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면 꼭 가봐야 할 100곳 - 언젠가 한 번쯤 그곳으로
스테파니 엘리존도 그리스트 지음, 오세원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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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이 무료하게 느껴질때, 어느날 문득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데 마땅히 갈 곳이 없을 때, 세계일주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직장에 매여 무작정 떠날 수는 없지만 방랑을 사랑하여 틈틈이 세계여행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훌륭한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다.

 "여자라면" 꼭 가봐야 한다는 조건이 걸려있길래 "여자이기에" 꼭 읽어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 여자를 주요 청자로 두고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고, 역사적으로 유명한 여인들을 기리는 지역을 소개하고 있기도 하지만 여행을 사랑하는 이라면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읽어도 좋을 듯 하다.

 

 이 책의 저자 스테파니 엘리존도 그리스트는 이제껏 25개국을 여행한 열렬한 여행가이자 미국 주요 일간지에 기고하고 있는 여행 칼럼니스트다. 그녀는 때로는 한계에 부딪치고, 때로는 한계를 뛰어넘는 경험을 선사할지도 모를 여행길 위로 우리를 초대한다. 첫부분에 "방랑녀들을 위한 팁 10가지"로 인맥활용하기, 짐꾸리기, 여성위생용품, 현금보관, 치한 퇴치법, 안전, 옷차림, 건강관리, 연약한 척하기, 여성에게 아낌없이 베풀라는 즐거운 여행을 위한 필수적인 팁을 이야기해주고, 주제별로 9개 장으로 나눠 100곳 이상의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여행지나 여행에서 추구하는 목적이 다르기에 모든 여행지가 맘에 쏙 들 수는 없다. 약 450p에 걸쳐 여행지 100곳을 소개해 놓은 이 책을 읽는 동안 조금 지루한 면도 없지 않았지만, 어떤 페이지를 넘길 적엔 심장이 쿵쿵쿵 뛸 때도 있었다.  활동적인 것을 몹시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플라맹고, 탱고, 밸리댄스 등 춤의 고장들은 한번쯤 가보고 싶어졌지만, 쇼핑이나 온천, 뷰티 살롱같은 것엔 별 관심이 없어서 조금 지루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폭포, 파도타기, 현수하강과 계곡타기, 번지점프, 산악트래킹같은 스릴 넘치는 모험의 세계들은 내 심장을 미친듯이 뛰게 만들었다. 아~! 정말 정말 해보고싶다!!! 동화속 전설이나 역사를 빛낸 여인들의 고장을 찾아가 보는 것, 순례의 길에 오르는 것도 나중에 꼭 해볼 여행지로 찜해두었다. 사실 약 450p라는 제한된 공간속에 이 많은 여행지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다 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나침반"이라 말하고 싶다. 책장을 넘기다 내 마음에 끌리는 곳으로 나의 바늘을 고정시키는 것! 거기까지가 이 책의 목적이다.

 

 지구촌이란 말처럼 교통통신의 발달로 대부분의 나라들이 하루면 갈 수 있는 위치에 있고, 많은 이들이 여행을 즐기지만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도 많다. 이 책은 더욱 많은 장소를 알리는 데 한 몫 하지만 장소가 많은 만큼 그곳에 대한 정보가 덜 상세하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이미 가본곳이나 다른 여행기를 통해 읽어본 곳에 대한 정보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지만 아직 가보지 않은 곳과 다양한 축제와 문화체험의 기회등에 대한 정보는 가슴을 콩닥 콩닥 뛰게한다. 그리고 주제별로 분류해 놓은 책이라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대륙을 멋대로 넘나들기에 예산이나 시간적으로 이 책을 보고 여행 계획을 짜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일년이나 이년을 계획하고 '역사를 움직인 위대한 여성'이라는 주제처럼 한가지 테마를 가지고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 짧게 짧게 다녀오는 여행을 계획해 보는 것도 참 좋을 듯하다.

