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 경제편 - 벗겼다, 국가를 뒤흔든 흥망성쇠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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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최고 화제의 교양 프로그램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경제편을 묶어서 책으로 나왔습니다. 세계사 전문가들이 검증된 콘텐츠로 60주 연속 역사 베스트셀러에 빛나는 역사 <벌거벗은 세계사 : 경제편>을 보겠습니다.



1장에서 중세 유럽에서 빼놓을 수 없는 메디치 가문을 속속들이 벌거벗겨 봅니다. 최고 부자 가문 중 하나였던 메디치 가문은 예술, 건축, 인문학, 과학 등 다양한 학문을 후원하며 르네상스가 꽃피우는 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직접 후원했고, 마키아벨리가 쓴 "군주론"을 헌정한 것도 메디치 가문입니다. 15세기 메디치 가문의 재산 규모는 당시 수백만 명의 인구를 가진 영국의 1년 치 국가 예산에 달할 만큼 엄청난 규모였으며, 많은 돈으로 정치를 장악해 권력을 휘둘렀고, 교황들과 얽히며 종교까지 주물렀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메디치 가문이 평민 출신이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평민이었던 메디치 가문이 유럽 최고의 권력자 반열에 올랐을지 책에서 발가벗겨 봅니다.


7장엔 석유 패권 전쟁을 발가벗겨 알려줍니다. 석유는 생산량에 가격이 조정되는 만큼 석유를 생산하는 나라의 입김이 매우 큽니다. 전 세계 3대 산유국은 미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들 세 나라가 전체 석유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미국이 석유 문제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지금 전 세계 석유 매장량의 55%를 차지하는 중동이 석유를 얼마나 공급하느냐에 따라 유가 폭등에 따른 경제 위기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에서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중동 산유국이 중심이 된 석유 수출국 기구인 OPEC를 주도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해결의 열쇠를 쥔 사우디아라비아를 둘러싼 강대국의 움직임에는 어떤 이해관계가 숨어 있을지 책에서 보여줍니다.


10장에는 일본 버블 경제의 부흥과 잃어버린 20년을 파헤칩니다. 세계 3대 경제 대국은 미국, 중국, 일본입니다. 한국전쟁 특수와 경제 전략을 계기로 1960년대 이후 일본은 눈부신 경제 성장을 거듭했으며, 1980년대 후반에는 일본 역사상 최고의 호황기인 '버블 경제'를 맞이했습니다. 그런데 찬란했던 이 시기는 너무나 짧았습니다. 1990년대 들어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기업이 도산하고 이로 인해 자살률까지 급증하면서 일본 경제가 한순간에 무너진 것입니다. 이후 약 20여 년간 일본 경제는 무너졌습니다. 화려했던 경제 호황기가 거품처럼 사라진 뒤 겪은 혹독한 경제 침체기를 '잃어버린 20년'이라고 합니다. 미국과 견줄 만큼 강력한 경제 대국이었던 일본은 왜 한순간에 경제가 붕괴하는 최악의 위기를 맞이하게 된 것인지 책에서 설명합니다.


이외에도 영국 노예무역, 오스만 제국, 기축통화, 산업혁명, 경제 도시 상하이, 아메리칸 마피아, 마약 카르텔의 민낯을 경제와 함께 알려줍니다.




이 세상에 그냥 일어나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보이든, 보이지 않든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이런 일들이 쌓인 것을 우리는 '역사'라고 부릅니다. 지나간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역사 속 사건들이 비슷한 모습으로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조금이나마 대비할 힘을 기르기 위함입니다. <벌거벗은 세계사 : 경제편>은 tvN 교양 프로그램에서 다뤘던 내용 중 경제에 관한 사건들을 모았습니다. 세계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순간은 물론, 처음 만나는 의외의 사실들까지 더해 그동안 우리가 보지 못했던 프레임 밖 경제사를 보여줍니다. 이제까지 알았던 세계사의 정면과 이면까지 알게 되면 세계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옛날이야기에만 그쳤던 세계사가 눈앞에서 나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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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는 사람들 스토리콜렉터 107
마이크 오머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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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글을 쓰는 이스라엘 작가인 저자는 범죄·스릴러·공포·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쓰며 전 세계 14개 언어로 번역되고 미국과 러시아 등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밀리언셀러입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워싱턴포스트 베스트셀러, 아마존 베스트셀러 랭크 작가이면서 라이브리브 독자 선정 탐정소설상, 러시아 탐정소설상, 토머스&머서 은까마귀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그럼, 출간도 되기 전에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한 <따르는 사람들>을 보겠습니다.



