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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충전 - 마가 스님의
마가 지음 / 숨 / 2018년 3월
평점 :
세파에 시들리며 이리저리 고갈되어가는 마음을 충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물론 충전이라는 말이 일상에서 가장 자주 쓰일 때는 휴대폰을 충전할 때겠지만. 상처받고 힘든 마음을 충전기에 꽂고 싶은 하루가 늘어만 간다면 한번쯤 이 책을 살며시 들고 책장을 넘겨보는 건 어떨까. 이 책은 짧은 글귀들과 사진들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가 스님이라고 해서 고리타분하거나, 어떻게든 불교사상을 전파하려고 할 것 같다는 선입견을 일찌감치 지워버리는 게 좋다. 종교적인 색채를 바라는 독자들도 마찬가지다. 만약, 저자 소개가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 조금 더 보태서 저자가 종교인이라는 생각 자체도 못했을테니까. 부처님을 말하는 부분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정말 많지도 않으니까. 이 책과 비슷한 구성의 책은 이미 많이 나와있다. 심지어 내용까지도. 난 저자가 아니기에 책의 모든 부분에 공감을 할 수는 없지만, 몇군데를 제외하고 많은 부분들에서는 와닿고 때로는 한동안 생각에 잠기게 만든다. 짧은 글귀로 사람의 마음을 따스하게 하거나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 건, 아주 대단한 능력이다. 물론 부제인 오늘 상처입은 젊은 영혼들을 위하여라는 상황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젋은 영혼들이라고 해서 오직 연령으로만 직시하며 안된다.) 비판할 바에 차라리 침묵하라, 목적없는 삶은 괴롭다, 삶의 이유를 꿈에서 찾아라 등. 겨우 한 두 문장만으로도 상당히 생각에 잠겨들만한 글귀들이 많았다. 왜 살아야되는지는 늘상 알고 싶었던 물음이고, 꿈이랑 연관시켰던 것도 그랬다. 하지만 이를 평소 혼자 생각하던 것과 이렇게 저자의 글귀로 확인하게 되는 것과는 또다른 차이가 있었다. 비판에 관한 글귀도 마찬가지다. 다시금 나는 평소 쓸데없는 말이 너무 많은 것이 아닌가, 나도 못하는 것을 타인에게 충고랍시고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과연 나는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가, 그건 절대로 아닌데, 그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되는가 등등 끊임없이 물고 이어지는 생각들로 인해 글만 읽으면 금방 다 읽을 수 있는 책인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천천히 읽게 되었다. 이런 경험은 좋으면서도 힘들기도 했다. 마음의 충전을 물론이고, 바쁜 일상에 쫓겨 생각의 시간을 가지지 못했던 이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봤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