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서툰 사람들
박광수 지음 / 갤리온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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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자신만만 하고, 늘 쾌활하고, 늘 말이 많고, 늘 웃음짓는다.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고 싶고, 웃게 해 주고 싶다.  이 세상에 정말 없어서는 안되는 사람. 정말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다. 누구보다 사랑받고 싶다. 하지만, 스스로를 사랑할 수 없는 사람. 가장 나약하며, 우울하고, 매일 매일 괜한 눈물을 쏟아내는 사람. 그런 사람이 바로 나다. 나만의 동굴 속에서 산지도 벌써 몇 해가 지났다. 그동안 친구도, 스승도, 세상과도 담을 쌓았다. 아직은 스스로 서있지 못할만큼 너무도 나약해서 그들에게 아무것도 해 줄것이 없기에..... 언제부턴가 그 누구도 의지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다만, 사랑하기로...... 그리고 누군가에게 의지가 되어주고, 힘이 되어주고, 사랑해 줄 수 있을 때, 그 때 이 동굴에서 나가리라 돌처럼 단단한 결심을 했다. 저 옛날 단군신화에 나오는 마늘의 영험함이 나를 뜨거운 심장을 가진 진짜 완벽한 인간으로 거듭나게 하기를 기대하며 매일 마늘을 먹으며 하루 하루를 버텨낸다. 완!벽!한!인!간!이 되도록!! 

 요런 나에게 불쑥불쑥 찾아오는 외로움은 수많은 눈물로도 씻겨지지가 않는다. 장대같은 비가 쏟아지는 날 하염없이 맞았던 빗물도, 어느 무덥던날 창문으로 불어오던 한줄기 바람도, 초록빛이 무성한 정원도, 나비의 날개짓도, 새들의 지저귐도 어느것 하나 위로가 되지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이 책이 나에게 왔다. "참 서툰 사람들" 책 평가란에 쓰는 별점 다섯개가 너무 모자라게 느껴진다. 별 열다섯개는 주고 싶을 만큼 너무 위로가 된다. 아~ 다들 그렇게 서툴게 서툴게 사랑하며, 배우며, 살아가는구나~! 

 우체통이 빨간 것은 그 안에 넣은 내 편지들을 읽어서다. 
 우체통은 내 편지를 읽고 나 만큼이나 부끄러웠나 보다 얼굴이 빨개졌다.(40p)

 문득 문득 편지가 쓰고 싶어진다. 하지만 막상 써놓고 읽어보면 모든게 부족하고 부끄럽다. 그래서 보내지 못한 편지들..... 내 마음만 전해 달라고 하나님에게 태워보낸다. 그 때 그 불꽃도 우체통마냥, 내 마음마냥 붉었는데...... 

 박광수, 사실 이 사람에 대해 별로 아는게 없다. (광수생각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제대로 읽어본적이 한번도 없었기에.....) 내 삶의 두배 가까이를 살아온 그이지만 어쩜이리도 내 생각과 비슷한게 많은지...... 친구라는 거 역시 나이 따윈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 같다. 비슷한 생각을 하고, 나랑 정말 비슷하게 왼손으로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너무 좋은 친구가 생긴거 같아 너무 행복해진다. 게다가 나랑 같은 대문자 트리플 B형이다!!

 "누군가를 심판하는 일을 사람에게 맡긴 것은 기계에는 없는 경험과 따뜻함, 정의로움이 사람에게는 있기 때문이다."(121p) 이 말이 내 마음에 깊이 깊이 새겨지길 바라며, 일단은 내 동굴 벽에다 새겨놓는다. 경험,따뜻함, 정의로움~! 앞으로의 내 삶에 귀중한 지침이 될 것 같다. 이 책 속에는 박광수 본인의 서툴었던, 앞으로도 서툴게, 그렇게 살아갈 그의 소소한 일상들이 담겨있다. 그의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생각들이 녹아있는 만큼, 나처럼 서툰 사람들이라면 정말 많은 위로와 공감이 될 것이다. 

