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어 사랑하라
오음 지음 / 답(도서출판)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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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음이 흘러가는 곳으로 조금씩 따라 걸어야만 한다.

마음에 불어오는 바람의 방향으로 날아오르지 않으면,

마음에 일렁이는 파도에 몸을 맡기지 않으면,

마음이 이끄는 단 하나의 삶을 멈추어 사랑하지 않으면,

결국 우리는 소망하는 법마저 잊어버리고 말 것이다."


마음이 이끄는 데로... 여행을 떠나고자 한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매일 해도 해도 끝나지 않는 업무에 지쳐 여행을 계획했다. 멈추고 싶었고 잠시 일상에서 떠나 생각이라는 걸 하고 싶었다. 내일 이제 5시간 후면 인천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 아직 짐가방조차 제대로 꾸리지 않았건만 나는 여행준비라는 또다른 분주함에 지쳐간다. 여유로워지고 싶었고, 자유로워지고 싶었고, 쉼이 필요했던 것인데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두려움은 나를 분주하게 만들었다.

 여행을 떠나기전에 여행에 관한 책을 읽고 싶어서 이 책을 골라 읽었다. 당연히 여행지에서 겪은 일들을 쓴 책이라 생각했는데 예상을 많이 빗나갔다. 이 책은 뭐랄까 한편의 시같다. 사랑과 이별의 아픔과 상실을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 스스로를 위로하고 독자를 위로하는 그런 책이다. 나의 예상을 한참 빗나간 내용이라서 절반쯤 읽다가 책장을 접어놓고 분주한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러다 오늘... 여행 준비로 너무도 분주한 이 시간에, 처리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 같아서 머리가 지끈지끈해지는 이 순간. 잠깐만 이라도 좀 쉬자고 누웠는데 이 책이 나를 따라 눕는다. 출판사 이름처럼 무슨 답같다. 하나님이 나에게 준 정답지.


 마음이 시켜서 시작한 여행인데 준비과정에서 처음의 그 마음을 잊고 분주한 스케줄에게 주도권을 빼앗겨 버린 내게 이 책은 다시금 일러준다. 마음이 흘러가는 곳으로 조금씩 따라 걸으라고. 여유를, 자유를 위해 시작한 여행 아니냐고... 그냥 흘러가는대로 따라가라고 준비도 좋지만 마음을 먼저 챙기라고 말이다. 멈추어, 사랑하는 일.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오음은 육체는 여행지를 떠돌며 어쩌면 삶의 답을 찾기위한, 사랑을 찾기위한 내면으로의 여행을 줄기차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의 여행 산문집을 통하여 그의 진솔한 이야기에 공명하여 나 또한 마음으로의 여행을 다녀왔다. 그의 사랑과 이별이야기가 그의 그리움이 나의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그의 표현력을 뭐라 표현해야 할지 알 수 없다. 다만 한편의 시같은 글들이다. 내 마음을 떨리게하고 날 울린다. 그냥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담아 하는 법에 대해 배운다. 잠시 멈추고 사랑하는 일. 아주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잠시 멈추고 여행 자체에 대해 생각해 본다. 설렌다. 산더미 같은 할일들에 지레 겁먹고 지쳐있었는데 다시 찬찬히 리스트를 들여다보고 하나하나에 사랑과 설렘을 담아본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지도 위에 꼼꼼히 경로를 그리는 일이 더이상 일이 아니다. 짐을 싸는 것이 더이상 일이아니다.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나의 동반자들을 물건 취급하지 않고 소중하게 대하는 일. 준비하는 이 순간을 사랑하는 일. 너무 앞선 염려는 접어둔 채, 멈추어 지금 현재를, 이 순간을 사랑하는 법을 이 책은 가르쳐 주었다. 여행을 준비하는 이 시간. 너무 바빠서 잠시 잊고 있었던 나의 마음과 나의 사랑을 멈추어 챙긴다. 무엇보다 소중한 녀석들이기에... 여행중에 아무리 지치고 힘든일이 있어도 내팽개치지 않도록 자주 자주 멈추어 사랑해 주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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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 아저씨를 이발할 수 있을까? - 소크라테스처럼 사고하는 101가지 생각 게임
에밀리아노 디 마르코 지음, 주시 카피치 그림 / 풀빛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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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 아저씨를 이발할 수 있을까?

