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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메이드 떡레시피 - 전통부터 퓨전까지 내 손으로 만드는 영양만점 떡
허지연 지음 / 넥서스BOOKS / 2012년 2월
구판절판
며칠전 친구에게 듣기론 어떤 유치원에서는 아이 생일날 무조건 절대 파는 음식이 아닌 엄마표 음식으로만 생일상을 차려서 보내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보통은 그 달에 생일인 아이가 여럿이라 엄마들이 나눠서 음식을 준비하는데 그달에 하필 생일인 아이가 딸 한명이라 혼자서 모든 생일상을 준비하는데 초라하게 하기 싫어서 케잌부터 굽기 시작해 모든 음식을 직접 다 만들어 보냈다는 것이다. 아이 생일상에 대해 약간의 환상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혼자 준비하는 것보다 여럿이 나눠서 포틀럭 파티처럼 준비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겠다 착각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케잌만큼은 자신이 없었다. 딱 한번 요리책을 보고 티라미수 케익을 만들어보긴 했지만 그때 이후론 빵을 제대로 구워본적도 없고, 영 용기가 나질 않았기 때문이었다. 더더군다나 떡은 만들어본적도 없었던 것 같다. 이 책 홈메이드 떡 레시피를 읽어보니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은 떡을, 케잌 모양으로 쉽게 쪄낼 수 있는 방법들이 속속 소개되어 있어서 눈길이 갔다.
안 그래도 서양 케잌이 부드럽고 맛은 좋지만 워낙 많은 재료가 들어가고, 또 그런 재료들이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에게는 안 좋을 수도 있고, 아토피가 없더라도 너무 달게 먹이고 싶지 않은 아이들에게도 부담스러울 정도의 설탕, 버터, 계란 등이 잔뜩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떡이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우리 아이도 떡카페에서 떡을 무척 즐겨 먹는다. 무지개떡부터 시작해서 꿀떡까지.. 오히려 일반 카페에서 먹는 빵보다 떡은 먹이는 엄마도 안심이 되어 즐겨 사게 되는 아이템인 것 같다.
그런 떡을 집에서 내가 찐다는 것을 사실 예전에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워낙 떡카페가 활성화되다보니 손쉽게 구입할 수 있어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늘 빵에 관심이 많아 베이킹 레시피만 살펴보다가 떡 레시피를 보고 재료의 간결함과 방법의 순수함에 놀라고 말았다. 부모님 세대의 어른분들이나 잘 만드실 수 있다 믿었던 떡이 레시피로 정형화되면 젊은사람들도 얼마든지 도전할 수있겠단 욕심이 생겼다. (물론 많은 젊은 엄마들이 진작에 떡을 찌고 있었겠지만 나는 참 뒤늦은 충격을 먹었달까? )
작가또한 베이킹에 한참 빠져 있다가 뒤늦게 설탕, 쌀가루, 물 세가지로만 만드는 백설기 앞에 당황을 했다고 한다. 너무 많은 재료와 기술이 필요한 제빵, 그러나 그에 반해 너무나 소박한 재료와 찌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백설기가 과연 어떤 맛이 나려나 싶었는데 의심을 접어두고 맛도 좋고 몸과 마음이 가득 채워지는 그 기분이 너무나 좋았다 한다.
화려한 베이킹 세상에 흠뻑 빠져 있던 제게 단순한 재료만으로도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맛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떡은 충격 그 자체였어요. 그렇게 떡이란 새로운 세상 속으로 발을 들여놓게되었어요. 사랑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다는데 저에게는 떡이 그랬어요. 5p,7p
양가 부모님 생신서부터 아이 생일에 이르기까지 식구들 모든 생일날 손쉽게 구입했던 케잌, 아이의 입맛에 맞게 대부분 고구마 케잌을 구입했는데 끝까지 다 못 먹고 얼리거나 혹은 깜빡하고 냉장고에 오래 두어 버리기도 여러번이었다. 그런데 직접 만든 떡 케잌이라면? 양가 부모님들도 맛있게 잡수실수 있을 것 같았고 설기떡 좋아하는 아이에게도 건강한 맛의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조그만 부지런을 떨면 정성어린 생일 떡을 만들 수 있겠구나.
초보자를 위한 초간편 떡에서부터 시작이 되는데 사실 동그란 틀에 넣어 예쁘게 찌기만 해도 초간단 떡이라도 떡케잌처럼 보일 것 같았다. 초보자가 처음부터 넘 어려운 떡에 도전을 하면 용기가 나지 않을 것 같으니 쉬운 것부터 도전하고픈 마음이 든다.
