책의 주장은 간단합니다.
현재와 같이 개인의 생산 능력 이상의 생산과 효과가 가능한 것은 지식 혁명 이후 사회에 광범위하게 전파되고 쌓여온 지식 자본 덕분이며, 그러한 지식의 축적과 확산은 국가와 사회, 그리고 수많은 학자와 개인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개인의 부의 축적은 상당 부분 그러한 축적된 사회적 자본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지, 단순하게 개인의 능력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회에서 부를 쌓은 이는 그 부의 상당 부분이 사회 덕분이므로, 부의 일정 부분을 사회를 위해 사용하거나 기부하는 것이 옳다는 것입니다.

논리적으로 단순하고 정확한 이러한 문제가 새삼 논란이 되고 화제가 되는 것은 현재 우리 사회에 ‘무상급식 반대’ 같은 어처구니 없는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작 부자들은 무상 급식을 반대하지 않는데, 그런 반대 운동을 하느라 길거리로 나올 시간이 있는 빈자들은 자신 앞에 놓여질 밥그릇을 치우라고 부르짖고 있는 것입니다.
이게 다 못배우고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자신과 근본 배경이 다른 이들의 거짓 주장에 부화뇌동하기 때문이지요.
부로든 힘으로든 타인을 지배하고 타인의 위에 서는 것은 근본적으로 지배할 타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부자와 권력자는 자신이 부와 권력을 과시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해주는 사회 자체에 감사해야 하는 법인데, 그것을 모르거나 무시하고 있지요,

센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화제를 모은 것은, 자칫 요상한 논리로 현혹되기 쉬운 정의의 본질을 논리적이고 냉철하게 따지고 토론하는 토대를 제공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 사회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는 미국식 신자유주의적 주장의 허황함과 비논리성을 근본적으로 깨뜨리기에는 이 책이 가장 적합한 치유제이고 해독제라고 생각되어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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