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와 다른 아이 ㅣ 한울림 장애공감 그림책
엘리사 마촐리 지음, 소니아 마리아루체 포센티니 그림, 유지연 옮김 / 한울림스페셜 / 2018년 1월
평점 :
이 책은 2015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의 ‘장애어린이를 위한 좋은 책’으로 선정되었고, 책 속 내용으로 주인공과 선천적 안면기형이 있는 아이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 외 수상경력으로 2014 이탈리아 프레미오 센토 아동문학상(그림책 부문)과 2014 자코모 지울리토 아동문학상(6~10세 부문)도 수상하였다.
시작부터 필리포는 자기가 속한 또래집단을 ‘우리’로, 선천적 안면기형이 있는 아이를 ‘그 아이’로 분명하게 구분한다.
아이들은 그 아이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다. 모르는 것,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은 동전의 양면처럼 혐오로 이어진다.
그러던 어느 날, 필리포는 그 아이와 운동장에 단둘이 있게 되고, 필리포는 다른 아이들이 없는 걸 확인하고 조심조심 그 아이에게 다가간다. 둘 사이를 가로막은 보이지 않는 벽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마침내 필리포가 용기를 내어 고개를 들고 그 아이를 바라본다. 둘은 이름을 묻고,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땅을 판다. 그리고 필리포와 그 아이는 비로소 ‘우리’가 된다.
저자는 아이들의 세계를 애써 미화하지 않고 솔직 담백하게 표현했다. 낯선 아이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이 놀라움과 동질감으로 바뀌는 마음의 변화를 필리포의 목소리로 여과 없이 전하고 있다. 그림작가 역시 섬세하고 사실적인 그림으로 아이들의 다양한 마음을 잘 나타냈다. 다른 색을 풍성하게 감싸 안는 흰색 배경에, 생생하게 살아 있는 아이들의 표정과 행동이 스틸 사진처럼 펼쳐진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두려움과 편견에서 벗어나 낯선 곳으로 한 발 대디딜 수 있도록 안내하는 그림책이다.
그저 나와.. 우리와 다른 누군가를 마주할 때 본능적으로 일어나는 거부감을 버리고, 있는 그래도의 모습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그리고 말 한마디를 건넬 수 있는 용기를 가르쳐 주는 것 같다.
간결한 문체와..
그리고.. 진짜 표정이 살아있는 듯한 그림풍으로 인해.. 그 여운이 더 짙게 남는 거.. 같다.
다르지 않는 평범함에.. 더 큰 감사를 느끼게 했던 그런 책!!!
엄마나 아빠가 읽어주는 느낌과.. 혼자 스스로 읽는 느낌이 다를 것만 같은 책이다.
@ 책 속에서
- 텅 빈 운동장에 종이 울린다.
우당탕탕 계단 뛰어내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쉬는 시간이 시작된다.
- 그 아이는 혼자 논다.
땅을 파고 또 파고...
날마다 구덩이를 하나씩 만든다.
그 아이의 손은 그래서 늘 더럽다.
- 우리는 그 아이를 짝짝이 왕눈이라고 부른다.
한쪽 눈이 엄청 크기 때문이다.
~
그 큰 눈에서는 끈적끈적한 침 같은 게 흘러내린다.
눈물은 아니고, 꼭 달팽이 끈끈물 같다.
- 우리는 아는 게 많다.
~
그 아이는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
~
그 아이는 우리와 다르다.
- 어느 날 운동장에서 곱슬머리 여자아이가 말했다.
"나는 쟤랑 놀래!"
~
우리가 그러거나 말거나 여자애는 그 아이한테 갔다.
멍청하긴. 여자애들은 가끔 그런다.
- "필리포, 밖에서 놀고 있어." 엄마가 말했다.
그런데 운동장에 짝짝이 왕눈이가 있었다.
그 아이도 집에 혼자 있을 수 없었나 보다.
- 그 아이가 달팽이는 배로 기어다니는 복.. 복족류라고 말했다.
~
달팽이가 겁내지 않는 건 그 아이가 자기를 해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어서란다.
~
"내 보물을 보여 줄게."
- 그 아이의 보물이 너무나도 멋져서, 나는 용기를 내어 그 아이를 쳐다보았다.
그 아이의 작은 쪽 눈이 나를 보고 있었다. 큰 눈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필리포야, 너는?" 그 아이가 말했다.
"나도." 나는 대답했다.
"내 이름도 필리포야."
- 필리포는 모르는 게 없다.
별자리 이름도 좔좔 외운다.
나한테도 가르쳐 주었는데
어려워서 바로 알아듣지는 못했다.
아무래도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우리가 함께 할 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