또 요즘은 얼려두었다 꺼내먹기 좋은 떡이 아침 식사, 간식 등으로 인기 만점인데 여자들의 티타임을 위한 떡 (간식거리와 다이어트로 나뉜다)부터 연인을 위한 아이디어 떡 등이 눈에 띄었다. 부모님, 남편, 아이 입맛에 맞는 떡 레시피도 따로 분류되어 있었고 각종 기념일에 선물하기 좋은 멋드러진 떡 레시피도 따로 분류되어 선물용으로 근사하게 만들 떡을 따로 궁리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았다. 떡카페가 떠오르듯 떡과 어울리는 음료와 수프 등도 소개가 되고 남는 떡으로 인절미 와플, 증편 와플, 단호박 떡퐁뒤 등을 만들어냄도 작가의 멋진 활용법이 아닐 수 없었다.
떡 찌는 재료와 도구의 무궁무진한 소개에도 놀랐지만 좀더 쉽게 요리하기 위함이지 모든 재료를 구비하고 시작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기본 재료인 멥쌀과 찹쌀 손질법부터는 좀더 찬찬히 들여다볼 필요성을 느꼈다. 저자님의 노하우에 나온 쌀가루에 대한 노하우들은 미리 꼭 알아두고 들어가면 좋을 법 했다. 게다가 지방에 살아서 재료를 구입하기 힘든 것들은 온라인 사이트에 소개된대로 구입하면 좋을 것 같았다. 도정한 기일이 짧으면 밥맛이 좋듯, 떡 또한 도정기한이 짧은 쌀로 찌면 더 맛있다 한다. 갓 도정한 쌀을 바로 보내주는 사이트와 브랜드까지 소개되어 이왕 만드는 떡 보다 더 신경쓰는 떡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초보 떡 레시피에 소개된 콩설기, 모양도 너무나 예쁜데 건강에도 좋을 것 같은 떡케잌이었다. 아이가 콩을 싫어해 몸에 좋은 콩을 못 먹여 아쉬움이 많았는데 떡에 이렇게 섞어 만들면 콩인지도 모르고 맛있게 잘 먹일 수 있어 좋은 아이디어가 아닐수없었다. 콩의 상태만으로도 벌써 손질법이 달라서 풋콩, 마른콩, 묵은 콩 등에 따라 불리는 시간과 삶는 방법 등이 다르니 좀더 꼼꼼히 참고하여 떡을 만들면 초보라도 손쉽게 쪄낼 수 있을 듯 싶다. 단호박, 무지개, 쑥 등의 익숙한 재료로 만든 설기떡들도 소개되었지만 예상치 못한 재료인 버터,초코, 너트, 커피,두부, 흑마늘 등을 넣은 설기 떡도 있었다. 바나나 떡은 그냥 바나나를 까놓은 줄 착각했을 정도로 잘 만들어 먹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할 재미난 떡이라 생각되었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어도 바나나떡에는 생바나나의 맛과 향이 가득하다니, (생바나나 외에 바나나우유까지 들어간다.) 아이들 또한 신기한 마음에 더욱 잘 먹는 떡이 될 것 같았다.
제38호 중요 무형 문화재인 정길자 교수님께서 손수만들어주셨다는 물호박 떡도 인상 깊었다. 먹는 순간 정말 맛있었다고 저자분이 설명한 떡이었기에 엄마가 어릴적 가끔 쪄주시던 늙은 호박 설기가 다시 생각나면서 그 순수하고도 깊은 맛이 다시금 그리워졌다. 늙은 호박 자체에 수분이 많아 물주기 양을 좀 줄이라는 팁도 있었다. 또 지난 주말 여행때 엄마께서 직접 쪄주셨던 쑥개떡도 나와 있었는데 책에서의 명칭은 쑥갠떡이었다. (개떡이라고도 많이 부르는 떡이다.) 입에 쩍쩍 붙는 그 맛이 참 좋은 떡인데 봄마다 쑥을 직접 뜯어서 쪄주시는 떡이라 더욱 좋아하는 떡이었다. 저자분도 어린 시절의 그리움을 담은 떡이라 부르는 떡이기도 하였다.
떡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소개되었기에 카페등에서 인기리에 판매중이라는 찹쌀모플, 인절미 와플 등도 빠지지 않고 소개되었다. 카페에서 먹어본 적은 없었지만 예전 카페 책에 소개된것을 보고 관심갖고 있던 차라 직접 만드는 레시피를 보니 따라해보고 싶어졌다. (와플기가 필요하지만 말이다.)
다양한 떡 레시피가 계랑된 재료와 상세 사진 설명, 그리고 만들기를 더욱 구체화할 팁까지 꼼꼼히 갖추어져서 떡만들기의 길로 초보자를 좀더 빠르고 쉽게 안내해주는 책이란 느낌이었다. 우리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떡만들기, 올해는 꼭 도전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