에밀리아노 디 마르코 지음 | 이승수 옮김
풀빛 2016.03.15.
펑점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면 가끔씩 너무 지칠 때가 있다. 공부를 이렇게 싫어 하는데 억지로 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책읽기가 너무 싫다는 아이에게 30분,  1시간씩 시간을 정해놓고 책을 읽도록 하는 것이 과연 진정 아이를 위하는 일인가? 그래서 아이들에게 책읽기를 강요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책읽기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기에 책을 싫어하는 아이의 미래가 걱정되지 않을 리 없다. 책읽기는 싫어해도 보드게임은 매일 매일 하는 아이들이기에 '소크라테스처럼 사고하는 101가지 생각 게임'이라는 부제를 보자 마자 흥미가 확 일었다. '대머리 아저씨를 이발할 수 있을까?' 라는 제목도 무척 신선했다. 맨날 뛰어놀고만 싶어하는 아이지만 이 책은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에 한번 쭈욱 읽어보았다. 이 책은 그냥 아이에게 주면서 읽어보라고 하기보다 소그룹으로 아이들을 몇명 모아놓고 어른과 함께 읽으며 생각을 나눠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을 보고 뒤에 이어질 이야기를 해 본다든지 추상적인 단어를 명확한 그림으로 표현해 본다든지 보드게임형식의 올빼미 게임을 한다든지 이야기를 듣고 이어질 이야기를 상상해 보는 등의 다양한 놀이들을 이 책은 담고 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다기보다는 책속에 들어있는 재미있는 게임들을 해보는 하나의 놀이책 같다. 뭔가를 억지로 배운다는 부담감이 전혀 없고 자기의 생각만 마음껏 펼치면 되는 정답이 없는 자유로운 놀이. 그러면서도 이 책에서 하라는 대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펴다보면 저절로 사고력과 창의력이 쑥쑥 자라 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비단 아이들 뿐만 아니라 같이 읽는 어른들도 정말 말도 안되는 질문에 대답을 해보면서 경직된 사고에 자유를 주고 말도 안되는 질문을 해대는 아이들의 세계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같다. 이 책을 가지고 아이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고 게임도 하다보면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참 배우는 게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101가지 생각게임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과 대답이 무척 궁금하다. 아이들은 늘 어른들이 상상도 못하는 놀라운 대답을 하는 존재니까 무척 재밌는 대화가 될 것같다. 우리 아이들과 매일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이 책을 한장씩 읽으며 대화를 나눠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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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깊어지는 기도 -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기도가 어려운 그리스도인을 위한
이상화 지음 / 카리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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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으로써 기도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알고는 있었지만 기도는 내게 너무 어렵기만 했다. 기도는 하나님과 하는 대화라고 어릴 적에 배운대로 아침 저녁으로 하나님과 대화를 시도해 보지만 길어야 5분을 넘기기가 힘든 기도생활. 습관적으로 아침에 눈뜨면 기도하고 저녁에 자기전에 기도를 드리지만 매일 반복되는 기도에 이건 그냥 나의 혼잣말인지 하나님과의 대화인지 정말 많이 헷갈렸다. 그래서 한마디하고 뭐라고 응답이 들릴 때까지 기다려도 봤지만 그러다 잠들기 일쑤인 나의 기도생활이었기에 주일학교에서 아이들 앞에서 하는 기도도 크나큰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기도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기도하는지 배워볼 요량으로 집어들 게 된 아는 만큼 깊어지는 기도.

이 책은 상황별로 때에 맞는 기도문을 담고 있어서 그냥 읽기만 해도 은혜가 되고 기도가 되는 책이다. "바쁜 상황으로 인해 정신줄을 놓고 살아갈 때", "남들보다 뒤처진다고 생각될 때",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 등등의 소제목으로 52개의 기도문이 있고 각 기도문 옆에 기도문의 상황과 관련되어있는 짧은 에세이가 담겨있다. 그리고 그 글의 마지막에 그 상황에 맞는 성구가 기록되어있어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듯 하다. 이 책을 읽고 다시금 성경 말씀을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다. 기도는 혼자 독백처럼 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말씀에 바탕을 두고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하나님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기도는 말씀을 듣는 것과 병행되어야만 진정한 기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이 책의 제목처럼 성경을 진지하게 묵상하고 말씀을 더욱 깊이 알 수록 기도의 깊이는 더해진다. 이 책의 저자는 기도의 진수는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주기도로 그 속에 기독교의 모든 진리가 들어있다고 말한다. 또한 주기도는 예배를 끝낼 때 주문처럼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의미를 이해하고 마음의 중심을 다해 하나님 앞에 올려드린다면 하나님께서 들으실 수밖에 없는 기도라고 말한다.

