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의 도크 다이어리 12 - 별로 비밀스럽지 않은 사랑의 위기 도크 다이어리 12
레이첼 르네 러셀 지음, 김은영 옮김 / 미래주니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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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남친 브랜든과의
달콤한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자꾸 어긋나고 오해만 쌓이는 이 상황을 어쩌나?!


저자 레이첼 르네 러셀은 소송 서류를 쓰는 짬짬이 책도 쓰는 변호사이다. 그녀는 두 딸을 키웠고, 늘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살았다.

보라색 꽃 기르기, 전혀 쓸모없는 물건들 만들기 등이 취미이다. 레이첼은 버릇없는 요크셔 종 강아지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이 강아지는 컴퓨터 모니터에 올라가거나 레이첼이 글을 쓰는 동안 동물 인형을 물어뜯어서 매일 가슴을 졸이게 만든다. 레이첼은 자신이 완전 ‘찌질이’라고 생각한다는 작가의 소개 페이지가 재밌었다.

몇 년생이고, 어디 출신이고, 수상 내역을 나열하는 대신 그녀의 일상적인 삶으로 소개를 대신하는 게 신선했고.. 이 책이 조금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파리 여행과 콘서트 투어 그리고 브랜든과 새로운 친구?!
브랜든과 니키는 본격적으로 속마음을 서로에게 전하며 더욱 가까워졌다. 니키는 브랜든과의 행복한 일상이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다. 그러나 모든 게 완벽했던 니키의 계획들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다.
오래전부터 기다려왔던 파리 여행과 단짝 친구들과 함께 하기로 한 콘서트 투어의 여름방학 일정이 겹치는가 하면, 교환학생을 맞이하는 학생 대사로 선발되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는 속에서 친구들 그리고 브랜든과 보낼 시간은 점점 부족해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영원한 천적 매킨지와 티파니의 계략으로 교환학생과 온라인 스캔들까지 나게 된다. 아직 결정하지 못한 여름방학의 일정과 상처받은 브랜든의 마음 그리고 그속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니키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이 책은 매회 더 진한 감동과 참신한 소재로 독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킨다. 처음에는 어리바리한 소녀였던 니키가 학교에 적응하고 친구들과 함께 당당하게 십대의 일상을 멋지게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특유의 유쾌함을 전달한다. 이번 이야기 역시 십대의 사랑과 우정에 대한 명랑 쾌활한 스토리 전개로 독자들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켰다.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시리즈는 니켈로디언 ‘키즈 초이스 어워드’에서 올해의 책에 선정된 바 있다.


큰 애가 이 시리즈의 책을 접하고, 또 좋아하기 시작한 건 4학년 때부터였던 것 같다.

그 이후로 요 시리즈의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했다는 걸 보면, 아이 입장에서 굉장히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고 또 재밌기도 했나보다.


표지만 봐도 니키의 남친과 손하트를 그리고 있는 것도 그렇고, 온통 하트하트가 가득한 게...

'별로 비밀스럽지 않은 사랑의 위기'라는 글자만 봐도 대략 어떤 내용인지 짐작이 가고도 남을 법 하다.


아직..

사랑이라는 감정 내지는 이성에 대해 느껴보지 못한 딸들이지만, 언젠가 자연스럽게 이 책에 나와 있는 그런 상황을 접하게 되고, 또 느끼게 될 날이 올 것이다.

그 때를 대비해 이 책을 통해 미리 예행연습 하는 느낌이 들어서 책에게 살짝 고마움이 들기도 했다.


역시.. 일기는 재밌는...


딸들도 이렇게 자신들의 일상을 하나하나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림도 그리고....





@ 책 속에서



- 아무래도 나는 비밀스럽고 심각한 사랑병에 걸린 것 같다!!

맙소사! 진짜 사랑에 빠졌나 보다.아니라!"

이렇게 미친 듯이 행복한 것을 보면 말이야.

입만 벌리면 밝은 햇살과 무지개, 꽃종이, 반짝이 그리고 조그맣고 귀여운 별사탕이 내 입속에서 마구 쏟아져 나올 것만 같다!



- 바로 그때, 브랜든이... 나의... 은밀한 속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수줍은 듯 미소를 지으며 눈썹 위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내 몸이 스르르 녹아내리는 느낌이었다!

"솔직히, 나는 너랑 같이 보낼 시간이 더 기다려지는 걸? 데이지가 아니라!"

브랜든의 얼굴이 붉어졌다.

"니키, 난 너를 좋아해. 정말 많이!"  



- 점심을 다 먹은 후, 친구들이 내게 정말 고마운 선물을 주었다. 매점에서 엑스트라 라지 핫 퍼지 브라우니 선데이 아이스크림을 사준 거다!

"사실은, 여름 방학 여행 경비로 우리 용돈을 몽땅 저금했거든. 너한테 치료비를 쓰는 것보다 이 아이스크림을 사주는 게 훨씬 싸게 먹힐 것 같아서!"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친구들이라니까!!



