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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발효빵 - 한살림 빵 선생 이주화의
이주화 지음 / 백년후 / 2011년 12월
품절
밥을 먹고 소화불량이라는 사람보다는 빵이나 국수 등의 밀가루 음식을 먹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사람은 흔히 봐왔다. 워낙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는 나는 밀가루 때문에 소화불량이 걸리는 일은 못 겪어봤으나 나 못지않게 빵과 국수 등을 좋아하셨던 어머니께서 나이가 드신 탓인지 위장 기능이 저하돼 소화가 잘 안되는 밀가루 음식은 이제 거의 잘 못 드시는 모습을 보자,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지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었다. 이 책에서는 빵만 먹으면 늘 더부룩하고 소화가 되지 않던 저자가 우리밀로 만든 빵을 먹고는 속이 편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들어내는 빵이라면 밥 못지않게 주식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건강한 빵 만들기의 중요성을 소중한 노하우와 함께 정성껏 풀어낸 책이다.
한살림이라는 브랜드는 이유식 등으로 친환경 식재료에 관심이 많아진 아기엄마들에게 친숙한 가게이다. 친정 근처에도 있는데, 따로 회원 가입하는게 번거로워서 가입은 못했지만, 다른 곳에 비해 유난히 붐비는 매장을 보며 또 직접 이용해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늘 관심이 가는 그런 곳이었다. 그 한살림에서 건강빵을 만들어온지 십여년의 경력이 되었다 한다. 우유, 설탕, 버터 등의 재료를 모두 빼고, 직접 만든 발효액과 물, 우리 밀가루 만으로 기적과도 같은 건강빵, 다른 책에 나온 빵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정말 순수한 "건강빵"을 재현해낸 책이라 할 수 있다.
인스턴트 효모빵과는 달리 천연효모빵은 공기 중의 미생물을 천천히 불러 모으고 천연효모와 천연 유산균, 유기산, 초산 등의 유익균을 남긴다. 이들은 발효 중에 생기는 악취나 잡내를 제거하면서 특유의 풍미를 남기고 글루텐을 소화하기 쉬운 형태로 분해해서 소화가 잘되도록 만들어준다. 또 곰팡이균이 번식하는 것을 억제시켜 빵을 신선하게 보존하는 역할을 하므로 빵 보존제를 따로 넣지 않아도 된다. 이것이 바로 겉모습은 같아 보이지만 질적인 면에서 완전히 다른 인스턴트 효모빵과 천연 효모빵의 차이다. 프롤로그
천연 효모빵을 구분해 챙겨 먹어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다소 충격적인 사실이기도 했다. 인스턴트 효모, 즉 드라이 이스트가 없었던 과거 100여년전만 해도 천연 효모로만 빵을 굽는게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었다고 한다. 갈수록 방법은 쉬워지지만, 몸에는 해로운 인스턴트 식품이 늘고 있듯 효모에도 인스턴트가 도입되었던 것이다.
책이나 티브이 등에서 몸에 좋은 효소 등을 직접 발효시켜 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도 실천해볼 엄두를 미처 못냈었다. 잘못하다가 부패하게 만들것만 같았고 시작도 하기전에 겁부터 먹었기 때문이었다. 저자또한 처음부터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라며, 시행착오를 거치고, 여러 곳에서 조언을 듣고, 또 경험하여 얻은 노하우 등을 모아모아 책 속에 차곡 차곡 쌓아두었다
천연효모빵을 만들기 위한 가장 중요한 단계인 발효액종 만들기가 사실 쉬워보이지는 않았다. 방법은 쉬워도 실패할 확률이 높아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발효액종을 만들고, 그 발효액종으로 발효종(밀가루와 물을 추가한 것)을 만들고,그것에 다시 우리밀과 속재료를 넣어 빵을 완성시키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자 건강 빵을 만드는 것이 발효액종만 성공시키면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로 진행될것만 같았다.
처음 시도하기 가장 쉬운 방법으로 건포도를 이용한 방법을 추천해주었으며 까다로운 천연 효모 배양에 성공하기 위해 기억할 점 등을 따로 플러스 상자로 짚어주기도 하였다. 천연 발효로 만드는 87가지 빵은 이제 발효액종이 성공한 이후에 시도할 재미난 제빵의 세계가 될 것이다.
"레시피를 좀 알려주시겠어요?" 이렇게 물어올때마다 나는 대답한다.
"천연효모로 빵을 만들면 레시피가 필요없어요."라고. 53p
서양사람들이 주식으로 삼았던 캄파뉴, 농부의 빵, 바게트 등이 먼저 소개되었다. 그리고 우리에게 식사로 인식되는 빵인 식빵 만드는 법도 소개가 되었다. 슴슴한 주식이 되는 빵들에 속재료를 넣어 달지 않고도 맛있게 즐기는 빵 만드는 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기억하고 싶은 부분에 형광펜을 치던 우리 버릇처럼 책 속 포인트에는 미리 형광펜이 쳐져있기도 한다.
미술을 전공했던 저자가 취미로 배운 제빵으로 39세에 새로운 직업인 제빵사의 길로 접어들게 된 인생 제 2막의 이야기 등도 짬짬이 소개가 되었다. 빵 레시피와 노하우 뿐 아니라 그녀가 들려주는 빵에 얽힌 인생 이야기들이 단락단락 우리의 눈길을 잡아끌며 빵에 얽힌 추억들을 하나하나 다시떠올리게 해주는 것이었다.
혀가 아릴 정도로 단 빵은 이제 그만, 제철 재료와 몸에 좋은 친환경 재료만 골라서도 충분히 맛있게 즐기는 빵들이 하나 가득이다. 그동안 너무나 달고 부드러운 빵맛에 길들여졌던 내 입맛이 쉽게 건강빵에 적응되지는 않겠지만 씹다보면 더욱 고소한 그 빵맛에 길들여지기만 한다면 단 케익과 빵은 더이상 눈에 들어오지 않을지 모를 일이다.
채소를 넣고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피자, 또띠아 채소말이, 두부와 구운 가지 등을 넣은 채식 샌드위치 등등 건강한 빵이라면 이런 모습을 갖추었겠다 싶은 다양한 빵과 관련된 레시피들이 아이를 둔 주부의 마음을 설레게 해주었다.
간식으로써의 빵이 아닌 이 정도라면 엄마표 건강밥상이라는 말이 어울릴 최초의 제빵 레시피를 본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