지금 당장 마음이 어렵고 기도는 해야겠는데 무슨말로 어떻게 기도해야 되는지 모르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저자의 말처럼 기도를 배우는 것이 필요한데 가장 훌륭한 교재는 바로 성경이다. 더욱 깊이있는 기도로 하나님과 교제하고 싶다면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주기도를 모범으로 모세, 여호수아, 한나, 다윗, 솔로몬, 예레미야, 느헤미야, 바울 등 성경 속 믿음의 조상들의 기도를 다시 한번 읽어보며 나만의 기도를 써 내려가자. 앞으로는 기도시간이 즐거워질 것 같다. 개인적인 문제부터 시작하여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 전 인류를 위한 기도에 이르기까지 쉬지않고 기도하여 기도로 세상을 변화시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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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리어스 마인드 - 호기심은 우리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는가?
브라이언 그레이저.찰스 피시먼 지음, 박종윤 옮김 / 열림원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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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릴적에는 궁금한게 무지무지 많았다. 이것저것 알고싶고 신기한 게 무척 많아서 "왜요? 그건 왜 그런데요?" 라고 닥치는대로 질문을 해 댔었는데 어른들은 그걸 굉장히 피곤해 했다. ' 너는 왜 그렇게 말이 많니? 그냥 그런다면 그런줄 알아.'라는 말로 되돌아 오는 대답에 언제부턴가 질문하는 법을 잊어버렸고 모든것은 그냥 그러려니 하는 어른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불현듯 질문을 던지고 싶을 때가 있는데 이제는 '이게 지금 이 상황에 맞는 질문인가?', '저사람이 나를 무식하다고 생각하면 어쩌지?,' '이 질문을 하면 저사람이 곤란해 하겠지?'등등의 수많은 생각들이 먼저 떠올라 모든 궁금증을 덮어버리고 결국 사람의 마음까지도 책이나 네이버 지식인에게 물어보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인간에 대한 궁금증을 책으로만 배워서 그런지 인간관계에 참 서툰 내게 이 책은 뭔가 좋은 질문을 던지는 법을 가르쳐 줄 것 같아서 책을 집어 들었다.

      

아주 쉬운언어로 호기심에 관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브라이언 그레이저의 글은 커피숍에 앉아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편안하고 재미있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단숨에 읽어버렸다. 브라이언 그레이저는 평범한 사람은 아니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제작자로 <뷰티풀 마인드> 외 많은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제작한 나와는 다른차원. 미지의 세계에 사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만든 영화가 나에게 감명을 주고 그의 책이 이토록 재밌게 읽히는 것은 호기심의 평범성 때문이리라. 모든 사람이 호기심을 가지고 있고, 어떤것에 호기심을 가지느냐에 따라, 호기심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인간의 삶은 많이 달라지는 듯 하다.

         

"나는 내게 호기심을 보여 주는 사람이 좋다. 재미있는 질문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 그리고 나는 멋진 대화를 사랑한다.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호기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호기심을 품는 것만큼이나 즐겁다. 호기심은 반드시 무언가를 성취하는 것, 어떤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것과 관련될 필요는 없다. 때로는 그저 사람들과 정을 나누는 방법일 수 있다. 호기심은 친밀함을 유지시키는 시간이자 공간이다. 호기심은 목표가 아닌 행복에 관한 문제다."-185p-

      

호기심은 모두가 이미 가지고 있고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고 관심을 가진다면 금방 생겨나는 아주 평범한 재능이다. 이 재능을 브라이언 그레이저는 인간의 마음을 알고 인간의 생각을 이해하는 데 사용했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으며 자신의 생각의 지평을 넓혀 갔다. 이 책에는 그가 직접 만나 '호기심 대화'를 나누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과 그들과 있었던 일화들이 소개되어있다. 진짜 진짜 유명한 사람들도 있고 자신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수많은 전문가들 등 브라이언이 35년간 만났던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 목록이 나열되어있지만 사실 내가 아는 이름은 거의 없었다. 그만큼 내가 사람에 대해 세상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는 뜻이겠지 싶어 조금은 세상에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 옆에 그 사람의 직업이 적혀져 있지 않았다면 그 사람이 뭐하는 사람인지 전혀 몰랐을 사람들. 근데 꼭 이토록 유명한 사람과 나눈 대화가 아니더라도 인간에 대한 진지한 관심과 존중을 담은 대화는 편견을 없애고 생각을 넓히고 새로운 삶의 길을 제시하는 길임을 이 책은 알려준다.