 "서툰 이들이여, 서툰 지금을 창피해할 필요 없다. 아니, 후일에는 절대 다시 느낄 수 없는 그 느낌을 지금 충분히 만끽하기를 바란다."(267p)  그래~! 어짜피 인간은 인간이라서 결코 완벽해 질 수 없는걸...... 그냥 서툴게 서툴게 살아가련다. 지금 이순간들을 충분히 느끼고, 사랑하며!! 실패, 좌절감, 외로움, 고독 따위의 감정들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때면 이 참 서툰 친구를 찾아서 마음을 나누리~ 그리고 마음껏 서툰짓을 저지르리라~! 서투르니까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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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사랑한 파리 - 어느 낭만주의 지식인의 파리 문화 산책
이중수 지음 / 샘터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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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의 열기가 봄의 영역들을 조금씩 조금씩 밀어내고 있는 요즘. 이 마지막 봄날을 즐기기 위해 나는 파리로 떠난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저 점심식사 후에 즐기는 오후의 여유로움과  이 책 ’그녀가 사랑한 파리’ 한 권이면 충분하다. 참,  이제 막 프린트에서 나온 따끈따끈한 파리 지도 한장도 챙겨든다.(책안에는 아쉽게도 파리 지도가 없다.) 이제 여행을 떠날 준비는 마쳤다. 초록빛이 무성한, 봄으로 가득한 공원 한 켠에 자리를 잡는다.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 뒤 조심스레 책장을 한장씩 넘기며 파리 여행을 시작한다.

 잠깐! 이번 여행에서 중요한건 목적지만이 아니다. 함께하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 여행은 전혀 다른 색깔로 반짝이니까! 이중수. 그는 시인이다. 시의 언어로 말하고, 철학자처럼 생각하고, 화가처럼 그림문자로 이야기하며,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을 줄 아는 남자다. 그의 빛깔은 파리를 닮은 회색빛이다! 그의 말처럼 모든것을 포용하는 회색! 혼자만의 여행이 외롭지 않게 그림자처럼 함께 해 주고, 한낮의 더운 열기에 지치지 말라고 그늘을 주는 회색빛이다. 곧 파리로 돌아올 파리를 사랑한 아내에게 들려줄 이야기들이지만 6월의 어느 일주일 동안만은 내게도 그 이야기를 나누어 준다. 이제 진짜 파리로 떠날 시간이다! 슝슝~~!!

  전 세계 지성의 산실이라는 생제르맹데프레에서 카페 레되마고에 들러 그 옛날 헤밍웨이가 앉았던 자리를 바라보며 차 한잔을 마신다. 그리곤 오르세 미술관으로 가 인상파 화가들을 만난다. 내가 좋아하는 화가 피카소와 르누아르의 작품도 보인다. 내 방에  ’피아노 치는 소녀’가 걸려있어 매일 보기에 더욱 반갑다. 이번 여행의 안내자로부터 인상주의의 ’인상’이란 말이 별로 좋지 않은 뜻으로 쓰였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여러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전시장을 빠져나와 레스토랑 창가에 앉아 그의 그림 속 창 밖 풍경을 바라본다. 

 센강! 어릴적 즐겨보던 만화 ’세느강의 별’에서만 봤던 그 센 강변을 거닐며 가장 마음에 드는 시몬 드 보부아르 구름다리를 건너본다.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사랑이야기가 못내 안타깝다. 이번엔 몽마르트 언덕!  내 방에 걸린 에펠탑과 개선문 그림엔 이 언덕에서 그림을 그리던, 어쩌면 지금도 그리고 있을 어느 화가의 이름이 서명되어 있다. (언니가 파리여행을 다녀오며 이 몽마르뜨에서 사다 준 것이다.) 이번엔 팡테옹으로 가 루소, 볼테르, 빅토르 위고, 에밀 졸라, 뒤마 등의 영혼을 만난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작가들!! 그들은 죽어서 이곳 묘지에 잠들어 있지만 그들의 영혼은 내 속에서 영원히 살아가리라.