협상전문가 애비 멀린은 경찰 소속 인질 협상가들을 훈련시키고, 경찰서의 위기 개입 강의도 맡고 있습니다. 그녀에게는 어두운 과거가 있습니다. 의사와 엔지니어 부모님은 영적인 성장을 갈망했고 어떤 공동체에 합류해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두 분은 그곳에서 애비를 낳았고 공동체 사람들과의 유대와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하지만 목회자가 점점 이상하게 변했고 경찰이 설교자를 체포하러 왔습니다. 알고 보니 설교자의 인도하에서 공동체 사람들이 헤로인을 만들어 팔고 있었기 때문이죠. 설교자 모지스 윌콕스는 식당에 공동체 사람들을 모두 가두고 불을 질렀고 가스통이 폭발하면서 어린아이였던 애비, 이든, 아이작만 살아남았습니다. 끔찍한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 3명은 따로따로 위탁가정에서 돌보았고, 애비는 좋은 양육자를 만나 입양이 되었고 트라우마를 극복했습니다.


이든 플레처는 여러 위탁가정을 거쳤고, 남편 데이비드를 만나 남편의 소개로 오티스 틸먼을 만났습니다. 틸먼 공동체에서 예전의 안락함을 되찾은 이든은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몇 년을 지내다가, 목회자 오티스가 12살 딸 개브리엘을 자신의 조카와 결혼시킨다고 합니다. 오티스는 세계가 멸망할 때 개브리엘을 보살펴줄 거라고 했기에 남편 데이비드와 이든은 행복해하며 결혼식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오티스가 딸 개브리엘이 결혼식 전에 자신과 첫 사적 고해를 해야 한다고 하자 그 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는 엄마 이든은 공동체의 돈을 훔쳐서 아이들과 그곳을 떠났습니다. 공동체에서 농장을 떠난 사람은 FBI에게 죽거나 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해서 죽는다는 말을 계속 들은 이든은 자신도 죽을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도 아닌 것을 알자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애비는 이든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추리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든이 떠났기 때문에 오티스가 조카 칼을 데려온 줄 알았는데, 칼이 합류해서, 그리고 이든의 딸과 결혼하기로 해서, 이든이 떠난 거였습니다. 칼은 개브리엘을 온라인에서 찾아내고 스토킹했습니다. 그리고 개브리엘의 남동생인 네이선을 납치했고 500만 달러를 요구합니다.


협상전문가로 언론에 나와 유명세를 치른 애비가 생각난 이든은 도움을 요청했고, 협조하기로 합니다. 초등 조사를 담당한 115서 형사인 카버와 특수수사대 소속인 마셜과 반스 형사, FBI의 연락을 담당하는 켈리 요원과 애비의 파트너 윌이 팀을 꾸려 네이선 플레처 납치 사건을 담당합니다. 개브리엘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납치범의 정체는 누구이며, 네이선은 무사할지 <따르는 사람들>에서 확인하세요.




<따르는 사람들>은 사이비 종교집단과 SNS 팔로어가 별다를 게 없다고 합니다. 우린 사이비 종교집단이 극단적으로 어떤 일을 저지르는지 압니다. 남아메리카에서 벌어진 존스 타운 대학살, 일본 옴진리교가 저지른 각종 살인사건과 테러 사건이 해외에서 유명한 사이비 종교집단과 관련된 사건입니다. 게다가 얼마 전 케냐의 사이비 종교 신도들이 집단 아사를 한 사건도 있습니다. 뉴스에서 보도되는 이런 사건들을 보면 어째서 저런 사이비에 빠질까 싶고, 그런 사람들이 어리석어 보입니다. 하지만 <따르는 사람들>에서는 말합니다. 누구라도 빠져들 수 있다고요. 부자든, 가난하든, 배운 사람이든, 못 배운 사람이든, 의심 많은 사람이든 가능하다고요. 아무리 자신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어도,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따르는 모습을 보면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자신을 환대하고 높이 평가해 주며 행복하게 사는 그곳 사람들을 보고, 그 사람들과 계속 이야기하고 대표자의 말을 듣다 보면 결국 동의하게 됩니다. 결국 그 사람들이 자신의 머릿속을 통제하게 됩니다. 맹목적인 SNS 팔로어는 인플루언서들이 남기는 말을 자신에게 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이 팔로어를 극단적으로 몰고 가면, 자신을 알리기 위해 상식 밖의 행동을 하거나, 인플루언서에게 무언가를 바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는 것을 이 책은 여실히 보여줍니다. 생각 없는 맹목이 주는 위험과 사이비 종교집단이 벌인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인 애비와 이든이 아이작과 만나는 마지막 장면의 반전에 대한 기대감이 다음 권을 기다리게 합니다.