- 나는 이미 다음 주에 얼마 안 되는 여가 시간을 쪼개서 브랜든이 '솜털 친구들' 웹사이트를 만드는 걸 돕기로 했다. 또 콘서트 투어 계획을 세우고, 클로에와 조이의 비디오 프로젝트를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기로 한 계획이 있었는데, 그 계획들이 모두 위태로워졌다.

~

교환 학생 안내하기, 데이지 훈련시키기, 브랜든의 '솜털 친구들' 웹사이트 만들기 프로젝트, 여름 콘서트 투어 그리고 내 친구들의 유튜브 비디오 프로젝트까지...! 방과후 내 스케쥴은 거의... 살인적이다!!



- 하지만 데이지는 제자리에 가만히 앉아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크고 동그란 갈색 눈망울을 하고 순진한 강아지처럼 앉아서 우리를 빤히 바라보았다. 마치 우리가 왜 그렇게 꽁꽁 묶였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

맙소사!

정말 난감한 상황이었다!

동시에 설레기도 하고!

즐겁기도 했다!

게다가 로맨틱하기까지!



- "맞아, 니키. 내가 남자라서 실망하게 했다면 미안해."

"아니, 아니야! 그게 아니라... 남자라서 실망이라니... 그건 어처구니없는 거지. 내가 말이야. 아니, 그러니까 네가 남자라서 어처구니없다는 게 아니라.. 남자들은 대부분 어처구니없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어.. 여기 좀 덥지 않니? 나만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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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야 알 수 있는 것들
조아라 지음, 난나 그림 / 꿈꾸는사람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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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만 보고..

왠지..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 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시가 떠올랐는데..

놀랍게도 작가의 말 페이지에 이 시 제목이 언급되어 있어서 내심 놀랐다.


작가의 말처럼..

초등학생은 유치원생을 부러워하고, 중학생은 또 초등학생이 제일 편하다 하고, 고등학생은 그런 중학생에게 그때가 낫다고 한다.

그건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인데, 사람들은 대부분 지나고 나서야 그 때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것 같다..


어릴 땐 누구나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한다. 마치 어른이 되면 내 마음대로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으니까...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 그리움인지... 추억인지.. 과거 유년시절이 생각난다..

그러면서 작가는 말한다.

지금 이 순간은 절대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마음껏 뛰어놀고 친구와의 우정을 소중히 간직해야 한다는 것을 과거의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단다..

그래서 이 책을 쓰게 되었고, 마야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재미있게 보여주고 싶다고 전한다.


음...

난.. 이제 내 미래보다는 내 딸들의 미래가 더 궁금해질만큼 나이를 먹었다.

물론.. 나와 우리 가족의 미래도 궁금하다.

하지만, 역시나 중요한 건.. 지금 어떻게 사느냐가.. 미래의 우리 가족의 모습도 결정짓는 게 아닐까 싶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작가의 말처럼..

나의 두 딸들은 현재를 즐기고 소중히 생각할 줄 아는.. 그래서 더 멋진 미래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아이들로 자라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그리고 딸들도.. 이 책을 보며.. 뭔가 느끼는 게 분명히 있었을 것 같다.

가끔..

공부는 왜 해야 해?라는 질문을 던지는 아이들이니..

이 책이.. 뭔가 그 답을 말해주지 않았을까 싶다.


중간중간 컬러그림이 삽입되어 있어서 애들이 더 좋아했고..

무엇보다..

또래 아이들의 이야기와 어른이 된 그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미래도 상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나..

워낙 좋아라하는 마트료시카 인형이 얘기해주는 책이라..

마트료시카 사러 러시아 여행 가자고 하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고 나니.. 마트료시카가 더 간절해 진 듯...





@ 목차


내 이름은 마야 … 12
공부만 잘하면 뭐해? … 19
내 꿈을 찾아라 … 36
스마트폰 세상 … 57
진짜 세상을 만나다 … 73
걸 그룹처럼 되고 싶어요 … 94
내 마음의 다이어트 … 113
미니 마우스의 고민 … 128
흔들리며 피는 꽃 … 145
하얀 얼굴 까만 얼굴 … 164
시간을 달려서 … 183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201





@ 책 속에서



 - 오늘은 나에게 특별한 날이지. 긴 잠에서 깨어나 드디어 아이들을 만나는 날이거든. 오늘부터 하늘초등학교 4학년 1반에 가게 되었어. 전학생 이냐고? 아니, 내가 어딜 봐서 열한 살 어린이로 보인다는 거야? 이래 봬도 너희 증조할머니보다 내가 더 나이가 많을걸. 그럼 새로 온 선생님이냐고? 아니, 아니야. 난 선생님보다 더 많은 걸 알고 더 많은 걸 볼 수 있거든.