 페르라세즈 묘지! 파리코뮌 당시 ’피의 일주일’동안 정부군의 총탄에 맞아 죽어갔을 코뮌 전사들이 평안이 잠들길 조용히 빌어본다. 개선문을 바라보며 나폴레옹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는 전쟁에서만 승리한게 아니었구나.... 파리 곳곳에 이루어놓은 그의 아름다운 작품들을 보니 그는 예술면에서도 영웅이었다. 노트르담 성당과 요한23세 정원을 둘러보고 드디어 루브르로 간다. 몽상가들이란 영화속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9분45초라는 세계기록을 깨기위해 이 루브르를 가로질러 얼마나 사정없이 달렸던가! 나도 꼭 그들의 기록에 도전해 보리라 꿈꿔왔지만 잠시 그 꿈은 접어두고 천천히 루브르의 이야기를 듣기로 한다. 

 놀이공원입구같이 예쁜 파리 시청사 건물을 지나 피카소 미술관, 조르주 퐁피두 센터를 구경하고 엄청 고급스럽고 화려한, 금박을 입힌 돔 성당에 들어가 성가대의 아름다운 찬양소리를 듣는다. 밤이 됐다. 불이 켜진 에펠탑의 아름다운 조형미를 감상하고는 평화의 벽으로 가 ’평화’라고 씌여진 한글을 발견하고 빙긋 미소를 지어본다. 프랑스 혁명의 상징인 바스티유 감옥을 지나, 우리가 그렇게 노래를 부르던 ’오 상젤리제~’의 아름다운 거리를 지나, 콩코르드 광장으로 간다. ’람세스’라는 소설에서 읽었던 그 오벨리스크가 바로 여기있다. 와우~ 정말 대단하다. 이집트에서 여기까지 옮겨오느라 4년이 걸렸다고 하니 그것 참.....

 이제 이 여행도 거의 막바지다. 세자르의 묘지에서 세자르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각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자니 오늘 오후엔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장마가 시작됐다) 그래서 이제 실내 위주로 케브랑리 박물관, 프랑스 국립 도서관, 장 누벨이 설계한 아랍 세계 연구소를 거쳐 기메 박물관으로 가  파리 속의 한국을 만난다. 중학교때 주관식 단골 정답으로 출제되었던 그 유명한 책!! ’직지심체요절’이 이곳에 있다. 아~! 주머니에 담아오고 싶다. 굵은 빗줄기가 조금 잦아들자 가랑비를 맞으며 볼로뉴 숲을 걷는다. 나름 운치가 있다. 서울시와 파리 시 자매결연 10주년을 기념하여 조성된 ’서울정원’을 거닐며 이 ’국제적 우정’에 뿌듯해 한다. 초록빛과 푸른빛이 어우러진 볼로뉴 숲의 호숫가에서 정명훈이 지휘한 구스타프 말러의 제1번 교향곡 <거인>을 들으며 조용히 눈을 감는다. 톡톡~! 떨어지는 빗방울이 호수의 품에 풍덩 안긴다. 이제 여행이 끝났다.

 감성적인 목소리의 시인과 함께라서 더욱 즐거웠던 여행이었다. 두근두근. 이를 어쩌나, 지금 막 파리와 사랑에 빠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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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이 내 몸을 망친다 - 국가대표 주치의 나영무 박사의 대국민 운동 처방전
나영무 지음 / 담소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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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 몸무게가 부쩍 늘어 안하던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예전에는 땀을 뻘뻘흘리며 엄청난 고통을 인내하며, 운동한 다음에 찾아오는 쾌감이 좋아 무지 열심히 운동을 했는데 요즘에는 공부한다고 계속 앉아만 있었더니 살도 찌고 몸이 영 무거워졌다. 그래서 다시 운동을 하기로 결심을 하고 새벽에 일어나 한시간씩 뒷산에도 올라가고 요가도 하고 나름 열심히 운동을 했더니 일주일만에 생활패턴이 깨져버렸다. 너무 피곤해서 잠이 쏟아지고 입가는 내 몸이 피곤하다는 증거로  바이러스성 세균감염까지 나타나서 몇 일째 운동한 티를 내고 있다.  이러고 있을 때에 이 책 "운동이 내 몸을 망친다."가 내 눈에 들어왔다. 마침 운동으로 몸을 망치고 쉬고 있던터라 옳거니 하고 열심히 읽어내려갔다.