사람들이 흔히 가진, '나는 절대 그럴 일 없어'라는 오해야말로

사이비에게 가장 귀한 자산이었다.

왜냐하면 사이비의 전도에 대한 백신은 단 하나뿐이기 때문이었다.

조심하는 것.

그리고 당신이 이미 그런 데 면역이 있다고 자신한다면

사이비 종교집단을 과소평가한 것이다.

이는 당신이 위험하다는 뜻이다. (p. 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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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없는 검사의 분투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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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대표하는 추리소설 작가인 저자는 1961년 기후현에서 태어났습니다. 2009년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 후 나카야마 시치리 월드라는 특유의 세계관 속에 다양한 테마, 참신한 시점, 충격적인 전개를 담아 '반전의 제왕'이라 불리며 많은 작품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럼, <표정없는 검사의 분투>를 보겠습니다.



소료 미하루는 경력을 쌓으면 부검사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검찰사무관으로 임용되어 오사카지검에 작년부터 출근합니다. 그녀의 상사인 후와 슌타로는 '표정없는 검사'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피의자는 말할 것도 없고 누구든 어떠한 협박이나 애원에도 흔들리지 않는 후와를 마주하면 몹시 당황해 자신의 페이스를 잃고 자멸합니다. 그래서 오사카지검 에이스라 칭송받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송치된 증거물 분실 사건으로 후와는 오사카 부경을 적으로 돌렸으나 무표정과 자신만의 신념을 실천해 사건을 해결했습니다. 그리고 요즘 오사카에서 발생한 대형 사건은 기시와다의 국유지 불하를 둘러싼 긴키재무국 직원의 뇌물 수수 의혹입니다. 사건은 학교법인 오기야마학원이 새해에 개교 예정이던 초등학교 부지로 기시와다의 국유지를 매입했는데 이때 매입한 금액이 평가액의 40%에도 미치지 못해 이목이 집중되었고, 지역신문사가 보도했습니다. 사안의 공공성과 매입 가격의 불투명성이 국민의 관심을 끌었으며, 국유지 매각을 담당하는 재무국 관재부에 소속된 국유재산 조정관의 이익 공여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특종을 내세운 신문사가 불하 신청에 현직 국회의원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폭로했고 오사카지검 특수부가 움직였습니다. 오사카지검 에이스인 다카미네 진세 주임 검사가 담당했으나 야스다 조정관은 꿈쩍도 하지 않고 버팁니다.


수사에 진전이 없는 채로 며칠이 지나 사카키 차장검사의 호출에 후와와 미하루는 함께합니다. 증거물이 된 긴키재무국에서 작성한 결재문서에서 24쪽 한 페이지가 통째로 바꿨으며, 긴키재무국에서 보관된 문서라 재무국 관계자 혹은 문서를 압수한 관계자의 소행이라 짐작된답니다. 결국 이 일은 언론에 알려졌고 대검에서 수사할 팀원을 보냈습니다. 후와의 전 상사이자 도쿄지방검찰청 차장검사 미사키 교헤이가 추천해 팀원으로 합류합니다. 이제 동료였던 다카미네 검사가 증거 조작에 가담했는 동기와 배후를 밝혀야 합니다.


미하루와 후와는 차기 대검 형사부장으로 소문난 오리후시, 형사부 소속인 도야마와 모모세와 도쿄지검 소속 미사키와 조사를 시작하지만 시작부터 텃세를 부리는 오리후시 검사로 인해 곤란합니다.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후와 때문에 미하루만 속이 타지만 후와는 정석대로 조사를 시작합니다. 다카미네 검사와 야스다 조정관이 친분을 밝히기 위해 선후배로 지냈던 대학을 방문했고, 오기야마학원 설립 후보지로 거론된 장소를 찾아가 현장을 살펴보고 주민들의 이야기도 듣습니다.


