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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머드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인류의 역사 - 빙하기부터 현재까지 이야기로 만나는 세계사 ㅣ 토토 생각날개 35
디터 뵈게 지음, 베른트 묄크 타셀 그림, 박종대 옮김, 최호근 감수 / 토토북 / 2018년 1월
평점 :
이 책은 빙하기부터 현재까지의 세계 역사를 이야기로 풀어낸 책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매머드 할아버지의 후손을 중심으로, 한 가족의 역사를 들려주면서 세계사의 흐름과 변화를 보여 주고 있는 역사책!
시시콜콜한 연도와 복잡한 제도가 등장해 시작부터 부담스럽게 만드는 다른 역사책과 달리 이 책은 딱딱하지 않고 유머러스한 글과 예술성 높은 일러스트를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레 세계 역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은 풍성한 역사 지식은 물론 다채로운 삶의 풍경을 그려 보는 따뜻한 상상력까지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본 책은 하기와 같이 초등 교과와도 연계되어 있다.
.. 3학년 2학기 사회 3. 다양한 삶의 모습들
.. 4학년 2학기 국어 8. 정보를 나누어요
.. 5학년 1학기 국어 9. 추론하며 읽기
.. 6학년 2학기 사회 3. 세계 여러 지역의 자연과 문화
이 책은 기원전 17920년 동굴 모닥불가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기원후 2020년 모닥불가에서의 회상으로 끝을 맺는다.
이 책에 나오는 매머드 할아버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의 끈을 놓지 않는다.
기원전 영국 땅에 신비의 스톤헨지를 만든 사람, 로마 제국 말기에 변경을 넘어온 이방인, 페스트 퇴치에 골몰하던 중세의 의사, 근대 초 프랑스 궁정의 바리스타가 모두 매머드 할아버지의 후손으로 등장한다.
2만 년에 걸친 인류의 역사가 이렇게 한 가족의 이야기로 멋지게 변신한다.
이 책은 어린이 독자들에게 자신을 비롯한 우리 이웃들의 살아 숨 쉬는 순간들이 모여 만들어진 큰 흐름이 바로 역사라는 사실을 자연스레 일깨워 주는 다정한 역사책이다.
특히 독일 청소년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등 논픽션 분야에서 탁월한 글쓰기를 인정받는 작가의 개성 넘치는 글과 글 작가와 20년 넘게 호흡을 맞춘 화가의 밀도 높은 그림, 원문을 잘 살린 매끄러운 번역, 이 책의 가치를 균형 잡힌 시선으로 살피고 정리한 고려대학교 최호근 교수의 감수와 해설을 더해 책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이 책은 방대한 역사를 모두 담으려 욕심 내지 않고, 세계사의 흐름 가운데 매머드 할아버지의 가족들이 어떻게 살아남고 적응하며, 역사를 이어 왔는지 살피면서 자연스레 시대와 문화의 변화를 헤아릴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매머드 할아버지의 나직한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들은 이야기 너머 삶의 풍경까지 읽어 내며 변화에 대한 감각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책은 사이즈도 크고, 120페이지가 넘지만... 페이지를 가득 채운 그림이 매 페이지마다 삽입되어 있는데다가 본문 글씨가 그다지 많지 않아서 아이들이 읽기에도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았다. 특히나 아이들이 쉽게 적응할 수 없었던 세계사를 이렇게 부담없이 쉽게 보여줄 수 있는 책이라니... 더군다나 매머드 할아버지가 얘기해주는 듯.. 이렇게 다정한 역사책이 또 있을까 싶다.
더구나 그림은 또 얼마나 정겹고 포근하고 또.. 정성이 가득한지..
그리고 본문에 이어, 해설 페이지와 곁에 두고 살펴보는 인류의 역사 페이지가 부록처럼 있어서 더 활용하기가 좋았던 것 같다.
