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살 건강한 뇌의 비결 - 뇌 의사들의 100가지 두뇌 건강법
진 카퍼 지음, 김선희 옮김 / 행복포럼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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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스불을 켜놓고 깜빡하는 바람에 시커멓게 탄 냄비들, 빨래를 넌다면서 깜빡하고 세탁기에 그대로 두고 나가는 바람에 온통 구겨져버린 옷가지들, 카드를 찾다 찾다 못찾고 오늘 장본 가게에 두고 왔다며 전화까지 해보지만 결국 못찾고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가방을 뒤지다 찾아낸 카드, 어디에 둔지 몰라 매번 다른 사람 전화로 전화를 걸고 나서야 찾아내는 핸드폰 등 우리엄마의 깜빡증은 계속된다. 가스불을 지켜보고 서있으라고 그토록 잔소리를 해대도 얼마안있어 또 냄비를 태워주는 센스있는 엄마 덕분인지 나 또한 만만치 않은 깜빡증을 가졌다. 지갑을 잃어버리는 건 다반사요, 방금 산 책, 우산, 옷, 심지어 가방까지 잃어버리고 다니는 이 심각한 건!망!증!. 급기야 언니에게 "너는 왜 그렇게 엄마랑 똑 닮았냐!!"라는 핀잔을 듣는다. 어쩌면 먼훗날 알츠하이머병을 유발시킬 몹쓸 유전자가 우리사이에 존재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난다. 그리하여 엄마와 함께하는 건강한 뇌만들기 프로젝트 들어가신다!

 

 이 책의 저자 진카퍼는 CNN 의학전문기자로 이제 80세에 접어든다.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3배로 가중시키는 유전자를 타고났다는 그녀는 그러한 사정 때문에 노화성 기억력 쇠퇴와 알츠하이머병의 예방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예방하고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수집하여 이렇게 한권의 책으로 펴냈다. 책을 읽는 내내 방대한 연구자료를 보며 이것을 다 수집하는데 꽤나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이 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게다가 80세 할머니가 이런 책을 냈다는데 먼저 경의를 담아 박수를 보낸다.

 

 "우리는 알츠하이머병의 치료법을 발견했다. 그것은 예방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이 책에는 뇌를 건강하게 만드는 100가지 방법이 들어있다. 먼저 각 제목과 관련된 여러 전문가들의 연구와 통계, 쥐를 이용한 실험, 실제로 경험한 사람들의 사례 등을 통해 각 방법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그 밑에 생활의 기술이라는 제목으로 우리가 실천해야 하는 것들을 요약해 주고, 유용한 싸이트들을 제시해 주고 있다. 100가지라고 하니까 너무 많다고 느낄지도 모르는데 자세히 보면 서로 겹치는 부분도 많아 이 100가지를 효과적으로 정리해서 자신에게 맡게 설계해 활용하면 정말 유용할 것 같다. 맨뒤에는 종합 활용법이라고 하여 4장 반에 걸쳐 이 책을 전반적으로 요약하고 있는데, 시간이 없는 사람이라면 맨 뒷부분만 읽고 활용해도 좋을 듯 하다.

 이 책을 한문장으로 요약해 보자면, 뇌에 늘 새로운 자극을 주고, 뇌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고, 운동을 하고, 의사와 상담하라!고 말할 수 있다. 지극히 당연한 말같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실천하지 못하는 뇌건강을 위한 활동들의 세부사항을 알려주고 있기에 이 책을 잘 활용하여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뇌활성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는 행복한 노년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막연하고 추상적으로 들린다고 이 책을 읽는 것을 미뤄두지 말았으면 좋겠다. 2050년에 212만 7000명에 달할 것이라 전망되는 우리나라 치매환자의 수를 남의 얘기로만 흘려듣는다면 어느날 갑자기 가족중 누군가에게 닥친 치매의 소용돌이속에 온가족이 휩쓸려버릴지 모를 일이다. 나도 100가지중 지금 나의 현실에 가장 맞고 엄마와 함께할 수 있는 몇가지 방법을 골라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중이다. 일단은 동네 뒷산을 오르는 것, 함께 차를 마시고 더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부터 시작해서 뇌에 좋은 음식들을 꼼꼼히 체크해가며 야채나 과일위주의 식생활을 습관화하는 과정들을 밟아갈 생각이다. 시간 참 빠른것 같다. 지금당장 하지않고 막연한 미래로 우리 뇌를 돌보는 일을 미룬다면 너무 늦을 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 이 책을 읽어라!

