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피라예 - 가장 최고의 날들
자난 탄 지음, 김현수 옮김 / 라이프맵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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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터키 문화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어서 읽기 전에 살짝 걱정했는데, 막상 책장을 여니 읽는데 불편함은 별로 없었고, 지구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느나라나 다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엔 두종류의 여자가 있는 듯 하다. 결혼한 여자와 안 한 여자. 즉 아줌마와 아가씨다. 주변친구들이 하나둘 아가씨에서 아줌마로 바뀌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결혼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하지만 여전히 결혼은 나의 미래를 옭아메는 덫이라거나 늪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나이는 먹는데 결혼을 안하는건 혼자만 세상에 뒤쳐지는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리저리 갈피를 잡지 못하며 결혼에 대한 몽상을 하고 있을 때, 피라예라는 이름의 여인이 나에게 찾아와 일러준다. 결혼은 현실이라고.......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바로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내가 좋아하는 <진정한 여행>이라는 시다.

 터키의 저항시인 나즘 히크메트의 작품으로 이 책의 제목인 "내 이름은 피라예"는 나즘의 연인이었던 피라예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이름따라 사는 이들이 많듯이 이 책의 주인공 피라예도 그녀의 이름처럼 자신의 이름을 따온 그 나짐의 아내처럼 자기만의 나즘을 만나기를 꿈꿨다. 자신을 위해 시를 써주기를 바라며.....

 

 이렇게 이 책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행복한 상상을 하며, 자신의 내면을 일궈왔던, 꿈많은 소녀 피라예가 대학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날의 설렘으로 문을 연다. 치과의사이신 아버지와 함께 치과를 해 나가기 위해 치과대학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소중한 친구들과 만나, 우정을 쌓고 추억을 만들고, 그녀 삶에 중요한 획을 그을 연인 하짐을 만난다. 그리고 졸업을 기해 두사람은 결혼한다. 단촐한 네식구가 전부인 피라예네 가족은 개개인의 의견을 극히 존중하며 중요한 결정은 당사자의 뜻에 맡기는 편이고, 대지주의 아들인 하심네 가족은 많은 일들이 어머니의 뜻에 의해 흘러가는 편이다. 많이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처음부터 삐그덕거린다. 밖에서는 자신의 뜻대로 모든일을 해왔던 하심이었지만 집안에서는 무엇하나 스스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어머니의 뜻에 끌려다닌다. 피라예는 자기주장을 확실하게 하지 못하는 하심에게 실망하고 부부간의 문제에 너무 깊이 참견하시는 시어머니에게 속박당하며 끊임없이 자유를 갈망한다.

 

 우리나라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고부 갈등처럼 시어머니의 반찬투정이나, 힘겨운 집안일하기 등의 문제는 없지만 자립심이 강한 아이로 컸던 피라예에게 무엇하나 자기의 뜻대로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은 자신을 신중히 고른 장식품으로 느끼게 하는 참기힘든 시집살이였다. 첫째 딸을 낳고, 피라예의 몸이 둘째는 갖기 힘들거라는 얘기를 듣고 피라예가 아버지의 병환때문에 친정에 가 있는 사이에 하심을 동네의 다른 처녀와 결혼시켜버리는 시어머니의 행태에 결국 피라예는 이혼을 택한다.그리고 하심의 아들을 뱃속에 품고 친정으로 돌아와 지내던 어느날, 하심이 땅분쟁으로 총에 맞아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뱃속의 아이에게 하심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삶의 의지를 되새기는 피라예을 마지막으로 이 소설은 끝이 난다.

 

 영화처럼 어느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예쁜 꽃화관을 만들어 쓰고 반지를 교환함으로 조촐한 결혼식을 하고 싶은 것이 나의 바람이듯, 누구에게나 결혼에 대한 환상같은 것이 존재하지만 결혼은 두사람만의 것이 아닌, 가족대 가족의, 집안대 집안의 만남이라는 것이 현실이다. 하심의 죽음에서 피맺힌 음성이 들리는 듯 하다."우릴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라는...... 어느 부모가 자식이 잘못되길 바라겠냐만은 서로 생각과, 환경이 다른 사람들이 뜻을 맞춰 살아간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인 듯 싶다.