 

 그리고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우리나라 여행지는 제주도 해녀에 대한 몹시 부족한 정보 뿐이라는 점이다. 책의 구성상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이해는 하면서도 안타까운건 마찬가지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100번째 여행지에 김지선씨 쓴 서울에 대한 짧은 소개의 글을 덧붙여있다. 어쨌든 여행관련된 책을 집어든 이상 방랑에의 욕구를 가슴에 품은 당신!! 출발이 반이다. 어느곳으로라도 당신의 바늘을 고정시키고 이제는 떠나자~!! 유후~!!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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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와 카뮈 - 우정과 투쟁
로널드 애런슨 지음, 변광배.김용석 옮김 / 연암서가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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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정치사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야권통합을 외치면서도 번번히 단일화에 실패하고 새로운 정당들은 계속 생겨나며 기존 정당들은 이름을 바꿔가며 당의 이미지를 쇄신시켜왔음을 알 수 있다. 당 통합이 절실히 필요함을 알면서도 쉽사리 통합이 되지 않는 것은 그 만큼 각 당들간의 의견조율이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좀더 부강하고 살기좋은 나라로 만들고 싶은 것이 모든 정치인들의 공통된 마음일 테지만 그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그들이 내세우는 정책엔 분명 크도 작은 의견 차이가 존재한다. 이 책은 이와 같은 정치적 의견차이가 가져온 사르트르와 카뮈 두 사람의 우정과 투쟁의 역사를 담고 있다.

 

 처음엔 동일한 위협에 대한 감정을 나누어 가졌던 사르트르와 카뮈가 냉전이란 시대적 상황 속에서 한 사람은 사회주의노선을 선택하고, 한 사람은 부르주아적 가치들을 옹호하는 노선을 걷게 되면서 결국은 결별하기까지의 두 사람의 우정의 역사를 이 책은 기록하고 있다. 사르트르와 카뮈라는 두 작가의 평전이 시중에 이미 많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 로널드 애런슨은 공산주의의 몰락 이후 사르트르와 카뮈의 관계에 대한 재해석의 가능성 때문에 이 책을 내놓고 있다. 알제리의 가난 속에서 성장한 카뮈와 파리에서 유복하게 성장한 사르트르는 개인적인 성격차이도 있었겠지만 두 사람의 결별의 가장 큰 이유는 정치적 이유였다.  작가로서 서로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쓰기도 하고 서한을 펴내기도 하고 신문에 글을 기고하기도 하면서, 때로는 칭찬하고 때로는 비판했던 두 사람. 카뮈와 사르트르는 서로 의견을 교환하며 토론을 통해 서로를 성장시키며 세상에 영향력있는 정치적 지식인들로 서 나갔다.

 "이것은 우리 모두와 관계된다. 왜냐하면 오늘날 모든 프랑스인들은 적에 의해 한 명의 용감한 행동이 다른 모든 사람들의 도약을 낳고, 단 한 명의 방심이나 무관심이 다른 수십 명의 죽음을 야기시킬 정도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라고 레지스탕스 운동에의 적극참여를 강조했던 카뮈와 레지스탕스 운동을 잘 이용하여 일시적이고 일화적인 참여에 대한 동조자역할만 했던 사르트르의 서로 다른 정치 참여의 형태나 그들이 취했던 노선을 이 책을 통해 따라가며 나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져 누구 한 사람만 높이 평가하기 보다 저자의 말처럼 "둘 다 옳다"라는 양시론에 동감한다.

 