 

(이 서평은 행복포럼 출판사에서 무료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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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 바쁜 일상에 치여 놓치고 있었던, 그러나 참으로 소중한 것들 46
정희재 지음 / 걷는나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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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체불명의 슬픔이 내 안에 또아리를 틀고 앉아 처절한 고통의 심연으로 나를 끌고 들어가는 날이 있다. 열심히 산 것 같은데, 쉬지도 않고 열심히 달려온 것 같은데 나란 존재가 아무것도 아닌 듯 느껴지는, 끝모를 비참에 처해 울다 지쳐 잠이 드는 그런 날이 있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꼭 집어 말할 수 없고, 내 마음의 상태를 어떤 단어들의 조합으로 토해내야 할지 조차 모른채 머릿 속이, 내 심장이 뒤엉켜 그대로 정지해 버릴때, 나는 내 모든 것을 내 팽겨쳐 버린다. 어떤 의지도, 노력도, 생각도, 몸뚱아리도 방 구석에 쳐박아버리고는 조용히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늘 읽고 싶었지만 너무 바빠서 읽기를 자꾸 미룰 수 밖에 없었던 책 "도시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를 집어들고 정희재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서문부터 마음이 뭉클하다. "당신, 참 애썼다. 사느라, 살아 내느라,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다." 이 말 한마디가 어찌나 위로가 되는지 하얀바탕에 검은 글자 위로 후두둑 떨어지는 눈물을 얼른 닦아내며 참 바보같은 나의 내면에게 씩~ 한번 웃어준다. 그리고 잠 못 드는 이 밤 소리내어 책을 낭독한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지은이 정희재님이 도시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운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도시에 살면서 누구나 맞닥뜨려야 하는 평범하다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며 경험하고, 만나고, 느끼고, 생각하고, 배우며 한걸음씩 나아가던 그녀 자신과 다른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혼자 밥 먹기, 택배 받기, 면접보기, 호의 받아들이기, 일하기, 나를 받아들이기, 나직이 읊조리기, 도시에서 사랑하기, 감사하기, 명절 보내기, 타인 이해하기, 내 집 마련하기, 공항 가기, 인생 배우기, 우정 쌓기, 이사하기, 버스 음악 듣기, 거짓말하기, 장보기, 대화 나누기, 더불어 살기, 살림 장만하기, 광장에서 생각하기, 행복해지기, 재테크하기, 편의점 가기, 서로 매혹되기, 고향 떠나기, 전화하기, 자기 소개하기, 부탁과 거절하기, 중독되기, 쉬어가기, 터미널에서 서성이기, 롯데월드 가기, 느끼기, 느리게 걷기, 춤추기, 정리하기, 출근하기, 마음 알아차리기, 나누기. 때로는 지은이 자신의 추억을 풀어놓고, 때로는 주변 지인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어머니나 선배등의 이야기, 세계 각국을 여행했었던 기억을 되살려 우리가 너무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문화가 다른 문화권 사람들에게는 이상하게 보일 수 있을 수도 있게구나 하는 새로운 시각도 제시하며 그녀만의 섬세하고, 진심을 듬뿍담은 탁월한 글솜씨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글을 읽으면서 라디오 디제이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 깨어있는 몇몇 영혼들만의 진지한 공감과 소통, 나눔의 장.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 누군가의 정성어린 사연들을 읽는 기분으로 그 짧막 짧막한 글을 읽어나가며 나도 모르게 내 안에 응어리진 슬픔들이 사라지고 묵직하게 나를 누르고 있던 무언가로부터 해방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자유로워지고 있었다. 같은 것을 경험하고, 같은 것을 바라보며, 같은 감정을 공유하는 것, 같은 것을 보지만, 다른 것을 느끼는 사람을 보며 '그럴수도 있겠구나' 인정하며 들어주는 것, 때로는 내 마음과 같음에 하나됨을 느끼고, 때로는 약간의 거리를 두고 함께 걸어가는 것. 그리하여 나만의 세계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삶에서 걸어나와 이 도시라는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누군가의 존재를 느끼게 하기에 내게 큰 위로가 되어준 책! 도시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이 시대를 좇아 달려가다 이제는 너무 지쳐버린 모든 영혼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서평은 걷는나무 출판사에서 무료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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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사랑한다 세트 - 전3권
김이령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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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보통을 넘어서는 재능을 좋아해. 학문도, 무예도, 역어도, 악기를 다루는 재주나 그림을 그리는 재주가 뛰어난 사람도 좋아하고, 외모가 특출한 사람도 좋아하지. 타고났든 노력해서 익혔든, 그들이 가진 탁월함을 사랑해."

