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이야기 1
모리 카오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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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스포일러 주의


<엠마>의 작가 모리 카오루의 신작 <신부 이야기>. 19세기 중앙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나이차 나는 어린 신랑과 신부의 이야기다. 남자주인공 카르르크 에이혼 12세, 여자주인공 아미르 하르갈 20세. 1권에는 다섯 개 에피소드가 수록되어 있는데, 아직은 만화의 배경이나 저변에 깔린 문화 같은 것을 보여준다는 느낌으로 전개상의 커다란 사건은 없다. 아미르의 집에서 아미르를 다시 돌려달라고 찾아온 일은 앞으로 더 큰 사건으로 번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 외에는 전체적으로 소소한 느낌. 제일 맘에 드는 것은 두 번째의 <부적> 에피소드로, 집을 만드는 과정이며 장인의 모습이 나와 있다. 그림에 감탄하고 내용에 감탄하고 버릴 게 없는 만화다. 아미르가 카르르크네로 시집을 왔기 때문에 나오는 등장인물들도 대부분 카르르크네 가족인데, 주인공들 외에 카르르크네 집안의 여러 인물들은 따로 설명이 없어서 좀 헷갈린다. 후기에 가계도가 있어서 다행히 정리가 되었다. 막내가 상속을 받는다는 것도 이걸 보고 알았다. 중간의 형/누나들이 시집을 갔는데 큰누나가 남아 있는 것도 이유가 있는 것 같은데, 작중에서 설명이 나와주려나. 카르르크의 조카가 되는 아이들도 모두 귀엽다.


사실 이 만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만화이기 때문에 주목될 수밖에 없는 그림이다. 전작 엠마에서도 당시 영국, 메이드복 같은 것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느꼈는데 신부 이야기의 복식에 이르러서는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건 진짜 백문이 불여일견, 유튜브에 올라온 링크를 보는 게 설명이 빠르겠다(http://www.youtube.com/watch?v=N1ZnIVlqJTA&feature=player_embedded#at=212 :: 총 여섯 개인 동영상 중 다섯 번째로, 오른쪽 목록을 살펴보면 모두 볼 수 있다). 후기에서 이런저런 생활 소재를 그려나가겠다고 했는데, 아미르와 카르르크의 이야기도 궁금하지만 모리 카오루가 그려가는 중앙아시아를 보는 것이 역시 재미있을 듯. 작가의 말대로 익숙하지 않은 지역이지만 이 작품 덕분에 친숙해질 것 같다. 잘 아는 분야가 아니니 뭐라 못하겠지만 검색해 본 바로 고증도 괜찮은 것 같으니(라고 쓰고 '훌륭한 덕력'으로 읽어도 될 듯) 본격 19C 중앙아시아 만화라고 해도...괜찮겠지? 2권을 기다려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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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라라라!! 5 - NT Novel
나리타 료우고 지음, 민유선 옮김, 야스다 스즈히토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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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주의



저번달 발매된 듀라라라 4권에 이어, 이번에는 듀라라라 5권. 한 권이 완결성을 갖는 라이트노벨의 포맷에서는 드물게도 전편입니다. 떡밥만 잔뜩 깔려 있습니다. 사건은 이제야 시작입니다. 그래서 결과는? 사건은 어떻게 해결되나요? …다음 달 발매되는 후편을 기대해주세요.

기다림을 못 참으시는, 아직 안 읽으신 분은 6권 발매시까지 기다렸다 함께 읽으시는 쪽을 추천합니다. ...다음 편이 궁금해서 별 하나 깠어요...


4권에서 등장한 오리하라 자매, 쿠로누바 아오바 등에 이어 5권에서는 로쿠죠 치카게, 아와쿠스 아카네, 러시아 인 몇 명(…)등 등장인물이 늘어만 갑니다. 그리고 또다시 일어나는 분쟁, 휘말려드는 다라즈들.

1 권의 다라즈 최초 집회, 2권의 살인마 사건과 다라즈가 얽혔다는 의혹, 3권 황건적과의 대립구도...등 과거를 생각하면, 이러니저러니해도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다라즈와- 마찬가지로 비일상에 당황하는 류가미네 미카도입니다. 반면 1~3권의 중심을 차지하는 라이라 고등학생즈의 나머지 두 사람―키다 마사오미는 채팅방에서만 출몰하고, 소노하라 앙리는 여전히 방관의 입장입니다. 오리하라 이자야는 4권에서의 공백을 갚겠다는 듯 악랄한 뒷공작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어리지만 이자야 못지않게 싹수부터 새카만 쿠로누마 아오바도 일을 벌입니다. 거리는 격동합니다. 이케부쿠로의 싸움인형 헤이와지마 시즈오 역시 이 정황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어서, 오리하라 이자야가 준비한 함정에 걸려들어 위기에 빠집니다.