현장을 살펴보며 정보를 모으는 후와, 동행했지만 감이 잡히지 않는 미하루, 둘은 무엇을 보게 되고 어떤 진실을 알게 될까요. <표정없는 검사의 분투>에서 확인하세요.




<표정없는 검사의 분투>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표정 없는 검사 시리지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어떤 외압에도, 정에도 흔들리지 않는 오사카지검의 에이스 후와가 모든 것이 표정에 드러나는 검찰사무관 미하루와 함께 돌아왔습니다. 시세보다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매입된 국유지를 둘러싸고 국유지 매각을 담당하는 조정관과의 비리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오사카지검의 다카미네 검사를 비롯한 특수부가 이를 조사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 담당 검사의 결재문서 조작이 드러나 대검에서 수사팀을 파견합니다. 여기에 합류한 후와와 미하루는 공을 가로채려는 대검 수사팀과 후와의 전임 상사 미사키 검사의 모호한 태도와 맞닥트리게 됩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는 사법 기계 후와는 자신의 일만 할 뿐입니다.


AI가 많은 곳에 활용되면서 단순한 일자리뿐만 아니라 소위 전문직으로 여기는 일자리도 AI가 일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특히 판사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정의에 걸맞게 판결을 내리는 판사가 있는가 하면, 판결로 인해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판사도 있습니다. 작품의 주인공인 후와를 보고 있노라면 AI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눈치 보기 마련이고, 자신에게 편한 식으로 하기 마련인데 후와는 너무나 원리원칙대로 사고하고 말하고 행동합니다. 그래서 한결같고 믿음이 가며 예상이 됩니다. 그의 모든 판단이 자신의 검사 배지에서 온 것을 알기에 정의와 법에 충실한 후와의 세 번째 이야기가 더욱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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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에 관한 모든 것
마르탱 모네스티에 지음, 한명희 옮김 / 새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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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저널리스트이자 여행가이며 전업 작가인 저자는 <자살에 관한 모든 것>을 쓰기 위해 20여 년을 준비했습니다. 저자의 그 외 책으로는 "죽음의 음의 고통들", "형(刑) 집행 기술의 역사: 고대부터 현재까지", "화장실의 역사" 등이 있습니다. 그럼, 저자가 오랜 기간 준비한 이 책을 보겠습니다.



자살에 관한 학문적 연구는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이어져왔습니다. 19세기 초, 정신의학 분야의 권위자였던 도미니크 에스키로르와 모로 드 토르 두 의사의 이론은 자살자들을 심신상실자로 보는 시각에 그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19세기 말에는 근대 사회학의 아버지 에밀 뒤르켐의 영향으로 건전한 정신을 가진 사람도 개인적인 이유로 자살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자살을 사회적 측면과 관련된 현상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철학과 정신분석학에 근거해 자살을 사회심리학적 현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1969년 세계보건기구는 자살 방법과 동기에 대해 연구를 했습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자살에 이르게 된 동기는 989가지, 자살 방법은 83가지에 이릅니다. 성별/민족/계절에 따라서도 자살 방법이 달라지며, 옛날부터 가장 많이 사용한 방법인 교살부터 익사, 칼, 음독, 섭취, 질식, 총기, 투신, 분신, 교통사고 등을 보여줍니다. 어떤 흥분 상태와 감정이 한데 모여 그 지역 모든 사람들에게 동시에 작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자살 전염도 그 예입니다. 군대나 질병, 경제적 위기, 노래, 예기치 못한 공포,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 모방 현상으로 인해 자살 전염이 일어납니다. 이와 비슷하지만 네 가지 요소에 의해 구분되는 집단 자살의 예시도 실었습니다.