- "이건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라는 거야. 선생님이 너희들보다 더 어렸을 때 선물로 받았지. 자, 봐 이렇게 인형을 열면 작은 인형이 나온단다. 또 이 작은 인형을 열면 그 안에 더 작은 인형이 나오고."

~

"이 인형의 이름은 마야라고 해. 그런데 이건 보통 인형이 아니야. 마법의 인형이란다. 답답하고 힘들 때 이 인형에게 이야기하면 삶의 지혜를 알려주거든. 선생님이 없는 동안 혹시 힘든 일이 생기면 마야에게 도움을 청하렴."



- 도원이는 천천히 나에게 다가왔어. 그리고 내 앞에 멈춰 서더니 주위를 두리번거렸어. 그러더니 세상에! 손을 뻗어 나를 집는 게 아니겠어? 공부밖에 모르는 도원이가 말이야! 난 깜짝 놀랐어. 물론 누구든 날 좋아하고 필요로 할 거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도원이가 제일 먼저 나를 선택할 줄은 몰랐어.



- "그렇지? 우리 아들이 못하는 게 어디 있겠어. 너 같은 천재가 영재원에 안 들어가면 누가 들어가겠니? 엄마가 한 번 찾아볼게. 일단 네가 써놓고 봐 달라고 해 보자."

~

난 사실 도원이 엄마가 엄청나게 무서울 거라고 생각했거든. 도원이를 달달 볶아서 학원을 여러 군데 보내고 밤늦게까지 몽둥이를 들고 공부시키는 그런 엄마 말이야.

도원이 엄마는 분명 그런 엄마가 아니었어.



- "그러니까 내가 널 나처럼 여러 개로 만들어 줄게. 그 중 하나는 여기서 공부하고 있으면 되잖아."

내 말에 도원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지.

"자, 어서 해 봐."

내가 재촉하자 도원이는 가장 작은 나를 두 손으로 들고 입김을 불었어. 그러자 금세 도원이가 두 명으로 늘어났지. 도원이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자기 앞에 서 있는 또 다른 도원이를 봤어.



- 어른 도원이가 두꺼운 책을 폈어. 연필을 이리저리 굴렸지만 한 글자도 적지 못했지. 여기저기 책을 뒤적여 보지만 쉽지 않나 봐. 결국 책을 '탁!' 소리 나게 덮더라고. 그러고는 '쿵!' 소리가 나게 머리를 책상 위에 박았어.

~

"초등학생인데요, 저희가 이번에 모둠 발표로 최고대학생을 인터뷰하기로 했거든요. 잠깐만 시간 내 주시면 안될까요?"

내 말에 어른 도원이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지.



- "최고대학교에 오고 싶은 이유가 뭔대? 최고대 입학이 중요한 게 아니야. 내가 어떤 공부를 좋아하는지 먼저 생각해 봐야지. 대학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가는 곳이 아니라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공부를 더 몰두해서 하는 곳이야. 내 적성도 생각하지 않고 단지 최고대에 오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입학한다면 나처럼 될걸."



- 참, 나와의 일은 비밀로 하기로 약속했어. 그리고 나를 교실로 돌려놓았어. 어차피 한 어린이에게는 한 번의 마법밖에 쓸 수 없거든. 나는 또다시 나를 찾아주는 아이를 기다려야 해. 이번에는 누가 나를 찾아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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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의 엉뚱 발칙 유쾌한 학교 2 내 이름은 엘라 2
티모 파르벨라 지음, 이영림 그림, 추미란 옮김 / 사계절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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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호평을 받으며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도 단숨에 한 권을 뚝딱 읽게 만든 책!

그리고 두 배로 ‘엉뚱 발칙 유쾌한’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그린 책!

교육 강국 핀란드와 독일에서 열광하고, 약 20개국에 소개된 ‘엘라’ 시리즈 제2권이다.


초등 2학년으로 올라가니 신나는 일이 더 많아진 엘라와 아이들. 학교 대표로 올림픽도 나가고, 학교에서 하룻밤 야영을 하며 소중한 추억을 쌓아 간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학생이 새로 전학을 온다. 아이들은 전학생이 외계인인 게 분명하다며 학교를 지키기 위한 작전을 짜는데, 과연 학교는 무사할까? 더 엉뚱해지고 사랑스러워진 엘라네 반 아이들과 이들을 감당하기 위해 애쓰는 선생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1장 「학교 올림픽」 은 시에서 열리는 학교 올림픽 대회에 엘라와 페카가 대표로 뽑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런데 첫 종목인 자루 뛰기부터 쉽지 않다. 교장 선생님은 낮게 뛰라고 하고, 담임 선생님은 높게 뛰라고 하더니 엘라와 페카의 자루를 빼앗아 경주하기 시작한다. 뒤이어 열리는 요리, 시 낭송 종목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2장 「람보」에서는 엘라네 반에 람보라는 아이가 전학을 온다. 람보는 걸핏하면 이유도 없이 아이들을 때리는데, 엘라와 친구들은 람보가 지구인을 잡아먹기 위해 내려온 외계인이라 확신하고 지구를 구하기 위해 작전을 세운다.

