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것들의 수집가
루스 호건 지음, 김지원 옮김 / 레드박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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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별다르게 느껴지지 않는 물건이지만 그 주인에게는 특별함을 가진 물건이 있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최고의 화제작이란 루스 호건의 '잃어버린 것들의 수집가'.... 소중한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이 가진 제목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 선택한 책이다.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던 로라는 우연히 가정부 겸 개인비서를 구하는 구인광고를 보고 노년의 단편소설 작가 앤서니의 집에 거주하게 된다. 결혼식 날이 장례식 날이 된 이미 오래 전에 죽은 연인 테레즈를 잊지 않고 살고 있던 앤서니는 편안한 죽음을 맞는다. 앤서니는 자신의 모든 것을 로라에게 상속하며 테레즈의 첫 영서체 메달을 잃어버린 그가 오랜 시간을 두고 오다가다 주운 것들의 주인을 찾아주기를 바란다는 유언을 남긴다.


앤서니가 남긴 것들을 놓고 불안하고 고민에 빠진 로라의 이야기와 40년 전 1974년 과거의 여인 유니스의 이야기가 교대로 스토리를 풀어가고 있다. 유니스 역시 저명한 출판인과 일할 직원을 구하는 광고를 보고 찰스 브램웰 부록클리 일명 바머란 남자의 집에 취업을 한다.


유니스가 밝은 성격의 인물이라면 로라는 넉넉하지 않은 살림이지만 딸만은 반듯하고 예쁘게 키우는 부모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또래 친구들과의 거리감이 느껴지는 현실 앞에서 좌절하며 살다가 나이 많고 재력을 가진 남자와 결혼했지만 남편의 외도로 이혼한 로라가 가진 고통과 상실감이 큰 인물이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다소 지적능력이 떨어지는 열아홉 살의 아가씨 선샤인, 구개열로 인해 자신감이 부족한 정원사 프레디와 함께 저택에 떠돌고 있는 불안한 요소의 실체를 직면하며 타인에게 소중한 물건들이 가진 시간의 추억을 풀어낸다.


너무나 소중한 사람을 어이없게 잃어버린 안타까운 결말이 유니스와 로라의 만나게 하지만 이마저도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게 느껴지는 동화 같다. 미래를 위해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내 곁에 이 시간을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소중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새삼 느끼게 되며 단추 하나, 장갑 하나, 어린이용 우산 등 앤서니가 줍게 되는 것들에 대한 짧은 단편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여 즐겁게 다가온다.


아름다운 정원을 둘러싼 사랑과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담긴 것들이 가진 소중함이 느껴지는 이야기는 읽는 동안 마음을 따뜻해짐을 느낀다. 올 한 해 동안 이만큼 멋진 책이 또 나올 리 없다고 장담한다는 글귀처럼 따뜻하고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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