 2002월드컵 국가대표들! 내가 목이터져라 응원했던, 4강전 하러 광주에 왔을 때는 얼굴한번 본다고 온 시내를 쑤시고 다녔던 그 사랑해 마지 않던 분들! 이 책의 저자 나영무 박사님이 바로 2002월드컵 국가대표 주치의셨단다. 그리고 요즘 키스엔 크라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또한번 피겨스케이트로 내 마음에 감동을 주는 우리의~ 대한민국의~ 김연아 선수도 이분에게 도움을 받았단다. 이것만으로도 더 말이 필요없는 나영무 박사님께서는 재활치료 전문의답게 이 책을 통해 잘못된 운동상식을 개선하는 것 부터 올바른 운동법, 운동후의 통증해소방법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주신다.

 총 4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에서는 내 몸을 망치는 운동이나 생활습관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운동상식들을 짚어주면서 잘못된 운동으로 생기는 여러가지 질환들을 소상해 설명 해 준다. 나처럼 무작정 운동에 덤벼들고 아프면 더 세게 운동해서 더 큰 고통으로 아픔을 무마시키며, 참고 또 참아내며 이 악물고 운동하는 사람들은 엄청나게 공감할 것이다. 1부를 읽는동안 내내 다 내 얘기 같아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2부에서는 올바른 운동법을 때과, 방법과, 지속시간, 물섭취, 식사, 휴식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챙겨주시며 운동을 하는 목적별로(다이어트, 근력강화, 노화방지) 빈도, 시간, 강도, 종류를 자세히 알려주신다. 책 전반적으로 컬러풀한 사진들을 이용하여 운동의 자세를 잘 보여주고 있어서 따라하기도 쉽다. 3부에서는 나에게 맞는 운동 찾기라는 소제로 걷기, 조깅, 등산, 자전거, 수영, 피트니스 트레이닝, 요가, 에어로빅, 축구, 골프, 테니스, 스키와 스노보드, 인라인 스케이트까지 각 운동의 특징과 효과 적당한 운동시간들, 각 운동을 하고 나서 오는 통증을 예방하고 해소하는 법이 나와있다. 마지막 4부에서는 운동후 통증을 해소하는 법으로 자가 마사지나 신체 각 부위별 통증해소를 위한 건강관리 운동법을 그 동작 하나 하나 사진으로 자세히 가르쳐 준다. 마지막 부록에서 내 몸 자가 진단 표(생활관리, 생체리듬, 스트레스, 기초체력, 자세)가 있는데 나는 생체리듬 평가에서 너무 점수가 안좋게 나와서 깜짝 놀랐다. 그동안 자신도 미처 몰랐던 스스로의 건강을 평가하는데 꽤나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칭으로 마무리~!

 그동안 대충~ "운동하기 전에 준비운동해라" 이런걸 알고 있기는 했지만 싹 무시하고, 하고 싶은대로 마음대로 운동했던게 내 몸에 얼마나 큰 손상을 주었을지 내 몸에게 너무 미안해 진다. 이 책을 덮으며 새로운 운동계획을 짜본다. 준비운동부터 가벼운 스트레칭, 본 운동, 정리운동, 스트레칭 순으로~ 건강한 내 몸을 위해 꼼꼼해 챙겨가며 운동을 해야지 싶다. 여러가지 종류의 운동들을 소개하고 있어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골라서 그대로 하다보면 몸이 조금씩 조금씩 건강해 질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빠, 엄마, 언니가 자꾸 생각나는게 온가족이 다 함께 읽고 함께 운동하면 참 좋을 것 같다. 요즘 피트니스센터에 다니는 언니에게, 허리가 좋지 않으신 아빠에게. 무릎관절이 약하신 엄마에게 권한다. 유기농 음식들을 챙겨먹으며 건강에 유의하고 있는 현대인들! 운동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건강한 미래를 위하여 제대로! 올바로 운동하고 싶어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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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아시아 모멘텀 - 아시아는 세계의 미래이자 한국의 미래다
장대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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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달 전에 읽은 문예계간지 ASIA 2011년 봄호에서 안중근 선생님의 동양평화론이라는 글을 읽었다. 이번 "AISA는 아시아는 아시아를 어떻게 고민해 왔나?"라는 주제로 엮어져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동양의 미래를 걱정하시는 안중근 선생님의 마음이 듬뿍 담긴 '동양평화론'에 마음이 갔다. 안중근 선생님은 말씀하신다. "어찌 경계하고 탄식하지 않을 것인가!"라고..... 그 때부터였는지 아니면 일본에 불어닥친 쓰나미와 원자로문제 때문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어쨌든 그 모든 것들이 결합하여 나로 하여금 아시아에 대해 고민하도록 만들었다.
 