그렇다면 자살의 동기는 무엇일까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치욕 혹은 수치, 군인으로서의 명예, 자기희생, 자살 명령, 지나친 충성과 과도한 신념, 전쟁과 혁명 중에서, 재정적인 파멸, 부당한 대우, 정신병, 미신과 주술, 자기 파괴, 알코올과 마약 중독을 동기로 제시하고, 실제 예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이런 동기를 가진다고 전부 자살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자살을 할까요. 성별, 나이별, 민족별 등으로 분류해서 설명합니다. 자살을 결심한 사람은 장소를 물색하는데요, 그들이 찾아가는 장소는 대부분 공공 기념물이나 유명한 다리, 특정한 바위나 강 또는 기차역이나 고목 등입니다. 사람이 죽을 때는 언제,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결정해 놓고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 자살자는 지속적이든 순간적이든 어떤 방법과 장소에 이끌리게 됩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죽음을 두려운 것으로 여깁니다. 그래서 자살은 더욱 끔찍한 일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옛날부터 사람들은 자살 방지에 힘써왔고, 종교적, 사회적인 제재를 가해 자살을 막으려고 노력해왔습니다. 특이한 치료법, 절망한 사람들을 돕는 방법, 특수 기관, 열린 상담소와 병원들, 국제 심포지엄까지 여러 예방책을 마련했습니다. 자살을 막으려고 노력을 하는 사람이 있지만, 죽음에 대해 널리 알리고 쉽게 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자살을 억제하는 힘이 되어왔던 것은 종교와 형법의 힘입니다. 나라별 자살을 억제하는 법률을 살펴보고, 자살과 관련된 재정적인 측면도 알아봅니다.


앞서 언급한 자살 동기와 더불어 자살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소들을 설명하고, 자살자들의 유언도 보여줍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동물의 자살도 있는데요, 아직까지 과학계와 의학계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죽은 사람의 의지가 아닌 범죄를 감추기 위해 자살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살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을 실었습니다.




수없이 많은 책에서 자살을 이야기해왔고, 세계문학의 절반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죽음을 다룹니다. 자살을 철학적, 사회학적, 종교적으로 이야기한 책들은 있을지언정 개개인의 단순한 일상생활에 초점을 둔 책은 없었습니다. 저자는 <자살에 관한 모든 것>에서 개인을 보여줍니다. 개인이 어떤 동기에서, 어떤 장소에서, 어떤 방법으로 그런 선택을 했는지를 실었습니다. 예전에도, 21세기인 지금도 자살은 여전히 비난의 대상이 됩니다. 왜냐면 자살은 사회가 정한 윤리규범을 벗어난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든 자살이란 소재를 구체적인 사례와 역사적 사실로 가득 채운 <자살에 관한 모든 것>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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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매탐정 조즈카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5
아이자와 사코 지음, 김수지 옮김 / 비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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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일본 사이타마 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2009년 "오전 0시의 상드리용"으로 제19회 아유카와데쓰야상을 수상하며 등단했습니다. 2011년 "원시인 런어웨이"가 제6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에, 2018년 "마츠리카 마요르카"가 제18회 본격미스터리대상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미스터리, 청춘소설, 라이트노벨, 장르를 넘나들며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특히 청춘소설 "소설의 신"은 출간 즉시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2019년, 데뷔 10년 차에 발표한 <영매탐정 조즈카>로 제20회 본격미스터리대상,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본격미스터리 베스트10 1위, SR회 미스터리 베스트10 1위, 2019년 애플북스 베스트북에 선정되며 전례 없는 도서 차트 5관왕을 기록했습니다. 그럼, 화제의 작품을 보겠습니다.



미스터리 작가이자 이 작품의 화자인 고게쓰 시로는 조즈카 히스이라는 젊은 영매와 함께 온갖 사건을 해결해왔습니다. 영매라고 해서 전지전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몇 가지 제약과 히스이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법칙이 숨겨져 있기에 그런 것들을 분석하며 수사에 도움이 될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고게쓰는 히스이와 만난 첫 사건을 되돌아봅니다.


