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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가 태어나던 날 궁궐 사람들은 무얼 했을까 똑똑한 학교 역사반 1
김경화 글, 구세진 그림 / 살림어린이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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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가 태어나던 날 궁궐 사람들은 무얼 했을까?

그러고보니 꽤 궁금한 주제가 아닐 수 없다.

뭐 출산 준비를 했겠지. 간단히 짚어넘길수는 있지만, 나랏님이라 떠받들던 임금의 자식이니, 왕자의 탄생은 나라의 경사나 다름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일반 가정에서 아이 태어나던 것보다는 좀더 많은 사람들이 분주히 준비를 하였을 그 이야기가, 예전에는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그 이야기가, 질문으로 던져지니 갑자기 궁금해졌다.



게다가 어린이들이 보기 쉽고 이해하기 좋게 그림으로 그려져 있어서 글도 글이지만, 하나하나의 그림을 짚어보고, 무얼 하는 장면인가 생각해보는 그 과정이 무척 즐거웠다. 그 시절로 생생히 되돌아가게 만드는 것 같은 그림들.

어릴적에 시골 할아버지댁에 가니, 벽지 대신에 달력의 멋진 그림으로 도배를 해놓으신게 있었는데, 그 그림이 올 컬러 사진이 아닌, 오래전 세시 풍속을 그린 이런 그림체의 그림이라, 하나하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해서 그 그림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였다. 안방도 아닌, 구석방에 들어가 혼자 그림을 자세히 보고 싶은데 키가 안 닿아서, 등받이없는 동그란 의자를 갖다 올라서서 보려다가.. 그만 의자로 주무시던 할아버지 머리를 치는 바람에 눈물 쑥 빠지게 혼났던 기억이 난다. 그냥 그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혼자 나만의 상상을 해보고 싶었던 것 뿐이었는데, 단단히 혼이 나서, 아직까지도 그때의 어렴풋한 그림과 그때 그 상황이 기억이 나곤 한다.


그래서 역시나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드는 이런 그림을 보니 반가운 생각이 들었다.

첫 장을 넘기면, 왕가를 상징하는 듯 남다른 붉은 대문이 펼쳐졌다. 대문에 그려진 그림은 아마 악귀를 쫓기 위함인듯 무시무시한 얼굴의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아무나 궁궐안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그림으로 한번더 위풍당당한 위용을 자랑하는 듯 하였다.


둥둥둥! 궁궐 문을 열어라!

그리고 대문을 펼치면, 궁궐의 어마어마한 전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여느때와 달리 조심조심 수다도 떨지 않고, 조용하고도 조심스러운 몸가짐을 갖는, 소위 부정타지 않게 노력하려는 궁궐 사람들의 주의 깊은 모습을 들여다볼수있는 시간, 공간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중전마마의 아기씨 탄생이 코앞으로 닥쳤기에 모두들 더욱 부지런히 준비를 한다.

궁궐을 더욱 정갈하게 청소하고, 흠이 있는 재료는 궁 안으로 들이지도 못한다.

왕자의 장수를 기원하는 그림을 도화원에서 그리고, 침방 나인, 수방 나인들은 새로 태어날 아기씨가 덮을 옷과 이불을 만들었다.

또 아기를 가진 중전마마는 낮이면 악사가 연주하는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나쁜 소리는 듣지도 않고 나쁜 것은 보지도 않는다.

밤이 되면 궁녀들이 들려주는 좋은 글귀만 듣고 몸과 마음을 평안히 한다.


그러고보니, 마치 오늘날의 엄마들이 태교에 임하는 자세와도 비슷하다 볼 수 있었다.

한 가정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 전체, 작게 봐도, 궁궐 전체의 문제가 되었다는 것이 차이가 있을뿐.

오늘날에도 옛 전통이 이어져 내려옴인지, 임산부에게는 과일도 예쁘게 깎은 것만 먹으라 하고, 좋은 생각만 하라고 하는 등의 태교가 이어져 오고 있지 않은가.


초등학생이 볼 만한 책이라 생각했는데 글밥을 보니, 5세 이상의 유아들이 읽고 보기에도 재미날 그런 이야기기도 하였다.

또 임신을 한 예비맘들이 태교를 위해 이런 그림동화를 읽고, 왕자님 만큼이나 소중한 내 아기를 위해 몸과 마음까지 정갈히하는 태교를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왕자를 돌볼 유모와 보모 상궁을 뽑고, 왕자가 태어난 후 왕자를 가르칠 스승도 아예 부서를 두고 뽑는다. 가정교사와 같은 의미의 스승이 하나가 아니라, 세자시강원이라는 기관에 선생만 스무 명이 되고, 서른명 가까이 되는 사람이 왕자가 읽을 책을 관리한다 하니, 정말 특별한 교육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것 그 이상의 극진한 기대와 관심 속에 태어난 왕자님이 아닐 수 없었다.

그와 더불어 조선시대 궁궐 사람들의 역할과 일등을 자연스레 만나 볼 수 있는 자리라 유익한 학습이 될 수도 있어 좋았다.



역시 엄마들 입소문이 몰리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책이어서 그런가보다 싶은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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