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의 아이 - 상 영원의 아이
덴도 아라타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병원 노인과에서 상태가 안 좋은 노인들을 돌보며 쉬지 않고 일하는 간호사 유키.

유키의 동생 사토시와 함께 자신의 변호사사무소에서 일하기 시작한 쇼이치로.

아동학대 범죄에 유난히 강렬한 분노를 표출하며 과잉반응하는 형사 료헤이.

1979년 한 병원의 정신병동에서 함께 힘든 시간을 보냈던 세 명의 친구는 

1997년에 다시 재회하게 되는데 과연 그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엄청난 분량이라 감히 엄두를 못내 추석연휴때 볼려고 아껴두었던 이 책을 드디어 손에 들게 되었다.

유키, 쇼이치로, 료헤이. 어릴 적 정신병동에서 함께 힘겨운 나날을 보냈던 세 명의 친구들의

현재와 과거를 번갈아 보여주면서 도대체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궁금하게 만드는

이 책은 제목에서 이미 냄새를 풍기듯 아동학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

얼마 전에 칠곡에서 끔찍한 아동학대 살인사건이 발생해 전국민을 공분하게 만들었는데

아마 아동학대는 음성적으로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문제인 것 같다.

아이를 자기 소유물처럼 생각하고 남의 집안일에 가급적 간섭하지 않으려하는 문화가 아동학대를

방치 내지 방관하게 만들고 있는데 그 문제의 심각성은 칠곡사건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학교의 교사 등이 이미 신고했음에도 수 차례 그냥 넘어가 결국 아이가 죽는 지경까지 만들었는데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한 가정폭력에 대한 관대한 경향과

남의 일에 무관심한 태도가 낳은 비극이라 할 수 있다.

천륜이라는 부모와 자식의 인연은 정상적이라면 가장 소중한 관계여야 하지만

누군가에겐 가장 끔찍한 사람인 경우가 드물지 않다.

부모와 자식은 서로를 선택할 수 없기도 하고, 특히 부모가 될 준비도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 무턱대로

저지른 불장난으로 느닷없이 부모가 되고 나면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자식을 학대 내지 방치하기 쉽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가 정상적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

그들은 어릴 때 받은 상처를 간직한 채 그들의 부모와 똑같은 인간이 되거나

상처를 꽁꽁 숨긴 채 세상과 결코 소통하지 못하고 자기만의 고독한 삶을 살아가곤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세 명의 인물들이 왜 어린 나이에 동물원이라 불리는 정신병동에 갔는지는

직접적으로 나오진 않는다. 지라프와 모울이란 별명이 붙은 두 명의 소년은

바닷물에 빠진 유키를 구해주면서 인연을 맺고 이후 유키에게 신경쓰면서

나름의 우정을 나누게 되는데 과연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는 하권에서 밝혀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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