 

 사랑과 결혼은 엄연히 다른 것임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달으며, 결혼에 대한 화두로 머릿속이 또한번 시끌벅적 해진다. 시어머니도, 친정엄마도, 이미 결혼을 한 사람도 안 한사람도, 세상의 모든 딸들과 아들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해당 서평은 라이프맵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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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왜곡 경제 - 소비자가 쉽게 속아 넘어가는 이유
막스 오테 지음, 염정용 옮김 / 로그아웃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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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서로를 속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안위와 이익을 위해서 일 것이다. 극심한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의 이익을 위해서는 다른 누군가를 기만해야만 하는 지도 모른다. 가끔 영화를 보다보면 특히 권력의 상층부에서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교묘한 수법으로 사람들을 속이며, 극히 소수인 자신들의 부나 권력을 지키려는 모습을 접하게 된다. 드라마나 영화는 어느정도 현실을 반영하기에 그런일은 우리들이 살아가는 현실에서도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확신이 든다.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들이 권력의 상층부에 있는 사람들의 손에 의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릴적에는 신문이나 뉴스에 나오는 기사를 곧이 곧대로 믿었지만, 커가면서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 비판적 사고의 필요성을 배웠다. 누군가는 대중들의 관심을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유도하기위해 공공연히 신문과 방송을 이용하며, 전쟁조차 정치와 경제를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이용하려는 자들의 숨은 의도에 의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폭로전문 사이트들을 통해 과거에 있었던 사건의 전말을 뒤늦게 깨닫고 분노하기도 한다.

 

 이렇게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사회를 살다보니 무분별하게 떠다니는 정보의 바다에서 왜곡된 정보와 진실 사이에서 많이 혼란스럽기도 하고, 알면서도 왜곡된 정보에 따라 습관적으로 움직이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보이기도 한다. 이 책은 정치, 경제, 언론, 인터넷의 세계들을 관통하며 기업이 소비자를, 국가가 국민을, 대중매체가 국민을, 소비자가 소비자를 어떻게 속이는지 그 내막을 밝혀준다. 통계수치로 소비자의 눈을 속이는 것은 이제 으레 그러려니 당연시 여기고, 할인매장이나 프랜차이즈사업처럼 문제많은 사업들의 속사정은 어느정도 알면서도 다시 할인매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우리는 정보왜곡 경제속에 살고 있음을 알면서도 너무도 쉽게 속아넘어가고 나느 이책을 읽으면서도 할 수 있는게 분노밖에 없음에 분노한다.

 

 이 책의 지은이 막스 오테는 지금도 경제왜곡으로 속고 속이고 있는 현장들을 총 8장에 걸쳐 보여주고 마지막 후기에 정보의 공정성을 위한 방법들을 제시해준다. 그는 인적네트워크, 신뢰구축, 인문교양과 역사지식, 정보 매체로서의 책, 뉴스선택, 자금운용, 금융기관, 소비자 보호센터, 오너 경영 기업의 부흥,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인터넷 회원가입에서 탈퇴하는 것, 연락을 끊는 것 등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 모든 것들에 더해 경제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경제와 밀접히 관련된 정치,사회문제들을 유심히 지켜봄으로써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하는 깨어있는 소비자가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소비자가 깨어있어 합당한 권리를 요구하며 건전한 소비생활을 해 나갈 때, 이 사회가 훨씬 공정해지고 진실에 가까워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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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사의 바다에 빠져라 경제공부는 경제저축이다 2
최진기 지음 / 스마트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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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려서부터 유독 숫자에 약했던 나는 경제라면 왠지 다가가기 어려운 분야로 여겨졌고 아직 경제활동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딱히 관심을 가져야할 필요성도 못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신문을 통해 자주 거론되는 뉴스들을 아무것도 모르고 듣고 있자니 너무 답답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한진 중공업 문제, 저축은행 문제, 강정마을 문제, 탈세문제 등 주요이슈들이 경제를 모르고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공부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그전에도 몇번 경제공부를 시도해 본적은 있었지만 모르는 용어는 너무 많고 어렵기만 해서 포기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경제분야에 완젼 자신감이 생겼다. 종이신문은 집으로 배달되는 경제교과서라며 종이신문으로 하루 20분 경제공부를 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시장에 10만원을 묻어 둠으로써 경제공부를 즐기라는 말로 출발하고 있는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있다.1장에서는 금리를 2장에서는 채권을 3장에서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4장에서는 정부의 경기정책을 5장에서는 경제지표를 6장에서는 세계 경제지표를 7장에서는 주식을 8장에서는 선물과 옵션을 9장에서는 환율을 10장에서는 세계 무역에 대한 기사를 다루고 있다.