 사르트르는 자신보다 8살이나 많지만 20년 먼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옛 친구 카뮈의 추도사에 이렇게 쓰고 있다. "불화,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서로가 다시 만나지 못했더라도, 그것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함께 살아가는 방식이었습니다." 비록 두사람의 우정이 불화로 끝이 난게 안타깝지만 정치적 입장 차이로 인해 불화할 만큼 두 사람은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자기만의 방식대로 사회참여에 힘썼음을 알 수 있다. 카뮈와 사르트르처럼 정치적 입장차이 때문에 우정에 금이 갈 정도의 지대한 관심은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최소한 투표권을 행사함으로써 정치에 참여했으면 좋겠다. 2012년 대선이 점점 다가오는데 정치인들의 행보를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보며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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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스팡 수난기 - 루이 14세에게 아내를 빼앗긴 한 남자의 이야기
장 퇼레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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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희빈, 허준, 대장금, 선덕여왕, 광개토대왕 등 역사적 사건이나 기록에 상상력을 가미하여 선보인 수많은 사극들이 인기몰이를 해 왔고 꾸준히 새로운 사극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 사극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는 뭘까? 내가 사극을 보는 이유는 먼저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이 마음을 끌어당기고, 새로운 사극이 시작하면 역사책에 나오는 사실과 드라마를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작가들의 기막힌 상상력과 편집의 힘이 더해져 엄청난 즐거움을 선사할 뿐 아니라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역사란 반복적이기 때문에 사극을 통해 현재를 되돌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 "몽테스팡 수난기"는 한편의 프랑스 사극을 보는 듯한 기분이다. 실제로 루이 14세에게 아내를 빼앗긴 몽테스팡 후작의 이야기에 장 퇼레의 상상력이 합쳐져 창조된 이 작품은 우리나라 사극과도 많이 닮았는데 사람 사는 이야기는 프랑스나 한국이나 다 비슷비슷한 것 같다.

 

 생사여탈권을 가진 유일한 존재인 프랑스 왕의 권위에 도전하는 행위라 하여 결투라는 명예수호방식을 사형으로 금하고 있는 프랑스에서 결투로 동생을 잃은 몽테스팡 후작과 사형을 피해 약혼자가 도망가 버리는 바람에 홀로 남겨진, 그냥 아름다운 여인이 아닌 미의 화신 프랑스아즈는 만난지 일주일만에 결혼을 하여 딸하나 아들하나를 낳고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나날이 가난해지는 상황을 벗어나보고자 몽테스팡 후작은 여러번 전쟁에 나가지만 그때마다 지지리 운도 없게 빚만 지고 돌아온다. 그러다 미모가 빼어난 몽테스팡부인은 다른 공작부인의 추천으로 왕비의 시녀가 되고, 왕의 눈에 들어 그의 애첩이 된다. 당시의 프랑스 문화는 왕에게 부인을 주고 왕으로부터 얻는 혜택을 누리며 사는 귀족들이 많았지만 부인을 몹시 사랑하는 몽테스팡 후작은 태양왕 루이 14세에게 아내를 돌려달라며 왕이 주는 그 어떤 혜택도 마다하고 오로지 부인을 되찾으려 노력한다. 왕에게 절대 복종하면 빚도 다 갚고 편안하게 살고 좋으련만 아내를 향한 몽테스팡 후작의 마음은 그 모든 것을 거부하며 고생을 사서 하게 한다. 왕과 함께하는 베르사유에서의 삶에 푹 빠져 자식도 다 내팽개치고 몽테스팡을 멸시하는 아내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몽테스팡은 죽기까지 사랑하며 믿어준다.

 