3장 「학교 야영」에서는 학교에서 야영을 하려는 아이들과 하지 않으려는 담임 선생님이 팽팽한 기 싸움을 펼친다. 하지만 야영의 단꿈에 빠진 아이들을 말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드디어 다가온 야영 날, 또 어떤 소동이 벌어졌기에 학교 관리인부터 경찰, 소방관까지 모두 출동한 걸까? 


한 교실에서 종일 함께 부대끼다 보면 친구들끼리 정도 쌓이지만 갈등도 생기게 마련이다.

엘라네 반도 그렇다.

전학생 람보가 페카만 빼고 다른 아이들을 무차별적으로 괴롭히자 반 아이들은 페카가 외계인 람보와 동맹을 맺었다고 생각하고 둘을 따돌린다. 아이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대부분의 어른들은 어른의 방식으로 원인을 찾고 갈등을 해결하려 한다.

그렇지만 ‘엘라’ 시리즈의 작가 티모 파르벨라는 아이들의 방식으로 갈등을 풀어간다.

담임 선생님까지 외계인과 동맹을 맺었다고 오해를 받자 선생님은 자신이 아무리 외계인이라도 아이들을 잡아먹지는 않을 거라며 안심시킨다. 책을 읽으면서 교훈을 찾는 일에 지친 독자들은 아이들의 방식대로 갈등이 자연스레 해결되는 과정을 보며 묘한 쾌감을 느낄 것이다. 

핀란드인은 세계 최고 수준의 독서량을 자랑한다. 가족이 함께 책을 읽고 토론을 하거나 자기 전에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는 ‘베드타임 리딩’을 하는 등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독서가 습관화된 나라이다. 핀란드에서 ‘엘라’ 시리즈가 20년이 넘도록 오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읽기 좋은 책이라는 방증이다. 작가가 곳곳에 심어 놓은 유머는 아이와 책을 함께 읽는 어른 독자까지 사로잡을 만큼 유쾌하고, 초등학생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가족이 함께 읽기에 더없이 좋다.  


그리고 이 책은 컬러링북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한국어판에는 국내 작가 이영림 화가가 엘라 캐릭터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는데, 엘라와 친구들이 펼치는 맹활약이 더욱 생생하고 아기자기하게 살아났다. 이 그림들은 어린이 독자가 크레용이나 색연필로 자유롭게 색칠할 수 있도록 선으로만 그려져 있어서 원하는 색깔로 ‘나만의 엘라 책’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활용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아이들은..

초5,초3이라.. 엘라보다는 선배이지만.. 이 책을 재밌게 그리고 한번에 다 읽어내려갔다.

그만큼 아이들이 읽기에도 지루하지 않고, 또 재밌다는 얘기다.


간간히 그림도 삽입되어 있고.. 페이지는 많지만, 글씨가 크다보니 눈의 피로감도 덜 한 듯 하다.

무엇보다 또래들이.. 한번쯤 경험했을 수도 있는.. 그런.. 사건들.. 그리고.. 학교라는.. 지극히 익숙한 공간들이라.. 더 집중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림도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리고 중간중간.. 궁금한 내용은 1권을 참고하라는 안내도 잊지 않았다.

아이들은.. 이미 1권도 다 읽었기 때문에 이 책이 조금 더 익숙해졌는지도 모르겠다.

글밥 많은 책으로 넘어가는 시기.. 초등 중학년 정도부터라면 딱 읽기 좋을 듯 하다.


특히나.. 엘라의 1인칭 관점에서 써 내려간 글로 인해.. 마치 내가 엘라인 듯한 착각도 들어.. 더 몰입할 수 있었다.

마치 책 속 주인공이 된 양...


딸들은 벌써 3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럼.. 엘라가 3학년??^^




@ 목차


1장 학교 올림픽
새 학년 첫날 | 초대 | 페카의 고민 | 예선전 | 교장 선생님 대리 | 선생님 마음대로 | 훈련 첫날 | 두 번째 훈련 | 전반전 | 후반전 | 페카, 시를 쓰다 | 가족사진

2장 람보
전학생 | 주먹과 수학 | 축구 연습 | 대책 회의 | 만남 | 위기 | 성숙 검사 | 꿍꿍이 | 결전의 날

3장 학교 야영
선생님과 ‘세상이 끝나는 날’ | 모금 | 소시지수프 | 작별 인사 | 무서운 이야기 | 대대적인 수색 작전 | 더 무서운 이야기 | 이름을 말하면 안 되는 밤




@ 책 속에서


- 내 이름은 엘라이고 나는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다. 1학년 때 우리 반이었던 친구들과 이번에도 같은 반이 되었다. 담임 선생님도 같은 분이고 페카는 여전히 이상한 질문을 한다.

"여기 대학 아니에요?"