대학교 사진 동아리 후배였던 구라모치 유이카가 얼마 전 점술가에게 재미로 점을 봤는데 어떤 여자가 자신을 보며 울고 있답니다. 그 이후에 우는 여자를 몇 번 본 이후로 다시 점술가를 찾아갔더니 유능한 영매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그 사람을 같이 만나러 가자는 제안에 수락하고 동행했습니다. 비서인듯한 지와사키가 그들을 안내했고, 잠시 기다려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그곳엔 숨을 삼키게 될 정도로 아름다운 여성이 있었습니다. 그녀가 바로 조즈카 히스이로 유이카의 직업을 추리하고, 체질이 예민해 영을 잘 느낀다고 합니다. 고게쓰만 따로 불러 유이카에게 주의를 기울이라며, 불길한 예감이 든다고 합니다. 유이카의 집을 방문해서 확인하기로 하고, 약속 당일 히스이와 고게쓰는 전철 입구에서 만났습니다. 유이카가 늦자 전화를 했고, 한참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자 그녀의 집으로 갑니다. 열린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니 거실 한가운데 쓰러져 있는 유이카를 발견합니다. 히스이는 허공을 보며 '뭘 찾는 거야...?'라고 하며 고게쓰에게 범인은 여자라고 합니다.


작가 구로고시 아쓰시는 괴기 추리소설 작가로, 오컬트나 호러의 요소와 본격 미스터리 장르를 결합한 작풍으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고게쓰가 어린 시절부터 활약한 베테랑 작가로 작풍에 걸맞게 기이한 이야기나 괴담을 좋아합니다. 얼마 전 영매를 만났다는 고게쓰의 이야기를 듣고 히스이를 소개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는 작년에 사연 있는 별장을 구입했는데 실제로 심령현상 같은 것을 겪어 가족들이 무서워하지만 자신은 한번씩 지인들을 불러 파티를 엽니다. 바비큐 파티에 초대받은 고게쓰와 히스이는 아쓰시의 제자 신타니 유키노, 벳쇼 고스케와 편집자 아리모토 미치유키와 함께 합니다. 심령현상을 확인하기 위해 고게쓰와 히스이는 밤늦게까지 있었으나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고 새벽에 방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구로고시 아쓰시의 시체가 가정부에 의해 작업실에서 발견됩니다.


책 사인회를 찾아온 여고생 후지마 나쓰키는 사인을 받으며 고게쓰에게 자신의 학교 학생들이 말려든 살인사건을 해결해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다른 사건을 통해 알게 된 경시청 수사 1과 소속 경부인 가네바에게 부탁했고, 가네바 경부는 조심스럽게 고게쓰와 히스이에게 사건을 알려줍니다. 올해 초 16살이 된 고1 여고생이 목에 밧줄 자국같이 보이는 흔적을 가지고 공원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습니다. 피해자의 손톱은 잘려 있어 범인의 DNA 검출은 무리였고 특별한 용의자가 없어 시간만 흐르고 있었는데, 사 개월이 지난 6월에 같은 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와 가까운 건설 현장 부지에서 같은 삭흔을 가진 채 발견됩니다. 사건 현장을 찾아가 둘러보던 중 히스이는 영혼과의 공명을 느꼈는지 범인은 여자아이라고 고게쓰에게 말합니다.


고게쓰와 히스이는 범인을 찾을 수 있을지, 각 사건마다 짧게 등장한 연쇄살인범의 실체는 누구인지, <영매탐정 조즈카>에서 확인하세요.




우리는 살면서 때론 설명하기 힘든 일을 겪기도 합니다. 그런 현상을 괴이한 일이라 치부하기도 하고, 잘못 본 거나 잘못 생각한 것으로 넘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겪고 있는 모든 일을 전부 설명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믿음의 여부를 떠나 영적 현상은 항상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영매탐정 조즈카>는 죽은 사람과 교신할 수 있는 심령적 능력을 가진 '영매'를 등장시킵니다. 그것도 주인공이자 탐정의 조수 역할로요.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진 탐정은 보았지만 '영매탐정'은 특이해서 더욱 관심이 가는데, 표지에 등한한 소녀의 예쁜 얼굴과 신비한 초록 눈이 우리를 단숨에 매료시킵니다. 남에게 불길한 능력을 가진 이 소녀는 평범한 인생을 살지 못했고, 그래서 나이만 먹었지 어리숙한 면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날카로운 생각과 남을 돕겠다는 의지는 미스터리 작가의 의욕을 고취시킵니다. 혼을 보는 영매와 이를 논리로 이끄는 미스터리 작가의 합은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난항을 겪고 있는 연쇄살인범 사건에 뛰어들게 됩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하는 호기심에 마지막을 읽으면 반전을 느끼게 되는데요, 거기에 작가가 준비한 더한 반전을 읽을 수 있습니다. 영매탐정의 또 다른 활약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뽀야맘책장에서 읽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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