 

 유행가 가사처럼 공주만 외로운 것은 아니다. 왕도 참 외로운 사람이다. 이 책은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외로웠던 한 왕에 관한 이야기이다. 탁월함을 사랑했고, 사랑의 왕이 되고 싶었던 그의 이름은 장, 초명은 원, 몽골 이름으로 이질부카, 고려의 시호는 충선이다.

 

 각 권마다 536페이지로 총 3권으로 이루어진 이 책 "왕은 사랑한다"는 그 두께만큼이나 다양한 캐릭터와 40년의 세월, 광할한 활동무대를 배경으로 인간의 복잡다단한 삶의 모습을 그리며 등장인물의 수만큼이나 풍성한 그들만의 사랑의 방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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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들고 싶은 고려는 시와 음악과 그림의 나라야.

그러려면 사랑하는 여자와 남자들이 아주 많아야 돼.

난 많이 사랑하라고 부추기는 왕이 될 거야.

말하자면 사랑의 왕이지......."

 

 이 소설의 주인공 3인방 원과 린과 산. 고려의 충렬왕과 원나라 공주인 왕비 사이에서 태어난 세자 원. 예쁘다는 이유로 그의 친우가 된 린, 고려 최고의 거부인 영인백의 딸 산. 이 세사람의 만남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탐관오리들의 극심한 횡포속에 고통받는 백성들을 보며 아버지와는 다른 왕이 되겠다던 세자 원은 린과 산을 만나 동무가 되기로 맹세를 한다. 세자를 밀어내고 린의 형인 왕전을 왕으로 세워 권력을 쥐려는 송인과 영인백의 음모를 몰래 엿들은 산과, 그런 산을 의심하여 그녀의 뒷조사를 하던 린은 송인의 음모로부터 세자를 구하는데 성공하게 되고, 일련의 자잘한 사건들로 서로를 사랑하게 된 린과 산. 동무인 린의 누이 단이 공녀로 잡혀가게 되었다는 걸 알고 원은 단과의 혼인으로 그녀가 공녀로 끌려가는 것은 막지만 뒤늦게 자신이 산을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지 못 할바에야 차라리 죽어버리겠다던 산은 아버지 영인백이 자신을 린의 형 왕산과 억지로 결혼시키려 하자 도망쳐 삼별초의 남은 무리들이 있는 곳으로 흘러들어가고 린과 산이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원은 종친과의 혼인을 금하는 법령을 내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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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았어. ... 그의 가장 가까운 벗 둘은 서로 닮았다.

진실성이 담긴 눈과 꾸밈없이 담백한 표정과 순수한 의기가.

제가 옳다고 생각한 일을 끝까지 관철시키고 싶어 하는 고집까지.

사랑스러운 것들. 너희의 그 맑고 깨끗한 얼굴 못지않게 고결한 품성을 사랑한다.

 더럽히려고 애써도 쉬이 더러워지지 않는 보석 같은 내면을.

나쁜 것들. 나를 고독하게 만들었어. 너희가 존중하고 아낀다는 나를,

너희를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나를, 이 세상에서 가장 외롭고 쓸쓸하게.