모 든 캐릭터들이 저마다의 문제에 맞닥뜨립니다. 궁금증은 최고조에 달하고, 사건은 벌어진 채로 5권은 끝났습니다. 책도 상대적으로 조금 얇아서; 많이 어중간한 결말이예요. 6권이 예정대로 8월에 무사히 발매되어 하루빨리 사건이 해결되길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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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2 아사노 아쓰코 장편소설 3
아사노 아쓰코 지음, 양억관 옮김 / 해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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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을 덮은 순간의 감정은 '꺅' 정도.

1권을 읽었을 때는 심드렁했다. 심드렁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말 그대로 1권은 서장이었기 때문이었구나 하고 이제야 이해한다. 어려서 아직 몰라, 라고 해야할지 패기 넘치는구나, 라고 해야할지 분간이 가지 않는 주인공 다쿠미. 결벽적이고 도도하고, 온 몸으로 세상에 부딪치는 것 같은 소년은 2권에서도 여전하다. 아니, 2권에 들어서서야 그 진가가 드러나는 것 같다. 학교와, 야구부와, 어른과, 선생과, 사람들과, 심지어 배터리인 나가쿠라 고 소년과도 '부딪치고'있다. 고의 대사를 빌려 "정말 말도 안 되는 놈을 만나고 말았어"라고나 할까.

[ 자신을 지탱하기 위해서 고가 곁에 있어주기를 바랐다 ] - 92p
다 쿠미의 생각. 고가 다쿠미의 공을 [ 내 공이야. 나만이 받을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공이야 ] 라고 느끼는 것과 비등한 무게로, 신기한 관계다. 야구는 물론이고 스포츠랑 인연이 없어서인가, 배터리를 짠 지 한 달 남짓 되었을 뿐인데? 라고 되물어볼 정도로 두 소년의 관계는 신기했다. 단지 공을 던지고, 받았을 뿐인데. 그들의 관계는 매우 오랜 세월을 묵혀내온 것 같다. 고작 한 달인데. 이것이 스포츠의 마력인지, 야구의 매력인지. 2권 내내 그들의 관계는 결벽적일 정도로 서로에게 얽혀 있다. '대단하다'는 감상. [ 부부 싸움 ]이라는 비유가 딱이다ㅠㅠ;

학교에 나오면서 동급생으로 제일 특기할 만한 부외자 캐릭터는 야지마 마유. 선도부원으로서 기존의 체제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야구부에 있어서 하라다 다쿠미의 존재와 조금 닮지 않았나 싶다. 다쿠미 또한 마유에게 자신을 이입 - 혹은 동조 - 하려는 양 감정을 느끼고 있고. 남녀 엮어서 장난치는 거야 중학생의 일이고, 이 둘은 이성이라기보다는 '친구'구나 하는 정도... 아, 물론 본문에서는 그리 특기할 정도로 전개가 나오진 않았지만; 전개된다면 이렇게~란 정도일까.

도무라 감독의 허세는 제법 느끼는 것이 많은 이야기다. 이 소설이 어째서 중학생을 주인공으로 두었는가를 말하는 것 같기도 했다. 아이의 무서움. 어른은 모르는 아직 풋풋한 '힘' 정도라고 해둘까. 여하간 그런 가능성을 섣불리 재려 하지도 말고, 감히 다듬으려고 하지도 말고. 결국 지도자에게 기대되는 건 '지켜볼 수 있는, 믿어줄 수 있는'정도가 아닐까? 다쿠미 할아버지의 평가와 감독의 평가는 꽤 상반된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하라다 다쿠미라는 소년은 멋지게 나아갈 거라고 믿는다.