- "사랑하는 학생 여러분! 올해도 우리 시에서 개최하는 학교 올림픽에 여러분의 학교를 초대합니다. 초대된 학교는 두 명의 대표 선수를 뽑아 출전해 주세요. 다 함께 정정당당한 경기를 펼쳐 봅시다. 학교 올림픽은 2주 후에 열립니다."

~

"좋아. 그럼 일단 예선 경기에 참가하고 싶은 사람 손 들어 봐."



- 선생님은 일주일 내내 기분이 아주 좋았다. 월요일에는 우리더러 '교장 선생님'이라고 부르라고 했다. 화요일에는 선생님이 지나갈 때마다 허리를 굽히고 이마가 무릎에 닿을 때까지 인사를 하라고 했다.

~

금요일에는 다른 선생님들이 자신에 맞서서 반란을 일으키려 한다고 의심했다.



- 페카가 액자에 들어 있는 사진을 보여 주었다. 페카가 엄마 아빠와 함께 찍은 사진이다. 두 분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페카 엄마는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었다. 페카는 표정을 알 수 없었다. 크림이 얼굴에 잔뜩 묻어 있었기 때문이다. 생일 케이크가 페카 얼굴 모양으로 움푹 파여 있었다. 양초는 여서 개였는데, 두 개만 멀쩡했다.



- 우리가 케이크 반죽을 오븐에 넣으련ㄴ데 갑자기 콧수염이 달린 아저씨와 수염이 많은 아주머니가 나타났다. 둘 다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아저씨는 구슬이 달랑 하나만 달린 가죽끈 목걸이를 걸고 있었다. 우리 선생님이 갖고 있던 것과 똑같았다. 아주머니는 한쪽 팔을 보호대에 걸고 발에도 붕대를 감고 있었다. 꼭 우리 교장 선생님 같았다. 페카와 나는 우연치고는 신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 우승은 못 했지만 상은 받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페카가 상을 받았다. 감동적인 시에 대한 상을 받은 것이다. 그렇다고 백만 유로를 받은 건 아니다. 돈은 하나도 못 받고 아름다운 시에 대한 표창장을 액자와 함게 받았다. 그래도 페카는 좋아했다.

~

니도 좋았다. 왜냐하면 페카가 표창장을 나에게 주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우리 선생님은 가지고 있던 가죽끈을 나에게 주었다. 구슬은 하나도 없었지만 그래도 예뻤다.



- 갑자기 람보가 아주 남달라 보였다. 외계인은 가까이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람보는 외계인치고 꽤 평범하기는 했다.

람보는 키가 별로 크지 않다. 나보도다도 작고 반에서도 작은 편에 속한다. 그러고 보니 언젠가 책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중력이 강한 별에서는 생물들이 작다고 한다.

~

사실 람보는 보통 아이로 보인다. 외계에서 온 괴물 같지는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속아 넘어갈 우리가 아니다. 우리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다.



- 장미 화단의 분위기는 우울했다. 밤새 첫서리가 내려 이파리 절반이 떨어진 탓도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학교에 사악한 비밀 동맹이 생겼고 우리가 그에 맞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 때문에 우리 모두 풀이 죽었다. 그렇다. 사실이 그랬고, 그래서 우리는 슬펐다.

"믿을 수가 없어. 선생님이 외계인 편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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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할미네 가마솥 이마주 창작동화
김기정 지음, 우지현 그림 / 이마주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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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뒷표지를 보면, 초등학교 4,5,6학년이 읽어요라는 글과 함께 가족, 정의, 권선징악의 주제어를 담고 있다.


책은 초등 중학년 이상이면,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중간중간 컬러그림이 삽입되어 있는데다가, 페이지도 글밥도 그다지 많지 않다.

음..

내용은.. 글쎄... 아이 혼자 읽는 것보다는 엄마,아빠랑 같이 읽어보는 게 더 나을 것 같은 책이다.


본문 말미에 작가의 말 페이지가 있는데, 그 제목이 '해피 엔딩을 위하여'이다.

작가는 한때 그 많은 옛이야기와 동화가 왜 해피 엔딩을 향해 달려가는 것일까를 의심한 적이 있다고 한다.

현실은 다른데도 말이다.

그리고 분명히 말하지만 동화의 세계에서 선과 악은 언제나 선명하다며.. 동화는 '그리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현실이든, 꿈이든 동화작가는 지금도 자신의 이야기 속에서 해피 엔딩을 찾아 헤매고 있으며..

우리 세상의 해피 엔딩을 위해서라도 동화가 쓰이고 읽혀야 하는 이유라고 소신있게 전하고 있다.


이 책의 마고할미는 동화 속 주인공들은 물론이고 아이와 어른 독자까지 든든하게 감싸 안아 준다.

유진이, 교진이 두 남매는 마고할미와 덕구 아저씨 덕분에 다친 마음을 회복하고 잘 살아 나갈 것이다.

자라서는 다른 누군가에게 마고할미와 덕구 아저씨가 되어 줄 것이다.