 

 사랑의 왕이 되겠다던 원이었지만 뒤늦게 깨달은 사랑과 자신만을 사랑할 거라 믿었던 두 벗의 서로를 향한 마음을 알고 질투하고, 배신감을 느끼고, 분노하고, 외로워하다 변해간다. 린과 산은 조금씩 변해가는 원과 함께 보다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고자 애쓰지만 원은 지독한 외로움에 자꾸 그들에게서 멀어져만 간다. 자신의 아버지를 밀어내고 왕이 된 원은 어머니의 죽음을 기회로 삼아 정적들을 처단한다. 아버지의 사람들을 모함하여 죽이고 아버지가 가장 아끼던 여자인 무비를 죽이는데 이 여자의 죽음으로 복수의 칼을 품은 남자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송인. 자신의 여자인 무비를 이용하여 왕을 조종하던 뛰어난 모사꾼 송인은 그녀의 죽음으로 원을 향한 복수의 칼을 간다. 점점 잔인해져만 가던 원. 그는 삼별초의 잔당들을 숨겨주었던 증거를 없앤다는 명분으로 자신의 감정과 욕망에 충실하여 산을 납치하고, 린을 몽둥이로 때려 어딘가로 데리고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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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를 마음속에서 지우지 않았어. 몸은 떨어져 있었지만 마음은 줄곧 이어져 있었어.

우리는, 린과 너 역시, 그런 벗인 거야.'

 

 궁의 밀실에 갇혀지내던 산과 대상에게 노예로 팔려간 린. 산을 갖고 싶어 밀실에 가두어 놓았지만 자꾸만 달아나려고만 하는 그녀를 보며 괴로워하는 원. 어느것 하나 진짜 사랑이 아닌 것은 없었다. 다만 사랑의 방식이 달랐을 뿐...... 자기만의 방식으로 서로를 사랑하며 지쳐가지만 결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그들. 결국 왕비 단과 단을 짝사랑 했던 왕의 호의무사 진관, 어려서부터 산의 대리역을 도맡아했던 여종 비연의 도움으로 산은 밀실에서 도망치고 삼별초의 잔당인 송화등과 함께 린을 찾아 대원제국의 사막을 헤메인다. 한편 여기저기 팔려다니던 린은 베키라는 노얀의 딸의 노비가 되고, 차기 원나라 황제후보인 카이샨을 만나 모종의 거래를 한다. 원의 호의무사였지만 원을 배신하고 산과 함께 있으라던 린의 명에 따라 산과 동행하게 된 장의는 그녀와 함께 린을 찾아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곳이라는 뜻의 타클라마칸 사막을 헤메인다. 이대로 죽는 건 아닌가하고 희망이 보이지 않던 사막 한가운데에서 멍청이를 외쳐대며 큰소리로 린을 부르던 산 앞에 기적적으로 나타난 롭상. 그의 인도로 국적과 언어가 다양하지만 함께 모여사는 사막의 공동체를 만나게 된 산. 서로가 없으면 살 수 없다는 그 사막의 아름다운 공동체와 이별하는 날 그곳의 어른인, 한때 무당이었던 보오초크와 점성술사였던 보올쿤으로부터 그곳으로 인도해준다는 작은 방울과 하늘의 지도를 선물로 받고 다시 대도로 돌아가라는 예지를 받은 산은 대도에서 린을 기다린다. 같은 곳에 있지만 여전히 엇갈리기만 하는 세사람...... 노예인 린을 사랑하여 산을 오해에 빠뜨렸던 베키, 린과의 거래때문에 원을 살려둔 카이샨, 산을 죽임으로 원에게 복수하려했던 송인 등 많은 사건이 있었지만 결국 세사람은 만나고 원은 두사람의 진심을 알고 그들을 보내준다. 훗날 린과 산의 아들인 소년과 원이 만나 안다의 의를 맺고 51세의 나이로 원이 죽으며 이야기는 끝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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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은 산과 알고 지내던 작가였던 여민에게 두 남자와 한 여인의 사랑이야기를 써오라고 시키고 매번 퇴짜를 놓는다. 12권의 서로 다른 결론을 담은 사랑이야기가 만들어졌지만 결국 그 어떤 것도 아닌 결말을 원은 스스로 만들어 낸다. 내 생각에 최선이라 여겨지는 해피엔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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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한마디로 정리가 안되는 많이 생각하게 하고, 울게 하고, 마음 졸이게 하게 하던 소설이 끝나고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소설인지 궁금해져서 찾아 본 고려왕조실록! 충렬왕, 장목왕후, 계국공주, 조비무고사건, 염복, 부다슈리, 무비, 합단 등등 간단하게 기록되어 있는 것이긴 하지만 실록에 있는 사건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다양한 주인공들과 사건들을 만들어내어 실제 역사를 한편의 아름답고 장대한 소설로 승화시킨 김이령작가! 와우~! 처녀작이 이정도면 앞으로의 작품들이 벌써부터 무지무지 기대가 된다. 자칫 지겨울 수 있는 고려사 속에 이렇게 재미있는 비밀들을 만들어 넣어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그녀의 무한한 상상력과 재능에 감탄해 마지 않는다. 최고로 재미있게 봤던 선덕여왕의 뒤를 이어도 될 듯하다. 이 책이 드라마로 나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이 서평은 파란 출판사에서 무료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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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의 여자들 - 인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나선 여자들의 속깊은 이야기 키친앤소울 시리즈 Kitchen & Soul series 2
황희연 지음 / 예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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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를 돌리다 가끔씩 만나는 미즈사랑광고에 참 눈길이 간다. 여우식당이라는 조그만한 식당에 찾아오는 고민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고민을 부드러운 미소로 위로해주는 여주인의 이야기를 담고있는데, 참 재밌으면서도 가슴 따뜻해지는, 정이 묻어나는 광고다. 이 광고 속 여우식당처럼 여자들의 이야기소리가 들려오는 곳이 있다. 카모메식당.