 아시아가 하나로 뭉치긴 뭉쳐야 하는데 도대체 나는 아시아가 하나되는데 어떻게 힘을 보탤것인가? 무엇을 고민해야하고 또 무엇을 해야하는가?, 결론은 '알아야 한다.'였다. 뭘 알아야 고민을 하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닌가. 그래서 지도를 보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아시아인지 찾아보는 것을 시작으로  아시아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는데, 이 책 '원아시아 모멘텀'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이 책은 매일경제신문사 회장인 장대환님이 쓴 책으로 잘 쓰여진 보고서 같은 느낌을 준다. 책내지의 질감도 좋고 여러가지 컬러풀한 지도며 도표, 그래프 등을 이용하여 통계치들을 한눈에 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저자가 원아시아의 '입문서'를 염두해 두고 쓴 만큼 아시아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나에게 더없이 좋은 책이었다. 총 5개의 Part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번째는 700여 년 전 이미 몽골의 칭기즈칸이 이루어낸 원아시아를 20세기 들어 아시아의 지식인들이 적극 검토하여 아시아 통합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이제는 아시아가 대세라며 빠르게 성장해 나갈 아시아의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두번째는 경제, 안보, 문화 복합공동체로서의 원아시아의 개념과, 인종, 지리, 문화권 별로 아시아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경제, 정치, 종교, 언어, 화폐등의 다양성과 공동가치, 마지막으로 원아시아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 것인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준다. 세번째는 '세계를 리드하는 원 아시아'라는 소제로 EU를 벤치마킹한 '원 아시아' 시나리오를 포함하고 있다. 네번째는 '여러 측면에서 바라 본 원 아시아'로 경제, 안보, 문화, 지식네트워크, 생산네트워크, 물류 네트워크의 측면에서 현재 아시아의 상황을 이야기 하고 있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한숨이 나왔다. 원아시아를 향한 꿈을 원대하게 품고 있긴 하지만 이건 정말 그저 꿈에 불과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북문제도 그렇고 원아시아를 구축하기 위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한중일의 통합도 그렇고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기만 했다. 그래도 이왕 읽은 김에 한숨을 내쉬면서도 마지막 다섯번째 Part도 마저 읽었다. 다섯번째 '원 아시아 액션플랜'에는 원 아시아 실현의 걸림돌 즉, 과거사 문제, 경제격차, 북한 문제 등을 제시하고 원아시아 구축을 위해 한중일의 화합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구체적 원아시아 액션플랜으로 '원 아시아 스탠더드 구축', '아시아연합통계처 창설', '표준화로 각국 교류 활성화', '초광역경제권 활성화', '아시안 프리패스 카드 만들기', '아시아 금융협력 확대', '아시아 역내 공동투자 펀드', '에너지 공조 체제 확립', '리더십 프로그램 미래인재 양성', 등을 들고 있다. 마지막까지 읽으니 그래도 좀 꿈이 실현될 수도 있다는 일말의 희망이 보였다. 일단 눈앞에 해야할 구체적 목표가 보이니 조금 안심이 된다. 

 저자는 경제공동체. 집단안보체제의 필요성을 깨닫는 것, 그리하여 행동으로 옮겨야 할 동기를 발견한 심리상태가 '모멘텀'이라고 말한다. 모멘텀 전략으로 ('무조건 잔걸음으로 잘게 쪼게서 가라'는 표토르 카진스키의 충고처럼) 우리도 천천히 한걸음씩 원아시아를 향해 전진해야한다. 지금부터 조금씩 해 나가야 할 원아시아를 향한 꿈이, 아시아의 미래가 너무 기대가 된다. 지금은 한숨만 나오고 너무 막막해 보이지만 잔걸음으로 걷다보면 언젠가 아시아가 하나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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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 칸타타 - 작은 나뭇잎 프레디의 여행
레오 버스카글리아 지음, 조병준 옮김, 천은실 그림 / 샘터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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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프링 칸타타! 길이가 내 한뼘 정도밖에 안되는 작은 일기장처럼 생긴 책이다. 크리스마스에 흔히 볼 수 있는 멜로디카드 처럼 왠지 책을 열면 봄의 노래들이 흘러나올 것만 같다. 책은 온 정신을 집중해서 읽는 편이라 버스에서는 안 읽는데 이 예쁜 책이 자꾸 나에게 읽어달라고 보채는 바람에 펼쳐들었다가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다 읽어버렸다. 그만큼 길이가 짧지만 그 내용은 그냥 휙 읽어 제낄만큼 간단치가 않기에 집에와서 또 읽고 몇일 뒤에 다시 읽었다. 

