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에 관한 모든 것
마르탱 모네스티에 지음, 한명희 옮김 / 새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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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저널리스트이자 여행가이며 전업 작가인 저자는 <자살에 관한 모든 것>을 쓰기 위해 20여 년을 준비했습니다. 저자의 그 외 책으로는 "죽음의 음의 고통들", "형(刑) 집행 기술의 역사: 고대부터 현재까지", "화장실의 역사" 등이 있습니다. 그럼, 저자가 오랜 기간 준비한 이 책을 보겠습니다.



자살에 관한 학문적 연구는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이어져왔습니다. 19세기 초, 정신의학 분야의 권위자였던 도미니크 에스키로르와 모로 드 토르 두 의사의 이론은 자살자들을 심신상실자로 보는 시각에 그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19세기 말에는 근대 사회학의 아버지 에밀 뒤르켐의 영향으로 건전한 정신을 가진 사람도 개인적인 이유로 자살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자살을 사회적 측면과 관련된 현상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철학과 정신분석학에 근거해 자살을 사회심리학적 현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1969년 세계보건기구는 자살 방법과 동기에 대해 연구를 했습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자살에 이르게 된 동기는 989가지, 자살 방법은 83가지에 이릅니다. 성별/민족/계절에 따라서도 자살 방법이 달라지며, 옛날부터 가장 많이 사용한 방법인 교살부터 익사, 칼, 음독, 섭취, 질식, 총기, 투신, 분신, 교통사고 등을 보여줍니다. 어떤 흥분 상태와 감정이 한데 모여 그 지역 모든 사람들에게 동시에 작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자살 전염도 그 예입니다. 군대나 질병, 경제적 위기, 노래, 예기치 못한 공포,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 모방 현상으로 인해 자살 전염이 일어납니다. 이와 비슷하지만 네 가지 요소에 의해 구분되는 집단 자살의 예시도 실었습니다.


그렇다면 자살의 동기는 무엇일까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치욕 혹은 수치, 군인으로서의 명예, 자기희생, 자살 명령, 지나친 충성과 과도한 신념, 전쟁과 혁명 중에서, 재정적인 파멸, 부당한 대우, 정신병, 미신과 주술, 자기 파괴, 알코올과 마약 중독을 동기로 제시하고, 실제 예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이런 동기를 가진다고 전부 자살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자살을 할까요. 성별, 나이별, 민족별 등으로 분류해서 설명합니다. 자살을 결심한 사람은 장소를 물색하는데요, 그들이 찾아가는 장소는 대부분 공공 기념물이나 유명한 다리, 특정한 바위나 강 또는 기차역이나 고목 등입니다. 사람이 죽을 때는 언제,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결정해 놓고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 자살자는 지속적이든 순간적이든 어떤 방법과 장소에 이끌리게 됩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죽음을 두려운 것으로 여깁니다. 그래서 자살은 더욱 끔찍한 일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옛날부터 사람들은 자살 방지에 힘써왔고, 종교적, 사회적인 제재를 가해 자살을 막으려고 노력해왔습니다. 특이한 치료법, 절망한 사람들을 돕는 방법, 특수 기관, 열린 상담소와 병원들, 국제 심포지엄까지 여러 예방책을 마련했습니다. 자살을 막으려고 노력을 하는 사람이 있지만, 죽음에 대해 널리 알리고 쉽게 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자살을 억제하는 힘이 되어왔던 것은 종교와 형법의 힘입니다. 나라별 자살을 억제하는 법률을 살펴보고, 자살과 관련된 재정적인 측면도 알아봅니다.


앞서 언급한 자살 동기와 더불어 자살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소들을 설명하고, 자살자들의 유언도 보여줍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동물의 자살도 있는데요, 아직까지 과학계와 의학계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죽은 사람의 의지가 아닌 범죄를 감추기 위해 자살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살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을 실었습니다.




수없이 많은 책에서 자살을 이야기해왔고, 세계문학의 절반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죽음을 다룹니다. 자살을 철학적, 사회학적, 종교적으로 이야기한 책들은 있을지언정 개개인의 단순한 일상생활에 초점을 둔 책은 없었습니다. 저자는 <자살에 관한 모든 것>에서 개인을 보여줍니다. 개인이 어떤 동기에서, 어떤 장소에서, 어떤 방법으로 그런 선택을 했는지를 실었습니다. 예전에도, 21세기인 지금도 자살은 여전히 비난의 대상이 됩니다. 왜냐면 자살은 사회가 정한 윤리규범을 벗어난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든 자살이란 소재를 구체적인 사례와 역사적 사실로 가득 채운 <자살에 관한 모든 것>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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