 

 "핀란드의 갈매기들은 덩치가 매우 크다. 비대한 몸뚱이로 선창가를 어기적거리는 그들은 어린 시절 내가 키웠던 고양이를 떠올리게 한다."라는 한 일본 여자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영화 카모메식당. 이 영화는 여주인공 사치에가 핀란드로 날아가 카모메(갈매기)라는 이름의, 일본인들이 집에서 편하게 먹는 오니기니를 파는 작은 식당을 열고 그곳 사람들과 마음을 열고 소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의 지은이 황희연씨는 실제 카모메 식당으로 날아가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한,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여자들과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는 욕망을 품고 핀란드로 날아간다. 이 여행에서 그녀는 사치에도, 카모메 식당에 모여 수다를 떨만한 여자들도 만나지 못했지만, 자신이 직접 사치에를 닮은 주방장이 되어 가상의 식당에서 자신과 비슷한 여자들을 만나는 멋진 계획을 세운다.  그렇게 만난게 된 사람들.......

 

 패션지 기자에서 한옥카페 주인이 된 첫번째 손님 나정원을 시작으로 전산실 프로그래머에서 다큐멘터리 감독이 된 정호현, SM엔터테인먼트 부장에서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이 된 이경원, 특수학교 교사에서 인디 뮤지션이 된 시와, 사진작가에서 가방쇼핑몰 사장이 된 이수진, 방송작가에서 세계를 유랑하는 여행가가 된 미노, 패션 디자이너에서 동화작가가 된 이반디, 영진위 국제팀 출판담당자에서 언어치료사가 된 양유정, 별별 직업을 거쳐 인류학 탐험가가 된 이민영, 이렇게 아홉명의 사람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잡지사 기자였다가 지금은 여행작가이자 영화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지은이의 글은 굉장히 편안하게 다가온다. 각 사람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진심을 읽을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지은이가 사람의 마음을 여는데 탁월한 재능을 가졌다는 것을 보여 주는 듯 하다. 진심은 통하는 법이니까...... 이 책은 다른 길을 찾아 떠났고 그 길 위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다. 그저 어느날 그동안 살아왔던 길을 벗어나 다른 길을 택했고 아직도 그 길에서 고민하고 꿈꾸면서, 그 길 위를 살아가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기에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하고, 용기를 얻고, 그녀들의 삶을 응원도 하면서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여전히 자신의 길 위에서 고민하며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는 나의 소중한 여자들, 언니, 여동생, 친구들에게 이 책을 꼭꼭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이 서평은 예담출판사에서 무료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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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정의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0
글로리아 웰런 지음, 범경화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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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스민혁명에서 시작하여 몇일전 신문의 일면을 장식했던 독재자 카다피의 비참한 최후까지......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화를 이룩하려는 움직임이 최근에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여전히 아랍 전역으로 확산되어가고 있는 민주화에의 열망에 마음으로 나마 열렬한 응원을 보내는 것은 이것이 비단 남의 나라의 일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바로 얼마전 우리나라에서 우리의 부모님들이 겪어야했고, 아직도 청산되어야 할 그 비극의 잔재가 대한민국 구석구석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동안이 고독"을 통해 남미에서 자행되었던 비극을, 조정래의 장편소설 "태백산맥"을 통해 대한민국의 비극을, 알라 알아스와니의 "야쿠비안 빌딩"을 통해 이집트사회의 비극의 단면을 들여다 본 적이 있다. 시간도 장소도 다르지만 독재에 저항하고 진정한 자유와 정의를 찾기 위해 소리도 없이 사라져간 그 사람들을 잊지말아야 함은 그들의 피흘림위에 지금의 민주주의가 싹텄고, 우리는 그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기위해 더욱 진정한 민주주의를 향해 경주해야하기 때문이다. 여기, 독재정권하에서 투쟁하다 사라져간 또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이 책은 아르헨티나에서 1979년부터 1983년까지 일어났던 "추악한 전쟁"이라 불리는 군부 정권의 인권 탄압 사건을 배경으로 한 중산층 가정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지은이 글로리아 웰런은 제 3세계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많이 쓰고 있는 미 소설가로 한국어판 서문에 아르헨티나처럼 탄압을 받았고, 자유와 독립을 위해 싸운 한국인들의 투쟁을 존경한다고 말하고 있다. 제3세계를 향한 그녀의 관심에, 그리고 대한민국을 향한 그녀의 애정에 참 고맙다.