악은 벌을 받고, 정의는 승리하고,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어 주는 어른들이 있고, 그 어른들과 함께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는 아이들이 있는 세계를 언제나 꿈꿀 것이다.


아이는..

마고할미가.. 왠지 요술쟁이 같다고 했다. 글쎄.. 난.. 제목에 왜 가마솥이라는 게 들어가 있는지 살짝 의문스럽다. 책 내용하고.. 제목하고.. 살짝.. 안 맞는 거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어느 날 갑자기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굳이 데려다가 가짜 보호자 행세를 하며.. 해외로 입양보낸다는 설정이.. 초등 중고학년이 읽기에도 좀 무섭지 않았나 싶다. 제목을 보면.. 왠지.. 전래동화 같은데.. 내용은.. 좀 무서운 사회현실을 꼬집고 있는 듯 해서... 그다지 아이들에게 권해 주고 싶지는 않은 책인 듯 싶다.


무튼.. 살짝 어두운 것도 같지만.. 그래도 나쁜 어른들은... 마고할미가 혼내줬으니.. 그걸로 해피엔딩...

그래도.. 뭔가 찜찜한 이 느낌은 뭘까...




@ 책 속에서


- 옛이야기를 듣다 보면, 우리는 아주 수상한 할머니 한 분을 맞닥뜨리게 돼. 몸집부터 얼마나 큰지 키가 하늘에 닿는다고 했고, 힘도 엄청 세어서 흙을 모아 둔덕을 만들면 산이 되고 한 움큼 휙 던지면 섬이 된다고 했어. '마고 할미'라고 불렀지.

어디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하는 짓이 이리 어마어마하니, 마고할미는 하루아침에 뭔가를 뚝딱 만들어 내곤 했어.



- 아침에 보니, 자동차는 도서관 앞 느릅나무 세 번째 가지에 걸려 있더래. 종잇장처럼 구겨진 차 어디에도 부모는 보이지 않았어. 아직 세상을 보지 못한 동생도 마찬기지였어. 누무도 엄마, 아빠와 동생이 어딘가 살아 있을 거라고 말하지 않았어. 말 안 해도 알 거 같았거든.

'너희는 고아야!'

남매가 견뎌 내기엔 너무 무서운 일이야. 꿈에도 생각지 않았지만 이미 눈앞에 벌어진 일이었지.

~

남매가 그걸 깨닫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했어.

~

왜 아니겠어. 단 1초 만에 세상에 둘만 남겨졌잔항.



- 그즈음 이 남매의 불행을 아주 뼈아프게 여기는 듯한 사람이 하나 있었어. 자선 사업가로 알려진 도기 씨였지. 도기 씨는 신문 한 구석에 자그마하게 실린 사연을 읽으며 중얼거렸어. "여기 우리가 돌봐야 할 아이가 또 생겼군."

어린 남매가 하루아침에 부모를 잃고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는 기사였지.

~

도기 씨 부부는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데려다 키우는 그런 사람이었던 거야. 자선 사업가라고 했잖아. 신문에도 몇번인가 기사가 실릴 정도였지.

'불행한 아이들을 돌보는 착한 부부'

이렇게 말이야.



- 그날 이후, 남매는 도기 씨가 사는 도시로 이사를 왔어. 그곳은 이전에 살던 작은 읍내와는 사뭇 달랐지.

~

"별일은 없니?"

"힘들지 않아?"

그럴 때마다 남매는 같은 대답을 했어.

"예, 지낼 만해요."

~

겉만 본다면 남매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듯했어.

~

한데 말이야.

아니었어.

왜냐고?

도기 씨 부부는 겉보기완 아주 딴판이었거든. 그걸 아는 데는 채 며칠이 걸리지 않았지.



- 마지막으로 가엾은 남매가 할 수 있는 말은 하나뿐이야.

"살려 주세요."

도기 씨 부부는 남매의 멍 자리에 연고를 발라 주면서 말했어.

"이제부터 학교도 갈 생각 말아라. 이 일을 아무한테도 얘기해선 안 돼!"

그러곤 부부는 아주 훌륭한 일을 했다는 듯이 집을 나섰어.

이날 유진이는 생전 처음 '절망'이란 말을 떠올렸어. 그 어려운 말은 어른들만 쓰는 말이잖아.

~

'아, 죽어 버릴까?'

오랫동안 참았던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지.



- 마고할미라고? 순간 유진이는 다시 한 번 아주 오래전 들었던 목소리를 다시 떠올렸어.

'우리한텐 할머니 한 분이 계시지. 아주 힘이 세고 못하는 게 없는 그런 분이야. 네가 힘들 땐 짠! 하고 나타나서 도와주실 거야. 알겠니? 그러니까 아무 걱정하지 마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이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서 할머니가 있다고 하다니..

