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슈투더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7
프리드리히 글라우저 지음, 박원영 옮김 / 레드박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형사 슈투더는 외판원인 벤델린 비치를 게르첸슈타인 인근 숲 속에서 살해한 혐의를 받던

용의자 슈룸프를 체포해 감옥에 보내지만 왠지 그가 범인이란 사실이 영 미심쩍다.

그래서 슈투더는 슈룸프가 갇힌 교도소로 면회를 가는데

마침 슈룸프가 가죽 벨트로 목을 멘 상태여서 슈투더가 간신히 그를 구해낸다.

슈룸프와의 대화를 통해 더욱 자신의 의심이 굳어진 슈투더는

이미 끝난 사건을 혼자서 다시 수사하는데...

  
독일 미스터리하면 이젠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로 국내에서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타우누스 시리즈가 대표 브랜드라 할 수 있는데,

사실 그 외에는 그다지 알려진 작가나 작품이 드문 게 현실이다.

그런 와중에 독일 정통 미스터리라는 이 작품을 만나게 되었는데

사실 스위스 출신의 작가인지라 독일 작품이라고 하기엔 좀 어폐가 있었다.

아마 독일도 미스터리 시장에선 변방이라 할 수 있는데 스위스는 더욱 불모지로 여겨져

그나마 독일 미스터리로 포장한 게 아닌가 싶다. 암튼 정체성이 모호한 이 작품은

이미 해결이 난 것 같은 사건을 물고 늘어지는 형사 슈투더의 집념으로

누명을 쓰고도 체념하고 있는 슈룸프의 무죄를 밝혀내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보통 자기에게 죄가 없다면 적극적으로 무죄를 주장하면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게 정상인데

슈룸프는 오히려 진실을 숨기려고 해서 슈투더는 뭔가 있음을 직감한다.

하지만 모두가 이미 슈룸프가 범인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고, 마을 사람들도 뭔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슈투더만이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고군분투를 하는 모습이

애처로울 지경이었는데 시골 마을의 묘한 분위기는 얼마 전에 읽은 '파인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배경이 된 마을들과도 비슷했다.

외부에 배타적이고 자기들끼리 똘똘 뭉쳐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진실보다는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훨씬 중요했다. 도시에서 살인사건 열 건보다

시골에서 일어난 사건 하나가 더 해결하기가 어렵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투더는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욕 하나로 마을 여기저기를 쑤시고 다니면서

결국에는 여러 사람들이 알리고 싶지 않았던 비치의 죽음에 숨겨졌던 진실을 알게 되지만 

범인을 세상에 알리진 않는다. 1930년대 작품이란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는 구성에 슈투더라는 개성 강한 형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나름 흥미로운 얘기를

들려주었는데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수사를 진행하는

형사 슈투더의 매력을 후속작품을 통해서도 만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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