 1977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의사인 아버지와 시를 쓰시는 어머니 밑에서 중산층가정의 자녀로 부족함 없이 대학을 다니던 실비아와, 에두아르도 남매. 독재정부에 반대하다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가는 실종자들이 점점 늘어났지만 실비아네 가족은 방관만 한다. 그러다 에두아르도가 존경하는 교수님이 헌병들에게 붙잡혀가고 그때부터 에두아르도는 반정부활동에 참여하게 되고, 결국 헌병에게 붙잡혀가 갖은 고문을 당한다. 이 책은 에두아르도가 붙잡혀간 시점을 시작으로 동생 실비아가 오빠에게 보내는 편지와 오빠가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를 번갈아 보여주는 형식을 통해 당시의 상황을 보여준다. 서로를 향해 사랑하는 마음을 듬뿍 담아 함께 있을 때는 미처 말하지 못했던 자신의 속마음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당시에 있었던 정부군의 탄압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고 숨을 죽이고 있던 그녀의 가족들이 에두아르도의 일을 시작으로 점차 용기를 내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데 깊은 인상을 받았다.

 

 처음에 반정부활동을 하는 아들을 말렸던 아버지였지만 안전한 스페인으로 옮기고 난 후에는 끈질기게 정치범 석방을 위한 편지를 쓰는 아버지와, 저항시를 계속 써왔지만 열쇠로 꼭꼭 잠궈 서랍장 깊숙히 넣어놓다가 안전한 장소로 이주하자 출판하는 어머니,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애써 눈을 감아왔지만 사랑하는 오빠가 잡혀가지 목숨을 건 용기를 낸 실비아. 정의를 위해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오빠, 이 가족의 모습을 통해 가정을 먼저 지키려는 부모님의 마음과 정의를 추구하는 청년의 열정, 적진을 향해 온 몸을 던져서라도 오빠를 구해내려했던 그녀의 사랑, 이처럼 각자의 방식으로 투쟁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나의 투쟁은 어떤 모습일까에 대해 생각해본다. 어찌됐든 각자의 방식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에 의해 민주화는 이루어지는것이리라.

 

 나는 아르헨티나를 열정이 가득한 탱고의 나라, 화려한 개인기의 소유자 메시의 나라로 기억한다. 그런데 이제 이 책을 통해 한가지를 더하고 싶다. 우리와 비슷한 아픔을 간직한 나라, '실종자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사람들에 의해 불사조처럼 영원히 사는 나라라고......  

 

(이 책은 내인생의책 출판사에서 무료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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