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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처럼 살아 봤어요 사계절 중학년문고 25
조은 지음, 장경혜 그림 / 사계절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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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의 신간 기대가 높았던 책.

도대체 어떤 작가분의 책이길래 엄마들의 기대평이 높았던 것일까?

사실 아이가 아직 어리다보니, 초등생 동화, 청소년 문학 등은 엄마가 재미로 보는 경우가 많아서, 제대로 유명한 작가분까지 알고 선택하는 경우는 많이 드물었다. 어른 책이라면 그래도 누가 재미있네 하는 식의 판단이 서지만 아이 책에는 그런 판단이 잘 서지 않았는데? 엄마들 선택을 따라 읽다보면 보물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사실 옛날처럼 살아봤어요~ 라는 제목을 보고 대충 예상은 했지만, 캠핑을 간 것처럼 혹은 시골에 놀러간것처럼 말 그대로 일상의 큰 변화가 아닌 몇시간 동안, 혹은 하루 동안의 짤막한 변화의 내용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웬걸. 그런 나의 예상을 깨주었다. 소설 속에서나마 힘든 것 어려운 것을 피하고, 대충 시늉만 내는 옛날로 되돌아가기가 아닌, 정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옛날 고생하던 시절로 되돌아간다는 것은 젊은 엄마가 선택하기에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물며 그 옛날이라는 것이 나 어릴적의 일도 아니었으니, 그렇게 살아본적이 없는 나로써는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집에 수도 시설도 없고, 전기도 안 들어오고 그런 세상으로 되돌아가자?

게다가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열대야의 여름 방학 기간 내내?

사실 그렇게 엄마가 극단의 결심을 하게 만든데에는 주인공 지열매양과 아빠의 무신경함이 톡톡히 한 몫을 했다.

 

공부는 잘하지만, 그걸로 모든게 되었다 생각하는 지열매양.

요건 사실 의외였다. 대부분의 책들에서 말하는 말썽쟁이 아이들은  공부도 못하고~ 하는 식의 기본 전제가 깔려있는데 반해 지열매는 티브이도 좋아하고, 동네 친구 이열매 군을 싫어하지만 공부 하나만큼은 잘하는 아이였다.

어른들은 깍듯하다며 예뻐하는 이열매군이지만, 지열매양에게는 이열매군이 그저 눈엣가시일따름이었다. 나보다 공부도 못하면서 어른들의 사랑은 독차지하고, 은근히 우리 아빠, 엄마를 놀리는 듯한 발언까지 하니 열매가 참지 못하는게 당연할 수도 있었다.

 

다만..

 

초등학교 선생님인 지열매의 엄마가 참을 수 없는 것은.

공부만 중요한게 아니라는 사실.

공부를 너무나, 그 누구보다 잘했던 열매의 아빠 또한 회사에 적응 못하고 실직 상태이고, 집에서 홈쇼핑 등의 텔레비전 시청에만 열을 올리고.

엄마의 속을 긁어놓을 일들만 예사로 하였던 것.

급기야 엄마는 이 둘, 특히 지열매를 바로잡기 위한 옛날로 되돌아가기에 돌입하는 것이었다.

 

밤에 불만 끄고, 티브이와 인터넷을 금지한다? 정도가 아니었다.

아예 수도까지 없던 상태로 되돌아가니.

화장실도 쓸수 없고, 목욕도 당연히 할 수 없다.

열대야에 땀이 줄줄 흘러도, 동네 반장님댁에서 길어온 물로 밥짓고, 씻고 해야하다보니 넉넉히 샤워하기란 꿈꾸기 힘든 일이었다.

티브이를 한참 좋아하는 지열매에게는 더욱 참을 수 없는 일이었기에 몰래몰래 친구네에서 시청하고, 에어컨을 쐬며 엄마아빠를 기만하다가 혼나기도 하였다.

 

엄마가 쉽냐 하면, 또 가장 어려운게 엄마의 일이었다.

뜨거운 김을 쐬며 밥짓기도 해야하고, 적은 물로 손빨래를 하고 청소까지 한다. 아이와 아이 아빠가 먹고 싶어하는 칼국수를 만들려 새벽에 일어나 일하기도 하였다.

 

책이라지만, 이 책은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충분히 현실적으로 그려낸 그런 이야기였다.

거기에 아이들도 공감할 재미까지 한가득인.

그렇게 생각해볼 수는 있지만 막상 한달이나 시도해보기란 어렵다.

하지만 책이라고, 가상의 공간이라고, 그 한달이 금새 훌쩍 지나갔다는둥, 지낼만 했다는 둥의 허구가 씌여있지도 않다.

엄마에게 강력하게 반발하는 딸래미의 심정, 화를 낼 수도 있는 상황인 아빠의 심정 등이 하나하나 상세히 묘사되어 있었다.

아이가 하루아침에 변화하는 건 아니었다.

 

내가 어른임에도 엄마에게 몰입이 되고 공감이 되기보다 지열매에게 오히려 공감이 되고, 몰두가 되다보니, 엄마 너무 심한거 아니야? 이 더위에 아이가 땀띠나고, 더위 먹겠네 하는 생각이 다 들었고, 지나치다 싶어 걱정이 되기도 하였는데, 독한 엄마의 노력이 나중에는 조금씩 결실을 보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었다.

 

쉽게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

잊고 살지만 간과해서는 안될 그런 이야기들을 조금씩 들려주고 있었다. 스스로 깨닫도록 말이다.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읽으면서 반성해야할 그런 이야기였다 생각한다.

아이들이 그렇게 되도록 만드는 건 사실 우리때문이 아니었을까?싶은 생각도 들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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