@ 목차
★구석기 시대
불 (기원전 17920년)
동굴 (기원전 17960년)
곰 (기원전 17940년)
죽음 (기원전 17920년)
채집 (기원전 17820년)
활과 화살 (기원전 16740년)
방문 (기원전 15160년)
싸움 (기원전 13280년)
부지런함 (기원전 11360년)
★중석기 시대
매머드 (기원전 9580년)
개암과 호두 (기원전 8260년)
★신석기 시대
정착 (기원전 6120년)
바퀴 (기원전 3720년)
명성 (기원전 3260년)
이야기 (기원전 2460년)
스톤헨지 (기원전 2280년)
★청동기 시대
청동 (기원전 1860년)
베 짜기 (기원전 1440년)
말타기 (기원전 880년)
무역 (기원전 820년)
★철기 시대
철로 만든 삽 (기원전 660년)
낯선 땅에 대한 동경 (기원전 540년)
무모한 짓 (기원전 218년)
예수의 탄생 (기원 원년)
로마 (90년)
쇠코 검투사 (110년)
국경 (220년)
이방인 (420년)
★중세
황제 (800년)
수도원 (1120년)
성 (1180년)
성주의 딸들 (1240년)
떠돌이 광대 (1300년)
쓰레기 (1340년)
페스트 (1380년)
책 인쇄 (1480년)
★근세부터 현재까지
바다 (1520년)
결투 (1560년)
학교 (1600년)
황폐화 (1640년)
감옥 (1680년)
영주 (1700년)
혁명 (1789년)
증기 (1845년)
해외 (1866년)
행복 (1890년)
폐허 (1945년)
텔레비전 (1970년)
스마트한 세상 (2010년)
집에서 (2020년)
해설 곁에 두고 살펴보는 인류의 역사
@ 책 속에서
- 불 (기원전 17920년)
사실, 이야기의 시작은 여기가 아냐. 세계의 역사는 이보다 훨씬 오래되었지만, 나는 여기서부터 시작하려고 해. 이 책은 우리 가족의 역사거든. 아, 우리는 아직까지 한 번도 서로 만난 적이 없어. 나는 석기 시대에 살았고, 나머지 사람들은 나와 다른 시간대에 살았으니까. 하지만 지구의 긴 역사에 비추어 보면 석기 시대도 그리 오래전은 아냐.
- 곰 (기원전 17940년)
거대한 갈색 곰이 갑작스레 우리 앞에 나타나더니 사납게 으르렁거렸어. 곰이 내는 소리가 어찌나 깊고 우렁차던지 나뭇가지까지 흔들릴 지경이었지. 주변에 우리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들고 있던 얇다란 창을 힘껏 움켜쥐고 우리는 조심조심 한 걸음씩 물러났어.
- 활과 화살 (기원전 16740년)
원시적인 투창기(나무 끝에 창을 끼워 한 손으로 던지는 도구. 주로 사냥이나 전투에 쓰임)가 발명되면서 사냥도 약간 활기를 띠게 되었어. 조금만 연습하면 그걸로 사냥감을 정확히 맞힐 수 있었거든. 그 뒤에도 나날이 발전해 갔어. 그러다 드디어 내 손자의손자의손자의손자의손자의손자의손자가 활과 화살을 만들었어.
- 매머드 (기원전 9580년)
내가 매머드를 사냥하러 다닐 때만 해도 겨울이건 여름이건 늘 추웠어. 내가 기억하기로는 당시 매머드 때는 육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았어. 우리와 특별히 다르지 않았지. 그런데 그사이 빙하기가 지났어. 빙하기는 통틀어 10만년가량 지속되었는데, 날이 풀리면서 우리가 사는 땅이 매머드가 지내기에는 너무 따뜻해졌어. 그래서 녀석들은 다른 지역으로 떠났지. 매머드는 곧 잊혔어. 나중에는 매머드 사냥하는 법을 아는 사람도 사라졌어.
- 바퀴 (드디어 기원전 3720년)
드디어 바퀴 달린 수레가 탄생했어. 너한테는 이미 너무나 익숙한 물건이겠지만 이 당시에는 정말 기발한 발명품이었어. 생각해 봐. 사람들이 일일이 손에 들거나 등에 메고 나르던 걸 이제는 저런 수레로 간단하게 옮길 수 있게 외었으니 말이야. 온 가족이 뿌듯한 마음으로 수레를 지켜보고 있어.
- 청동 (기원전 1860년)
사람들은 수천 년 동안 청동(구리와 주석을 섞어 만든 금속으로 문명의 시작과 발전에 큰 영향을 줌) 없이 살아왔어. 그러다 보니 이 반짝거리는 금속이 없어서 아쉬워하는 사람은 없었어. 그러다 갑자기 다들 청동 이야기만 하는 날이 찾아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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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는 검을 만들 수 없어. 불에 녹인 금속을 거푸집(청동기나 철기를 만들 때 쓰는 틀)에 넣어야 나오는 게 검이거든. 이 새로운 기술은 배우기가 쉽지 않았고, 그래서 기술자는 무척 인기가 좋았어. 이때부터 귀부인을 위한 값비싼 청동 장신구도 나왔고, 귀족들은 검을 차고 다녔어.
