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사회적 기업 만들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사회적 기업 만들기 - 무함마드 유누스의
무하마드 유누스 지음, 송준호 옮김 / 물푸레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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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다수의 국가들의 여전히 빈곤과 저개발에 신음하고 있는 현실과 그 원인을 분석한 레이먼드 피스먼과 에드워드 미구엘의 <이코노믹 갱스터>에 한 가지 흥미로운 실험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방글라데시에서 담보가 없는 저소득자들에게 무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그라민 은행의 시도와 성공 사례입니다. 피스먼과 미구엘은 이 그라민 은행의 모험적인 도전과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성공을 소개하면서, 저개발 국가의 경제 피폐는 국민들의 게으름이나 무능력 탓이 아니라 지배 계층의 부패와 부정 때문이며, 그것은 무조건적인 경제 원조보다는 현지 사정에 정교하게 맞춘 치밀한 부흥 전략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실질적인 예로 삼고 있습니다.

< 사회적 기업 만들기 >의 저자인 무함마드 유누스는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고 미국에 유학해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대학에서 경제학 교수로 재직하다가, 1972년에 고국으로 귀국해 치타공대학의 경제학 교수가 됩니다. 하지만 국민들의 대다수가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는 세계 최빈국에서 경제학을 가르친다는 사실에 고뇌하다가, 73년 어느 날 20달러가 없어서 고리대금업자의 횡포에 시달리는 근처 주민에게 자신의 돈을 빌려준 것이 시발점이 되어, 그라민 은행을 설립해 무담보 소액 대출 제도인 ‘마이크로크레디트’를 시행하게 됩니다.
‘가난은 사회 구조에서 기인한다’는 유누스의 생각은 마이크로크레디트 운동의 성공을 타고 아프리카와 세계 전역으로 전파되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유누스와 그라민 은행은 2006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 사회적 기업 만들기 >는 무함마드 유누스가 2009년에 발표했던 저서인 < 가난없는 세상을 위하여 - 사회적 기업과 자본주의 미래 >에서 제시했던 자유 시장 경제의 힘인 기업의 창조적인 역동성을 이용하여 경제적 불평등을 비롯한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사회적 기업(Social Business)의 아이디어를 보다 심도있고 정교하게 제시합니다. 
 


유누스는 통제 경제인 사회주의는 시간이 지나면 능률과 혁신성이 사라지는 반면, 인간의 이기심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자본주의 경제는 바로 이 이기심에서 촉발된 창의성에 힘입어 혁신과 개혁, 능률이 급격하게 증대된다고 전제하며 자본주의의 장점을 강조합니다. 유누스는 여기에서 인간은 단지 이윤을 위해 이기적인 행동만을 하는 단순하고 동물적인 존재가 아니고, 인간의 본성에는 이기심만이 아니라 이타심도 분명히 존재하는데, 이 이타심을 창의성과 결합시키는 것이 ‘사회적 기업’의 출발점이라고 말합니다. 이윤 추구에 대한 에너지를 이용해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함으로써 경제적 성장을 이룩하고, 그것을 토대로 자립적인 영리 사업을 창출해 내는 사회적 기업이 설립 가능하며, 효율적인 경영과 지속적인 운영 역시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유누스는 이 책에서 사회적 기업의 7 가지 원칙을 제시하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사회적 기업의 목표는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사회를 위협하는 가난과 교육, 건강, 기술 접근, 환경 등의 여러 문제들을 극복하는 데 있다. 2. 사회적 기업은 재정적,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달성한다. 3. 사회적 기업의 투자자들은 투자 원금만 회수하며, 투자 원금의 회수를 넘는 어떤 배당금도 받지 않는다. 4. 사회적 기업의 투자 원금은 회수되어도 이윤은 확장과 개선을 위해 회사에 남겨둔다. 5. 사회적 기업은 환경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갖는다. 6. 사회적 기업의 모든 근로자는 시장 임금을 받고 표준 근로조건보다 나은 대우를 받는다. 7. 즐겁게 일하라.

유누스는 이러한 원칙 이래 현재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기업들의 실례를 소개하며, 각 기업이 경험한 성공과 실패를 바탕으로 사업계획서 작성, 가격 설정과 교차 보조, 판매망 구축, 인재 모으기, 사회적 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법적, 재정적 구조 등의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점들을 세세히 조언하며 다양한 기업과 개인들이 사회적 기업 만들기에 나서기를 촉구합니다.

그리고 사회적 기업의 범주를 세계로 넓히면서 자신은 세계화의 시계를 뒤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다만 사회적 기업을 세계 구조 안으로 끌어들여서 가난한 사람들과 나라들을 위해 일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세계화를 추진할 것을 호소합니다. 세계화는 큰 힘이 될 수도 있으며 어떤 대안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말과 함께요. 
 


최근 발간된 박순원 변호사의 < 올리버는 어떻게 세상을 요리할까? >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이제는 개인들이 정부의 무능력을 개탄하기만 하면서 정부가 이들 문제를 해결해 주기만을 손놓고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되고, 정부가 갖지 못한 능력을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창의적이고 실천적인 개인들이 정부로서는 불가능한 혁신을 직접 일궈내는 시대입니다
유누스의 이 책은 세계화와 주주이익이라는 자본주의의 자기 파멸적 행위들을 중지하고, 자본주의의 장점이자 원동력인 이기심을 이타심으로 전환시켜 함께 잘사는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체적이고 실천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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