 희빈 장씨나 성경의 이사벨처럼 아름답지만 끊없는 욕망으로 끝내는 자신을 파멸시키는 몽테스팡 후작 부인의 모습을 통해 욕심많은 여인의 최후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참함을 본다. 그리고 프랑스 시민혁명이 일어나기 약100년전에 절대왕권을 가졌던 태양왕 루이 14세의 불의에 도전했던 후작의 용기와 아내를 향한 끊없는 사랑을 보면서 관습이라는 이름으로 마음에 품은 가치들을 너무 쉽게 변질시키는 우리의 정신세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세상 모두가 비난해도 자기 자신에게 떳떳한 길을 가는 것. 세상의 문화에 끌려가는 것이아니라 내가 옳다고 여기는 방향으로 세상을 끌고 가는 것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세상과 타협하며 설렁설렁 편안한 삶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 심장에 품었던 꿈과 가치를 죽기까지 간직하며 역사에 길이 빛나는 젊은이들이 더욱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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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비틀 Mariabeetle - 킬러들의 광시곡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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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바이 블랙버드]라는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이사카 고타로는 색깔있는 등장인물과 독특한 소재로 이야기를 꾸려 나가며 독자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 잡는 매력있는 작가로 나에게 다가왔다. 그의 작품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 책을 집어들고 읽기 시작했고,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그의 글솜씨에 푹 빠져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마리아 비틀. 무당벌레를 영어로 하면 레이디 비틀인데 여기서 레이디는 성모 마리아를 가리키므로 레이디 자리에 마리아를 넣어 마리아 비틀이라 이름하였다 한다. 이 책에는 무당벌레라는 별명을 가진 운이라고는 없는 불운한 사내 나나오와 그의 동업자 마리아, 토마스기차를 좋아하는 레몬과 소설을 좋아하는 밀감 콤비, 전직 킬러였고 얼마전까지는 알코올 중독자로 살았지만 6살난 어린 아들이 추락사고로 의식을 잃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아들의 복수를 위해 다시 킬러로 복귀한 기무라와 기무라의 아들을 높은 곳에서 집어던진 사악한 중학생 왕자, 횡단보도에서 사람을 밀어 살해하는 나팔꽃, 데라하라라는 킬러계의 거물을 너무 존경하여 그의 복수를 위해 열차에 올라탄 늑대와 데라하라를 죽인 두사람이라 추측되어지는 말벌, 자고 있는데 깨우는 걸 제일 싫어한다는 전설속의 킬러로 잠자는 사자였으나 손자와 아들이 처한 위기 상황을 깨닫고 잠에서 깨어난 또하나의 기무라 커플 등 이렇게 총 12명의 킬러가 등장한다.

 

 서로 다른 장소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계기가 되었지만 결국 신칸센 열차라는 한 공간으로 많은 킬러들을 불러 모으게 되고, 달리는 열차라는 제한된 공간안에서 벌어지는 그들의 쫓고 쫓기며, 속고 속이며, 죽고 죽이는 사건들이 시속 200킬로미터로 질주하는 신칸센 열차만큼이나빠르게 일어나 빠른 내용 전개로 읽는 이의 마음을 빼앗아 간다. 저마다의 색깔을 지닌 독특한 성격과 다양한 연령대를 가진 등장인물들의 매력에 더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으로 예측불가능성을 뽑고 싶다. 우리네 인생이 언제나 예측불허이듯이 이 책의 내용 또한 예측불허다. 수많은 드라마와 추리소설을 통해 작가가 깔아놓은 복선을 보고 다음에 어떤 장면이 나올지 추측하여 웬만하면 다 맞출 수 있는 능력을 연마해 왔건만, 이 책에 나온 토마스 기차와 뱀, 말벌, 방아쇠를 당기면 폭발하는 총, 전설적인 킬러의 엄청난 능력에 관한 여기 저기 깔린 복선들을 계속 감지하면서도 책의 속도에 맞춰 빠르게 달려가다 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혹은 예상을 뛰어넘는 곳에서 숨겨진 복병들과 만나게 된다.

 

 여러개의 사건과, 여러명의 등장인물, 여러개의 복선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엄청난 스피드로 달리는 열차라는 공간에서 만나으로써 이 책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즐거움은 가히 폭발적이다. 이 여름 신칸센열차에 올라타 스피드를 즐기며 시원한 여름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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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승리 - 도시는 어떻게 인간을 더 풍요롭고 더 행복하게 만들었나?
에드워드 글레이저 지음, 이진원 옮김 / 해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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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도시는 너무 복잡하고, 시끄럽고, 공기도 안좋고, 숨막히는 교통체증을 떠오르게 한다. 초록이 무성한 농촌의 풍경과 고층빌딩과 자동차, 사람들로 꽉 들어찬 도시의 모습을 번갈아 떠올려 보면 나는 아무래도 친환경적이라 여겨지는 농촌에 살고 싶어진다. 하지만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의 생각은 또 다른모양이다. 친구와 제주도 갔을때, 제주도에 살고 싶다는 나의 말에 어느 중소도시가 고향인 친구는 말했다. 자기는 제주도에서는 못살 것 같다고..... 왜냐고 물었더니 차없으면 가고 싶은데도 맘대로 못가고, 문화시설들이 너무 부족해서 너무 답답하단다. 이 책의 저자 에드워드 글레이저는 하버드 대학 경제학 교수로 뉴욕 맨해튼에서 나고 자란 도시남이다. 그는 내 친구의 대답보다 훨씬 설득력 있는 이야기들로 도시의 풍요로움과 도시가 더욱 성장해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도시가 시골보다 훨씬 친환경적이라 말한다.
 