 

 경제초보인 나같은 사람에게 경제입문서로 딱이다. 예비강의로 초등학교 사회시간에나 배울 법한 알기 쉬운 설명을 시작으로 개념부터 차근차근 제대로 짚어준다. 한눈에 쏙 들어오는 컬러풀한 도표들과 그래프들, 정말 친절한 예시와 너무 지루하지 않은 구성. 그리고 대부분 최근 신문기사들을 활용하여 최근의 경제 동향까지 단박에 알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예전에 경제 용어와 관련된 책을 읽은적이 있었는데 기역니은 순서대로 되어있어 읽다가 금세 지쳐버렸는데 이 책은 어려운 경제용어들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다. 경제 전반에 대한 큰 흐름을 따라 이야기를 진행해 가면서도 순서가 있다보니 뒤에 서술해 놓은 문제를 앞에서 잠깐 언급할 때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옆에 참고 페이지도 수록해 주고있고 앞에서 읽었는데 까먹은 용어도 다시 쉽게 찾아 볼 수 있도록 뒷부분에 찾아보기도 자리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경기를 예측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생겨나기도 했지만 한순간 뿐이었고, 책을 덮고 나서 느끼는건 엄청나게 많은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져 우리나라와 세계경제를 이끌어 간다는 사실이다. 이제 이 책으로 기초는 잡았으니 꾸준히 경제 기사를 읽으면서 진실과 거짓을 분별할줄 아는 힘을 키우고 경제의 감을 계속 익히다보면 언젠가는 미래경제를 꿰뚫어보는 눈을 가지게 될 거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특별부록으로 약 40분분량의 동영상 강의를 수록하고 있는데 책을 다 읽고 봐서 그런지 강의가 귀에 쏙쏙 들어오고 경제공부에 대해 더 많이 도전을 받는다. 이 책의 지은이 최진기님이 강의를 통해 하신 말씀처럼 엄청난 돈을 벌기 위해서도 아니고 단지 힘들게 번 돈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경제공부는 필수 인 것 같다. 경제공부를 시작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강추한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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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영혼일 때 떠나라 - 떠남에 서툰 당신을 위한 청춘 여행법
노동효 지음, 안시내 그림 / 나무발전소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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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덮는 순간, 그는 나의 선지식이 되었다.

 

 나만 느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여자와 남자는 경험도 글도 참 많이 다른 것 같다. 내가 여자라서 그런지 같은 여행기를 읽어도 여자들이 쓴 글들은 깊은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내가 현장에 있는 것 마냥 친근하게 느껴진다. 반면에 남자들이 쓴 글들은 좀 멀게 느껴지면서도 너무 부럽다! 아무리 대책없이 떠난 여행이라 해도 여자와 남자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하고, 여자들의 자유라는 것은 남자들에 비해 약간의 제약이 따른다.

 

 이 책의 지은이는 노동효로 남자다. 가히 청춘 오디세이라 이름 붙일 만한 그의 여행기는 확실히 공감대는 별로 없지만, 존경심이 솟아나고 완젼 멋지다!! 지금도 동남아시아 어딘가를 오토바이로 여행하고 있을 그와 아직은 여행 계획이 없지만 언젠가 무작정 길을 나설지도 모를 내가 여행의 신의 이끌림에 의해 어느 여행길 위에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이 책은 정말이지 완벽한 여행기이다. 런던에서 부산까지의 실재 존재하는 길 위를 딛는 여행과 책 속으로 떠난 여행, 영화 속으로 떠난 여행, 음악 속으로 떠난 여행. 그 모두를 담고 있다. 한 젊은이의 방랑하는 청춘의 이야기! 세상을 이미 다 알아버린 것 같았던 스물다섯, 지리멸렬한 세상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찾아 낯선 세계로 떠나기로 결심을 하고, 전구공장에서 일해 모은 600만원으로 런던으로 향한다. 런던에서의 생활비를 벌기위한 선원생활, 그리고 귀국을 결심한 순간 그의 오디세이는 시작된다. 14시간의 비행으로 단번에 귀국하기보다 육로로의 모험을 감행하기로 결심한 지은이가 열악한 경제적 상황과, 쌍둥이 여동생의 결혼식에 맞춰가야하는 시간적으로도 촉박한 상황에서 자신의 고향 부산으로 돌아가기까지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여행의 신이 정말 그의 어깨위에 내려 앉아 있기라도 한 것처럼 기막힌 우연과 돕는 손길들..... 그리고 중간중간 들려주는 그의 학창시절의 추억들이 잘 버무려져 중독성있는 글을 만들어 낸다.