- 예수의 탄생 (기원 원년)
여기 한 아이가 태어났어. 중동이라 불리는 아주 머나먼 곳이었지. 때문에 우리는 그 자리에 함께할 수 없었어. ~ 그런데 나중에 말구유(말먹이를 담아 주는 그릇) 옆에 서 있는 남자가 아이의 친아빠가 아니라는 소문이 나돌았어.
아이도 스스로 그렇게 믿은 것 같아. 어른이 되어서는 어디를 가건 그 얘기를 했고.
~ 그런데 하늘에 사는 아버지 이야기가 서서히 나오기 시작하더니 그 사이 온 세상에 다 퍼졌어.
~ 그 아이는 사랑의 상징이거든. 어쨌든 그 아이가 태어난 날이 그 유명한 크리스마스야. 사람들은 그해를 세상의 기원 원년, 그래, 0년으로 삼았어.
- 로마 (90년)
유럽의 남쪽에 정말 큰 도시가 있었어. 북쪽에서 봄에 출발하면 아마 여름쯤 닿았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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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는 항상 사람들로 북적거렸어. 도시에 사는 주민들은 길을 가다 보면 아는 사람보다 낯선 사람을 더 많이 만났어. 내 후손도 지금 여기서는 잘 보이지 않아. 하지만 어디 사는지는 알려 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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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아래쪽 집은 좀 더 튼튼했어. 1층에는 심지어 수도관까지 있어. 그래서 비가 오지 않아도 욕조에 물을 받아 목욕을 할 수 있었어.
- 쓰레기 (1340년)
석기 시대에는 망가져서 못 쓰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물건이 있으면 그냥 내다 버리고는 싹 잊어버렸어. 우리는 끊임없이 이동해야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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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에는 그냥 집 앞에 쓰레기를 놔두었어. 그러면 돼지나 쥐들이 와서 먹어 치웠어. 시장은 그 대가로 그 아이에게 수레와 양동이, 삽을 내렸고, 나중에는 일정한 봉급까지 주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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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는 더 이상 고약한 냄새가 나지 않았고, 찍찍거리고 꿀꿀거리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어. 그러자 다들 시장을 칭찬했어.
- 영주 (1700년)
당시 궁정에는 가발 말고도 또 다른 유행이 있었어. 그 유행 때문에 내 후손이 지금 궁정에 와 있어. 화가 옆에 잔을 들고 앉아 있는 청년이 바로 그 아이야.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동안 너무 지치지 않도록 활력을 불어 넣은 음료를 주문했어. 그게 바로 커피야. 궁정과 사교계에서는 얼마 전부터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어. 커피 끓이는 기술은 내 후손이 최고였지.
- 증기 (1845년)
이 시기에는 벌써 사람 대신 중노동을 해 주는 기계들이 있었어. 기계는 매머드보다 힘에 셌고 지치지도 않았어.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연기와 증기를 내뿜으며 무거운 쇠망치를 들었나 내렸다를 반복했지. 심지어 밤에도 쉬지 않고 돌아가는 기계들이 있었어.
기계는 인간보다 훨씬 빨라. 긴 실도 순식간에 짜 낼 수 있는데, 그런 기계가 수백 대씩 동시에 돌아갔어. 심지어 나중에는 증기 기관차까지 만들어졌어.
- 텔레비전 (1970년)
여긴 노부부의 집이야. 결혼한 딸은 다른 도시에서 살아. 딸이 결혼해서 집을 나가자 두 사람은 텔레비전을 장만했어. 그 뒤로 심심하면 텔레비전을 켜.
텔레비전을 켜면 한 남자가 나와 전 세계에서 일어난 일을 전해 줘. 그래서 이제는 먼 나라에서 일어난 사건도 바로바로 알 수 있어. 한번은 달에 착륙한 남자가 텔레비전에 나오자 할머니는 손자가 보면 아주 좋아하겠다고 말했어.
@ 해설
- 불의 발견 : 인류 역사의 시작
- 구석기 시대 : 채집 경제
- 신석기 시대 : 정착 생활가 문명의 시작
- 청동기 시대 : 물물 교역의 확대
- 고대 : 제국의 출현과 몰락
- 중세 : 어둡지만은 않았던 시대
- 근세와 현대 : 넓어지는 세계, 빨라지는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