 이 책은 총 10장으로 나누어져있는데, 서론에서는 도시는 단순한 건물의 집합체가 아니며, 진정 풍요로운 도시를 이루는 것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환경보호의 이름으로 도시의 성장을 방해하는 해로운 신화들을 배격하고, 더 풍요로운 도시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도시를 더 잘 이해하고, 도시에 대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이해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1장에서는 아테네, 바그다드, 나가시키, 방갈로르, 실리콘밸리의 예를 들며 많은 인재들이 도시에서 만나 직접 접촉함으로써 그 인재들이 가진 지식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장으로써의 도시의 기능에 대해 이야기한다. 2장에서는 쇠퇴한 도시의 대표적인 예인 디트로이트와 다시 부활한 뉴욕의 예를 통해 도시의 성공은 단순히 건물을 많이 짓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의한, 똑똑한 아이디어가 다른 똑똑한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지적 폭발에 있는다는 것을 보여준다.3장은 도시에 가난한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며, 도시의 가난한 사람이 시골의 가난한 사람보다는 덜 가난하다는 것을 여러통계자료를 통해 확인시켜준다. 그리고 가난한 이민자들이 도시에 와서 어떻게 성공했는지 여러 성공사례들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을 끌어들여 그들의 성공을 돕는것 또한 도시의 중요한 기능이라고 말한다. 4장은 인구가 집중됨으로써 발생하는 교통혼잡문제나 전염병문제, 각종 범죄문제를 도시가 어떻게 극복해내는지 보여준다. 5장은 레스토랑, 극장, 패션, 결혼시장등의 다양하고 즐거운 문화를 통해 이룩한 도시의 번영을 보여준다. 6장은 건물높이의 규제로 실패한 도시의 사례로 뭄바이를 들면서 옛 도시를 보존하려는 바람과 바람직한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혜택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란 쉽지 않다며 올바른도시 건축을 위한 세 가지 규칙을 제안하고 있다. 7장은 도시의 높은 집값과 세금, 자동차문화의 발달로 생겨난 스프롤 현상의 문제를 짚어보고, 8장에서는 환경을 위한다는 이유로 도시의 성장을 규제하여 스프롤 현상을 조장함으로써 자동차 운행으로 인한 더 많은 환경파괴를 일으키기보다, 사람들이 자연으로부터 멀리떨어져 도시에 모여사는 것이 훨씬 친환경적임을 역설한다. 9장은 각기 자기만의 방식대로 특성을 살려 성공한 도시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마지막 장은 이렇듯 환경보호의 차원에서도 더욱 도시는 성장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도시가 주는 다양한 교육적, 문화적, 경제적 이점에 더해, 시외에서 자동차를 타고 출퇴근하는 것보다 건물을 더욱 높이고 도시의 집세를 낮춰 도시 인구가 걸어서 출퇴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훨씬 친환경적이기에 도시의 성장은 계속되어야 한다. 쭈욱~! 이라고 저자는 말하는 듯 하다. 책 전반적으로 다양한 도시들의 흥망의 역사와 도시가 배출한 훌륭한 인재들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담고 있어 매우 흥미롭고 살짝 '도시에 가서 살아야하나~'하는 마음이 들만큼 설득력있는 글이었다. 하지만 이 글은 저자가 사는 뉴욕을 염두에 두고 씌여진 책이라서 우리나라의 도시문제는 우리나라의 실정에 비추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도시가 승리해온 현장을 오랜시간에 걸쳐 읽었고, 앞으로 계속 도시가 성장해야한다는 저자에게 설득은 당했지만 그래도 왠지 나는 시골이 더 좋다. 덜 친환경적일지라도 자연과 가까이 살고 싶은 것은 나의 이기심일까!!!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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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람다 2011-08-06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