~

이윽고 난쟁이 아저씨는 술술 말하기 시작했어. 오랫동안 남매를 찾아다녔다고 했지. 자기 이름은 덕구이며 할머니늘 모시고 있다는 것과 할머니가 손녀, 손자와 같이 살게 될 날이 오기를 얘타게 기다리고 있다는 거야.



- 남매는 말문이 막혔어. 이제 겨우 이 집을 탈출할 궁리를 하고 있는데, 당장 떠냐야 하다니.

~

"제기랄, 재판이 이렇게 오래 걸릴 줄 짐작이나 했겠어? 벌써 저 두 녀석을 팔아 버려야 했는데.."

"어쨌든 저 아이들 부모 재산은 이제 우리 차지가 됐잖우."



- 맞아. 세상 사람들이 이 도기 씨 부부를 조금만 살폈더라면 이들이 알려진 것처럼 자선 사업가가 아니란 것쯤은 금방 알았을 텐데. 공무원들은 서류만 보고 이 불쌍한 아이를 아무에게나 맡겼고, 신문 기자들은 앉아서 흥밋거리 기사 쓰기에만 바빴으며, 판사들은 남의 일처럼 판결을 내렸지. 그게 문제야.

번지르르한 껍데기만 살짝 들춰 봐도, 이 부부는 아주 단순하고 비열한 사람들이야. 그 사이 아홉 명의 아이들을 자신의 아이로 만든 다음, 먼 나라로 팔아 버렸으니까. 세상 사람들은 그걸 입앙이라고도 부르지만, 도기 씨에게 공짜란 없지.

~

"어서 도망쳐야 해. 지금 당장."



- 잠시 뒤, 유진이가 잠자는 아파트 9층 방 안에서는 묘한 광경이 펼쳐졌어. 이제 1학년 짜리 사내아이가 바지춤을 내리고 방바닥에 오줌을 싸 버렸거든.

~

"뭐야. 아무 일도 안 일어나잖아."

맞아. 낯선 아저씨가 나타나 할머니가 찾는다고 한 것부터 믿을 일은 아니었어. 엉뚱한 씨앗을 준 것부터 더 황당한 일이잖아.

~

엄지손톱만한 씨앗에서 순식간에 움이 트지 않겠어. 아니, 먼저 갈색 뿌리가 사방으로 뻗쳐나왔어.



- 아까 아저씨가 뭐라 했더라. 씨앗을 주면서 마지막에 뭐라고 말했는데..

이런 세상에! 유진이는 그제야 아저씨가 어떻게 하라고 했는지 떠올랐어. 그와 동시에 머리카락이 쭈뼛거렸지.

'힘들 땐 용기가 필요한 법이다!'



- "아이구! 잘 왔구나. 그 험한 길을 잘도 찾아왔구먼. 내가 업고 왔으면 다 될 일을."

~

"여기가 할머니 집 맞아요?"

~

"마고할미야! 애덜이 왔수! 얼렁 나와 보시우!"

~

이윽고 부엌문이 삐걱 소리를 내며 열렸어. 거기서 웬 할미가 헐레벌떡 달려 나왔찌.



- 마고할미는 남매를 품에 감싸 않았어.

~ 지난 아흔아홉 밤낮 동안 이 가엾은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훤히 들여다보았어. 그러니 그날 밤 남매는 굳이 길고 지나간 이야기를 따로 힐 필요가 없었던 거야.

~

"할머니가 진짜 우리 할머니 맞아요?"

~

"그렇지. 요놈! 넌 내 손주가 맞지. 암, 네 고추 옆에 점도 내가 다 찍어준 거다."



- "아저씨랑 아줌마는요?"

그 순간 인자한 모습이던 마고할미가 확 변했지. 눈초리가 삐죽 올라가더니, 쪼글쪼글한 주름은 송곳처럼 쫙 펴졌고, 굽은 허리가 벌떡 하고 곧추섰어.

~

도저히 글로 옮겨 쓸 수 없을 만큼 험악했지. 욕을 다 마쳤는지, 마고할미는 식식대며 말을 이었어.

"그런 천하에 배은망덕한 연놈은 내가 쌍욕으로 상판대기에 서말가웃 처바른 다음, 덕구가 왼새끼로 꼰 새끼줄로 스물한 번 칭칭 감아서 공중에 일흔일곱 번 휘휘 돌려서 멀리 던져 버렸단다."



- "여보게, 마을 사람들 다 모셔와야겠어. 이 맛난 곰탕 다 먹으려면 며칠은 걸릴 테야." 그날 남매는 아주 오랜만에 배물리 먹었어. 그러다가 마루에 앉아서 햇볕을 쪼이다가는 까무룩 졸았는데, 깜빡 꿈을 꾸었나 봐. 유진이가 한 말 그대로 그날의 꿈을 옮겨 보면 이래.

