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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위대한 여정 - 빅뱅부터 호모 사피엔스까지, 우리가 살아남은 단 하나의 이유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7월
평점 : 
일시품절
지구가 탄생한 이후 지구상에 수많은 생물들이 등장해서 지금까지 생존하고 있는 생물도 있고
멸종한 생물들도 많은데, 인간이 현재와 같이 다른 생물들을 제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 이유들을 들 수 있겠지만 그 신비함과 미스터리는 여전히 남아 있다.
과학적인 관점에서는 다윈의 진화론에 기초한 설명이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견해가 되고 있지만
여전히 이견이나 반론들이 존재하고 있어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이 책의 저자인 서울대 종교학과
배철현 교수는 과연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을까 궁금했는데, 무엇보다 이 책의 띠지에 적혀 있는
'인간 생존의 비밀은 이타적 유전자'라는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딱 '이기적 유전자'로 유명한
리처드 도킨스의 견해를 겨냥한 것으로 보였는데,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언제부터 인간이 되었는가',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세 부분으로 나눠서 인간이란 존재의 탄생과
발전과정, 인간의 실체 등에 대해 다양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규명하고자 한다.
인간의 탄생을 얘기하기에 앞서 자연스레 우주의 탄생과 생명의 기원으로 시작하는데 일반적으로
알려진 빅뱅이론이나 진화론 등을 간략하게 소개하지만 아무래도 종교학자이다 보니 과학적 이론에만
치우치지 않았다. 현재로선 어느 정도 추측은 가능하지만 명확한 해답을 제시할 수 없다는 쪽으로
정리를 하고 있는데, 생명이란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의연하게 존재하는 능력으로 정의하면서
내가 현재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하나하나가 내가 살아 있음의 증거이며, 이 의식적이며 구도적인
삶이 바로 생명의 신비라고 보고 있다. 이 책에서는 현생 인류의 최초의 화석들인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로부터 인간이 어떻게 만물의 영장이 되었는지를 추론하고 있는데, 인간의 변화를 이끈
첫 번째 원인으로 이족 보행을 꼽고 있다.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면서 유인원과는 조금씩 다른 길을 걷게 되었는데 이후 현재의 인간이 되기까지의 기나긴 여정 속에 인간으로서의 특징을 다양하게
정의하고 있다. 호모 크레안스(기획하는 인간)를 시작으로 호모 이그난스(불을 다스리는 인간),
호모 쿠란스(달리는 인간), 호모 코쿠엔스(요리하는 인간), 호무 베네볼루스(배려하는 인간),
호모 심파티쿠스(공감하는 인간)에 이르기까지 점차 유인원과는 다른 행동을 하게 되면서 현생
인류로 진화하게 되었는데 무엇보다 불을 다룰 수 있게 되면서 결정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한편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가 공존했고 심지어 성관계를 맺을 만큼 유전적으로 가까웠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이었다. 이후 인간은 동물과는 완전히 다른 존재로서
살아가게 되는데 이 책에서는 동물과는 다른 인간만의 특징으로 의례하는 인간, 조각하는 인간,
그림 그리는 인간, 영적인 인간, 묵상하는 인간, 교감하는 인간, 더불어 사는 인간, 종교적 인간의
여덟 가지를 들고 있다. 알타미라 동굴, 쇼베 동굴, 라스코 동굴의 벽화를 비롯해 다양한 고대의
유물 등으로 이를 논증하고 있는데 인간이 동물과는 다른 존재라는 사실을 유감없이 부각시켰다.
적자생존이라는 절박한 시대에 살면서 약육강식만이 최선의 삶이라고 생각했던 호모 사피엔스는
뛰어난 지적 능력을 바탕으로 먹이사슬의 최강자가 되었다가 동료들과 경쟁하지 않고 자신의
존재와 세상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하게 되면서 동굴에 벽화를 그리는 등 호모 사피엔스에서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로 한 단계 도약하게 된다. 이렇게 자기 자신 안에 있는 위대함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노래를 부르게 된 것이 바로 인간의 위대한 여정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는데 마지막
부록을 통해 호모 사피엔스의 고향이 동아프리카가 아닌 북아프리가라는 최신 이론까지 소개한다.
이 책을 통해 인간이 무엇이며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는데, 동물과는 다른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고찰해보는 흥미진진한
여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