 

"이야기는 우리가 세상을 배우는 방식이며 다른 사람에 대해, 그들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그것이 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배우는 방법이다."-120p-

       

브라이언 그레이저는 호기심에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동안 귀찮아서 사람도 잘 안만나고, 내 할 일도 바빠서 사람에 대해 관심이 없었는데 좀더 열린 마음으로 사람과 세상을 대하며 나의 호기심을 키워 나가야겠다. 더 다양한 사람을 기회가 되는데로 자주 만나고 진심으로 안부를 묻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지. 그리고 다양한 환경속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생각들을 이해하며 내가 사는 세상이 전부고 나의 생각이 전부 옳다는 편견을 깨나가며 올바른 이상을 세워나가야 겠다. 호기심이 인생을 바꾼다. 나의 인생이 이 호기심 연습으로 어떻게 바뀔지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관계맺기가 어려운 모든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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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기적처럼 오지 않는다 - 김대중이 남긴 불멸의 유산
김택근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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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기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기적은 유성처럼 갑자기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또 들꽃처럼 때가 되면 으레 피어나는 것도 아니다.

기적 속에는 많은 것이 들어 있다.

온갖 것들이 녹아 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하고

마지막으로 기도만 남아 있을 때

비로소 기적이 기적처럼 오는 것이다.

그 속에는 용기와 기다림, 눈물과 한숨과

절망이 들어 있다. 기적은 준비하는 사람에게,

또 간절하게 바라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것이다.“

 

국회의원 선거가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철이라 시끄럽다며 창문을 굳게 닫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굳게 닫힌 창문처럼 정치에 대한 불신도 높아만 간다. 넌지시 누구 뽑을 꺼예요?”라고 던진 질문에 투표 당일날 봐서 아무나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사람들은 이제 제대로 된 투표로 세상을 바꿔보리란 희망조차 품지 않는 듯 하다. 이러한 시기에 이 책이 기적처럼 눈 앞에 나타났다. 주황색 표지의 책과 핑크색 표지의 필사노트가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듯하다. 봄이라고, 그만 창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라고 손짓하는 듯하여 조심스레 한장 한장 책장을 넘겨본다.

 

용기, 도전, 지혜, 인내, 성찰, 평화, 감사 이렇게 7개의 챕터로 나누어 김대중의 말과 그 말에 얽힌 일화를 담고 있는데 한마디 한마디가 시처럼 마음을 울려댄다.

창문을 꼭꼭 닫고 방에 틀어 박혀 세상 될 대로 되라고 방관하던 내게 김대중은 말한다. 방관하는 것도 악의 편이라고. 나쁜 정당에 투표 안하고, 나쁜 신문을 보지 말고, 집회에 나가 힘을 보태고, 작게는 인터넷에 글을 올리라고. 하다못해 담벼락을 쳐다보고 욕이라도 하라고... 그렇다. 민주주의는 어느 날 홀연히 기적처럼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은 비록 나의 욕 한마디가, 한 줄의 글이, 투표권 한 장이 계란으로 바위치기처럼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일지라도 영화변호인의 대사처럼 바위는 죽은 것이고 계란은 산 것이기에 계란은 살아서 바위를 넘으리라는 것을 믿어야한다. 기적은 기적처럼 오지 않는 다는 김대중의 말처럼 지금 앞이 보이지 않아도 기적을 준비하며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해야만 한다.

 

정치는 홀로 향기로울 수 없다. 봄날의 진달래꽃처럼, 가을의 단풍처럼 함께 있어야 아름답다. 더럽다며 세상을 외면하는 순간 그는 정치인이 아니다. 흙탕물에서 발을 뺀 채 사람이 주인인 세상을 열겠다고 말하면 그는 가짜다. 정치인은 우아하거나 고상할 수 없다.”

이 글을 읽고 뉴스를 보면 진흙탕같은 정치판이 꼴보기 싫어서 채널을 돌려버리곤 했던 내 자신을 반성해 본다. 그들의 거짓말이 듣기 싫다고 아예 귀를 막은채 최소한의 진의조차 파악하려 하지 않았던 모습은 국민으로써의 도리가 아니지 싶다. 흙탕물에서 발을 뺀 우아하고 고상한 정치인이 가짜이듯 흙탕물에 눈길 조차 주지 않는 사람은 진짜 국민이 아니다. 눈을 부릅뜨고 흙탕물 속에서 진정한 민주주의의 꽃을 피울 이가 누구인지 찾아내야 한다. 그들의 말을 귀기울여 듣고 진짜 좋은 정당, 진짜 좋은 비전을 가진 이에게 미약한 한 표 나마 보태주어야 한다.

 

내 앞가림하기도 바쁜 시절이라 국가는커녕 우리 동네 생각도 할 겨를이 없었지만 민주주의와 남북의 평화통일이 생을 관통하는 절대선이었던 김대중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곱씹다 보니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가 절로 나온다. 이번 선거를 통해 후퇴한 듯 보이는 민주주의가 제자리를 찾고 한 걸음 더 성장하기를... 남북관계가 호전되어 하루빨리 평화통일이 이루어지길... 기도에 더하여 남은 기간동안 좋은 정당과 좋은 의원을 고르는 일에도 열심을 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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