'발가벗은 어른 둘이 숯과 모래로 온몸을 씽ㅆ어요. 고루고루 바르고 때를 벗겨요. 덩실거리며 가마솥에 들어가요. ~ 자기들이 솥뚜껑을 꽝 닫지 뭐예요. 곧 불이 지펴지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라요. 사흘 밤낮 그렇게 고았나 봐요. 어디선가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는데 가마솥 둘레를 빙글빙글 돌면서 강강술래를 해요.'

남매는 이게 뭘 뜻하는지 궁금하진 않았어.

그냥 꿈이었으니까.

어느 날, 아주 달디 단 낮잠 같은 단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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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정원 생각하는 숲 21
로런 톰프슨 지음, 크리스티 헤일 그림, 손성화 옮김 / 시공주니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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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전쟁으로 생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야기..

어른들이 만든 증오와 분노의 세계를 두 아이가 따뜻한 세계로 만들어 내고 있다.


개울을 사이에 두고 나뉜 두 마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

한 소년이 던진 돌을 맞고 반대푠 마을에 사는 소녀가 쓰러지자,

서로를 향한 두 마을의 분오와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진다.

그리고 어느 날, 물에 비친 자신의 흉터를 본 소녀는 복수가 아닌 다른 일을 하기로 마음 먹는다.

이 책은 가깝고도 먼 자신과 이웃에게서 삶의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진한 감동을 선사하는 책이다.


본문이 시작하기 전에 책에 등장하는 이름에 관하여 일러두기처럼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 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이름들은 산스크리트어에서 가져왔고, 산스크리트어는 힌두교, 불교 그 밖의 여러 종교에서 남긴 성스러운 기록들에 쓰인 고대어다.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유럽의 많은 언어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 바얌 : 우리

.. 감테 : '그들의 마을'이라는 뜻의 그라아마 타요에서 ㅂ롯

.. 사마 : '용서'라는 뜻의 크사마에서 비롯

.. 카룬 : '친절'이라는 뜻의 카룬야에서 비롯



책은.. 그림도 색감도 참 예쁘다.

특히나 마지막 페이지 그림이 인상에 남는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두 주인공이 무슨 얘기를 했을지 상상하게 만들어.. 아이들과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옮긴이의 말과 함께 책에 대한 내용을 덧붙이는 배려심도 인상 깊었던 것 같다.


대신..

레바논 전쟁에 대해 실사가 삽입된 설명이 있었다면 더 감동이 있지 않을까 싶다.




@ 책 속에서


-계곡이 있었습니다. 계곡 사이로는 개울이 흘렀습니다. 개울을 사이에 두고 한쪽에는 바얌 마을이, 다른 한쪽이는 감테 마을이 있었습니다.

계곡에서는 평화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 감테 마을 소년 카룬이 커다란 돌을 집어 개울 건너편으로 던졌습니다. 돌이 떨어진 자리에는 바얌 마을 소녀 사마가 서 있었습니다. 사마는 머리에 돌을 세게 맞고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 바얌 마을 사람들이 사마 주위에 모였습니다. 그들은 돌을 피하지 않은 사마의 용기에 감탄하면서 감테 마을 사람들에게 복수할 계획을 꾸몄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마의 아픔은 점차 줄어들었으나, 증오심이 커져 갔습니다.



- 어느 날, 사마는 괴롭고 화나는 마음을 달래려고 개울을 따라 걸었습니다.

물결이 잔잔한 곳에 이른 사마는 물을 마시려고 몸을 숙였습니다. 사마는 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그대로 얼어붙었습니다.

보기 싫은 흉터가 보였습니다. 하지만 더 눈에 띈 것은 어둡고, 우울하고, 찌푸리고 있는 자기 얼굴이었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 아이들은 겁에 질리고 화가 나고 슬픈 표정이었습니다.  그 순간 사마의 마음이 누그러졌습니다.

사마는 생각했습니다.

'저 아이들도 우리와 똑같아.'



- 사마는 바얌 마을 사람들 한 명 한 명, 감테 마을 사람들 한 명 한 명을 쳐다보았습니다.

분노와 두려움, 미움으로 딱딱하게 굳은 그들의 얼굴은 자신의 얼굴과 똑같았습니다.

그 순간, 사마는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또라ㅏㅇ또랑한 목소리로 소리쳤습니다.

"싫어요! 저 아이를 다치게 하지 않을 거예요. 저 아이를 보내 주세요!"



- 사마가 다시 말했습니다.

"대신 정원을 만들어요."

바암 마을 사람들과 감테 마을 사람들 모두 웅성했습니다. 누군가가 소리쳤습니다.

"어떤 정원 말이냐?"

사마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용서의 정원이요."



- 두 마을 사람들이 돌을 하나씩 둘씩 쌓아서 정원의 벽을 만들었습니다. 문득 사람들은 궁금해졌습니다.

~

"용서하면 이때껏 있었던 일을 전부 다 잊어야 하니?"

~

"뭐가 옳은지 찾을 수 있도록 정원이 도와줄 거에요."



- 바얌 마을의 사마와 감테 마을의 카룬은 함께 정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둘은 나무 아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두 사람은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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