 

 R이 최고의 강의로 기억하는 정운영 교수님이 들려주신 장기수 선생님 이야기는 나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 "난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내, 인생을 살았던 거야."라는 그 말. R의 인간이 살아 있기 위해서 생명력 말고도 또 다른 '무엇'이 필요하다.사람들은 그것을 '열정'이라고 부른다.라는 말, '사과의 맛'에 대한 이야기에서 '사과의 맛을 보기 위해서는 사과를 베어 물어야 한다'는 히피 할아버지의 말, 하시시 폭탄이나, 마리화나 폭탄처럼 웃기는 폭탄을 상상해내는 R의 기막힌 상상력, 거울가게 주인으로부터 배우는 '거울도 매일 매일 닦지 않으면 먼지가 낀다'는 사실까지 두고 두고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와 닿는 말을 특히 많이 담고 있는 책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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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 펄 벅이 들려주는 사랑과 인생의 지혜 딸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1
펄 벅 지음, 하지연 옮김 / 책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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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라, 저래라를 딱 싫어하는 나에게 "딸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라는 제목은 전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지만 "펄벅"이라는 이름이 나를 잡아 끌었다.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지만 언젠가 읽었던, 엄마가 딸과 함께 작가들의 생가를 찾아 가는 내용을 담은 책에서 펄벅의 생가를 처음 보았고 그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한국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가 한국을 배경으로 소설을 썼다기에 그녀의 글을 무척이나 읽고 싶었지만 그동안 이래저래 미뤄오다가 드디어 그녀의 책과 조우했다. 이 책을 딱 보자마자 마구 마구 읽고 싶어졌는데 일단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아담한 규격과 왠지 금방 읽어 제낄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 생기는 두께 때문이었다.
 

 책의 양날개에 소개되어 있는 펄벅의 생애만 읽어 보아도 롤모델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다.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사람이지만 어린시절 선교사였던 부모님을 따라 중국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고, 작가의 길을 걸으며 노벨 문학상까지 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집과 가족을 잃고 비참하게 버려진 전쟁고아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여 직접 재단을 설립하고 봉사활동을 하며 아이들을 입양하여 양육하기까지 한다.

 

 이 책은 그런 그녀가 극변하는 사회기류 속에서 자유분방해진 성행위의 결과로 남겨진 사생아들을 보며 너무도 안타까운 마음에 그녀 자신의 자녀들을 비롯한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들려주는 진심어린 조언이다. [1부 청춘, 2부 사랑과 결혼, 3부 가정을 꾸리는 지혜, 4부 내가 꿈꾸는 여성, 5부 진짜 삶으로 도약하기 위하여] 이렇게 5부로 나누어 진행되는 그녀의 이야기 속에는 잔소리처럼 들리는, 당연한 소리들도 없진 않지만, 펄벅 자신과 자신의 딸이야기, 자신에게 상담을 요청해온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나로하여금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했던 그녀의 어머니 이야기 등 여러 사례들을 통해 엄청난 공감을 자아내며 여성으로서의 나의 앞날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한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이책을 혼자서만 읽을게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 빨리 읽게 해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결혼적령기에 다다른 혼기 꽉찬 주변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르고, 벌써 시집가서 아이가 있는 친구들도 떠오르고, 사춘기 자녀를 둔 가까운 친지들의 얼굴도 떠오른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녀를 위해 남편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고만 있는 모든 어머니들에게 이 책을 꼭 쥐어 주며 말하고 싶다. 이제 자기 자신을 좀 바라보라고, 그리고 더이상 누구누구의 엄마나, 누구누구의 부인으로 살지말고 자기 자신으로 살라고......

혹시 결혼할 사람이 있다면 함께 읽고 꼭 서로의 생각을 나눠보시라, 그리고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라면 펄벅이 자녀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통해서 자녀와의 대화법에 대한 많은 힌트를 얻으시기를, 그리고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이여 마음속에 묻어두었던 당신의 꿈을 다시 이루시길...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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