 대략 65페이지 정도에 예쁜 삽화들이 많이 그려져있고 글씨는 조금씩 밖에 없어서 어른, 아이 할것 없이 읽기 편하면서도 읽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다른 색깔의 감동을 안겨다 줄 것이다. 번역서라서 앞부분 약 30장은 한글로, 그 뒤를 이어 10장은 영어 원문으로 되어 있고 마지막 25장 정도는 free note로 예쁜 편지지처럼 생겼는데 너무 맘에 들었다. 어느 해의 일기장으로 써도 좋을 거 같고, 편지를 써서 누군가에게 선물해도 참 좋을거 같다.  

 이 책의 지은이는 레오 버스카글리아로 교육학 교수였는데 학생의 자살 사건으로 교직을 그만두고 ’러브 클래스’라는 사회 교육기관을 열었다고 한다. 학생의 자살! 그에게 이 사건이 얼마나 큰 충격이었을지 상상이 안 가지만 그의 삶을 변화시킨 만큼 큰 충격이었음에 틀림없다. 
 이 책의 서문에 나오는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상실의 아픔을 겪어야 했던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그리고 그런 일이 왜 일어났는지 설명할 길을 찾을 수 없었던 어른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라는 문구에서 왠지 죽은 아이에게 하지 못한 말, 남겨진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말, 무엇보다 제자의 죽음때문에 큰 상처를 받은 자신을 위해 쓴 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프레디~! 이 책의 주인공은 봄에 태어난 싱그러운 나뭇잎이다. 프레디의 옆에는 알프레드, 벤, 클레어라는 친구가 있고, 베스트 프랜드 다니엘도 있다. 그들은 함께 햇살을 즐기는 법과 춤추는 법, 빗물에 몸을 씻는 법들을 배우며 자란다.



 여름은 프레디와 그의 친구들에게 가장 행복한 계절이다. 다니엘로부터 프레디는 삶의 의미도 배우게 된다. 그건 바로 "다른 이들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 사람들에게 그늘과, 시원한 바람과, 놀이터를 제공하면서 프레디는 스스로도 행복함을 느낀다.



그리고 가을. 처음엔 같은 초록빛이었지만 삶의 방식에 따라 여러가지 자기만의 빛깔로 성장한 친구들의 모습을 보게된다. 그리고 처음으로 이별의 아픔을 경험하게 되고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마침내 겨울, 모두가 떠나고 홀로 남았던 프레디도 서서히 땅으로 떨어져 내리며 자기가 붙어있던 나무 전체의 모습을 비로소 보게된다. 그리고 자기는 죽지만 그 나무는 오래오래 살아가리라 생각하며 편안히 눈을 감는다. 자신이 그 거대한 생명체의 일부였음을 자랑스러워하며....



 프레디는 상상도 못했을테지만, 세상에 또다시 봄이 찾아왔다. 프레디의 몸도 거름이 되어 그 봄을 살아가는 생명들의 일부가 되었다. 

 작은 나뭇잎 프레디의 일생을 통해 우리는 우리 삶의 의미 또한 발견하게 된다. 프레디가 나고 자란 나무처럼 우리의 삶도 하나의 유기체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누군가 아프면 나도 아프고 누군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해진다. 우리는 우리가 속해있는 공동체와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로 얽혀있기에 기쁨도 슬픔도 함께 나누며 살아가야하는 것이다. 삶의 의미를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상실의 아픔으로 슬퍼하는 이들이게 이 봄의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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