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이야기
사토 마사루 지음, 김소영 옮김 / 바다출판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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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 마사루는 낯선 저자이지만 작년에 일본 도쿄의 대형서점에 갔다가 그의 책들이 인문사회 코너에 줄줄이 깔린 것을 보았다그는 도시샤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했고외무성 관리로 러시아 대사관에서 근무하면서 ‘북방영토 반환‘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정쟁에 휘말려 2002년 도쿄지검 특수부에 체포되어 512일간의 감옥생활을 거쳤던 풍운아로 알려져 있다. 2005 <국가의 덫>을 비롯하여 여러 권의 사회비평 책을 집필하며 좌우의 진영논리를 넘나드는 대표 논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책은 종교개혁자 얀 후스를 집중 조명하는 책이다일본의 현재에 대한 사회평론을 수행하고 있는 처지에서 근대의 성립 자체를 재검토하려는 관심을 두게되면서 15세기 체코의 얀 후스를 이 분기점으로 포착했다.그가 즐겨 인용하는 체코의 신학자 요세프 흐로마드카(Josef Hromadka)에 의하면존 위클리프의 종교개혁은 신학자와 지식인들의 범주에 머물렀지만후스에 와서 비로소 로마교회가 유일한 보편적 교회란 중세적 교회관이 해체되고근대적 민족의식의 맹아가 엿보이고 이것이 정치 사회적 변화까지 끌어내었으므로 마땅히 제1차 종교개혁이라 불러야 한다는 것이다루터와 츠빙글리칼뱅 등은 이를 더 널리 확장한 제2차 종교개혁가들로 간주할 수 있다사토 마사루의 이런 접근은 매력적이다. ‘종교개혁이라는 키워드로 현대 일본을 포함하는 근대세계의 시작을 규명하고이를 극복하기 위한 지적 자산으로 삼으려는 관심을 전면화하기 때문이다.나는 이런 논의는 한국에서도 당연히 필요하다 생각한다개신교인이 인구의 0.4%에 불과한 나라에서는 이런 작업이 이루어지는데한때 천만 성도를 운위하던 한국에서는 시도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일본 고유의 신학용어를 사용한 탓에 종종 생경한 단어들이 눈에 띄지만역사/신학적 서술은 그렇게 파격적이란 느낌은 들지 않는다그러나 자신의 이야기와 일본사회의 서사를 적절히 섞어가며 사회사상사적 맥락에서 종교개혁특히 얀 후스를 이렇게 재발굴하는 인문학적 관심이 충만한 책을 접한다는 것은 매우 감동을 주는 일이다 http://ichungeoram.com/10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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