[ 나…… 그런 치졸한 야구는 하고 싶지 않아. 내 공만 봐주기를 바라. 그렇지 않으면 그냥 부서지고 말 것 같은 기분이 들어.
- 부서져? 뭐가 무서져.
뭐라고 할까, 나를 믿을 수 없게 되고 말 거야.
- 뭘?
나 자신. 내 공을 내가 믿지 못하면서 시합에 나갈 욕심으로 시키는 대로 한다면 그걸로 끝장이야. 난 믿고 싶어. 오토무라이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아도 내 공의 힘만으로 시합에 나갈 수 있다는 것을. 공의 위력만으로 레귤러가 될 수 있다고……. 어이, 고. 나, 자만에 빠져 있고 자기도취가 심하다는 말을 자주 듣지만.
- 그건 그래.
나 스스로를 믿을 수 없게 되면 어쩐지 서글픈 기분이…… 부서진다는 것은 내가 나를 믿을 수 없게 된다는 말이 아닐까? 그럼, 서글프잖아. 그런 거 잘 모르겠지만. ] - 184p

그런 의미에서, 음. 주인공의 편일 수밖에 없는 독자의 심정으로는 피흘리는 다쿠미를 보면서 마음이 좀 아렸다. 부당한 것을 덮으려고 하는 교장의 말도 그렇고. 배터리에서의 학교는 정말 나쁜 의미로 '전형적'이다. 부정적인 그림자, 획일화를 꾀하며, 모순을 끌어안고 권위로 억누르는.
 
[ 내일은 모르겠지만……나도 야구를 하고 싶으니까 ] - 328p
가이온지가 한 말이지만 이건 지금 야구를 하고 있는 소년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다쿠미가 시합에 나가지 않아도 돼, 라고 했던 것도... 그에 대해 고가 화났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지 않을까. 다쿠미는 단지 야구를 하고 싶었고, 고는 그 야구가 시합으로 완성된다고 믿은 거니까. 쓰고보니 결국은 다들 야구 바보로군...;

덧붙여, 아무리 체격을 알아본다고 하는 이유라도 전신을 공중의 면전에서 다 훑어내리는 모습에 뜨악했다. '닛타스타스가 무슨 변태 집단 같잖아'라고 말하는(그 말이 나오기까지의) 아이들 모습...은 이 소설 아동 대상이라고? 응?;;;

09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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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규성 살인사건 작가 아리스 시리즈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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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절규성 살인사건 / 아리스가와 아리스 / 북홀릭

흑조정 살인사건 黑鳥亭 殺人事件
호중암 살인사건 壺中庵 殺人事件
월궁전 살인사건 月宮殿 殺人事件
설화루 살인사건 雪華樓 殺人事件
홍우장 살인사건 紅雨莊 殺人事件
절규성 살인사건 絶叫城 殺人事件

~살인사건 으로 끝나면서, 제목과 같은 이름의 건축물이 등장하는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단편 여섯 개를 엮은 단편집.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 표제이기도 한 절규성 살인사건이다. [ 너의 '절규성'이 완성됐잖아? - p.373 ] 그 다음은 제일 앞의 흑조정 살인사건. 스무고개가 인상적이고, 밝혀진 트릭이랄지 진실; 은 조금 섬뜩했지만 흑백의 이미지가 기억에 남았다.

건축물의 장소로 제일 기억에 남는 건 홍우장 살인사건. 읽은 후 상당히 씁쓸해지는 뒷맛도 일조했다. 반대로 건축물'만' 기억에 남는 건 월궁전 살인사건, 건축물에 대한 인상이 흐릿한 건 설화루 살인사건. 호중암 살인사건은 범인이 인상적이긴 한데 전체적으로 좋았다, 까지는 아니고.

여섯 개 중 괜찮다 싶은 게 반, 그저그렇다 싶은 게 반, 전체적으로 평이한 느낌. 작가 아리스 시리즈는 <하얀 토끼가 도망친다> 이후로 처음인데 어쨌든 <하얀 토끼가 도망친다>보다는 <절규성 살인사건>이 좀 더 좋았다. 다음에는 장편을 한번 읽어볼까 생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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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쓸고 꽃잎 떨어지기를 기다리노라>가 <하루 한 수 한시 365일>로 개정되었다. '한시 365'라는 포맷은 이전과 똑같고, 달라진 건 제목이나 삽입된 이미지 정도? 이전 게 제목이나 분위기가 더 마음에 들었는데 아쉽다.

꿈길
- 이옥봉 <夢魂>
임께서는 요즈음 어찌 지내시온지요
창문에 달 비치면 새록새록 그리움이 번져요
꿈 가는 길 발자국 남기기로 하자면
임의 집 앞 돌길이 반은 모래 되었을 것이어요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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