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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 짧지만 우아하게 46억 년을 말하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이상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7년 7월
평점 :
모든 교양은 역사에서 시작되었다.
그런데 그 역사는 항상 승자의 편이었기에 패자에 관한 이야기와
그 뒤에 밟히고 억눌린 민초들의 이야기는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사실 대부분의 역사는 그들에 의해 움직이고 변화되고 있음에도 말이다.
저자는 이러한 역사의 뒷면들을 살펴보러 애를 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
이면의 것들의 의미와 그 진실에 접근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다.
"발명에 관한 일을 쓴다는 것은 똥 같은 일이다"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다. 어떤 의미에서 이런 말을 했을까? 라는 의문에 계속
책을 읽어 나갔다. 같은 챕터를 세번을 읽었다. 그제서야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됐다.
그 수없이 많은 발명과 발전들이 결국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지는 못한다라는
의미이다. 비록 편해지고 수월해지긴 했지만 그것이 우리의 행복을 말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불을 사용하게 되면서 짐승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 그들을 공격하고 죽이기 위한 살상의 무기들이 발견하게 되고
점점 더 정교해져가고 이제는 미처 우리가 생각지도 못하는 것들이 발명되어진다.
그 결과 구글의 철학자 Ray Kurzweil의 말처럼 기술의 특이점(technological singularity)의
순간이 오게 된 것이다. 우리가 기술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우리를 지배하는
그런 시기 말이다. 마치 매트릭스에서 등장하는 그런 모습들 말이다. 슈퍼지능을 독자적으로
제작할 능력을 가춘 인공지능이 등장하게 될것이며 그 슈퍼지능은 다시금 훨씬 더 뛰어난
슈퍼지능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로인해 결국 인간이 기계에 지배를 받게되는 문명이 오게
될것이다라는 흥미로운 주장이다. 이러한 현실을 부축이는 실리콘 밸리의 신조가 바로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은 모두 좋은 것이다."이다.
이제 우리는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를 극복하기 직전이며 마치 인류가 네안데르탈인을
무시하듯 바라보는 시선으로 똑같이 우리를 바라볼 존재가 나타 날 것이다.
우리 예전의 세대들이 감히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는 작금의 현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과 한참이 지난 후 그런 우리를 마치 한심하다는 듯한
모습으로 보게 될 우리의 후손 세대들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그러면서 저자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을 소개한다.
무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관조적 표현이 4번이나 나오는 그 시를 말이다.
그렇다. 우리에게는 분명 꿈이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는 그 꿈을 위해 산다.
비록 세계사의 한 면을 장식하는 화려한 삶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꿈을 위해 산다.
시간은 흐를 것이고 그 흐르는 시간 만큼의 역사는 분명 어딘가에서 만들어 질 것이다.
다만 우리는 그 순간을 살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역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