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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의 고금통의 1 - 오늘을 위한 성찰
이덕일 지음 / 김영사 / 2014년 7월
평점 :
'조선왕 독살사건'을 시작으로 '김종서와 조선의 눈물', '사도세자가 꿈꾼 나라' 등
그동안 내가 읽었던 이덕일 작가의 책들은 항상 기존의 주류 사학계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제기한다.
식민사관에 사대주의적인 역사관으로 점철된 주류 사학계에 대한 그의 반기는
대중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이 책은 한 가지 주제에 대한 글이 아닌
사회 전반에 대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
책 제목의 '고금통의'는 '사기'에 나오는 말인데 예나 지금이나 관통하는 '의'는 같다는 뜻이다.
역사나 고전에서 언급되는 내용들이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함을 이 책에서 다시 입증해 보이는데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해 반박할 수 있는 여러 역사적인 증거들이 제시된다.
고대사 부분에 있어 중국의 동북공정은 고조선, 고구려, 발해를 자신들의 지방정권으로 격하시켜
자신들의 역사에 포함시키고 있지만 우리는 제대로 된 대응조차 못하는 한심한 실정이다.
심지어 중화 민족의 개념에 한족뿐만 아니라 몽골족, 만주족, 조선족 등을 모두 포함시키기 위해
만주족과 싸운 민족 영웅인 악비마저 더 이상 민족 영웅으로 대접하지 않는 중국인들의 이해타산적인
모습을 보면 자기 것도 제대로 못 지키고 오히려 중국과 일본의 역사관에 동조하는 무능한 정부와
역사학계의 모습을 보면 짜증이 날 지경이다. 중국이나 일본처럼 조작을 하라는 것도 아닌데
왜 자기 역사마저 지키지 못하는지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도 많다. 고구려에서 신라로 넘어 온 묵호자가
개인이 아닌 인도에서 온 검은 승려들이란 사실, 영화 '명량'으로
대한민국 대표 영웅으로 다시 부활한 이순신 장군이 무과를 선택한 이유나
선조의 핍박으로 스스로 죽음의 길을 선택했다는 자살설 등도 이 책을 통해 접하게 되었다.
역사와 고전을 배우는 이유가 과거와 선조들의 지혜를 통해
현재에서 부딪치는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하라는 것인데,
이 책에서도 오늘날의 현안들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는 역사속 얘기들을 찾아내 들려주고 있다.
계속되는 부실인사와 인사난맥상에 대한 따끔한 일침이 될 얘기들로
정조가 체제공을 정승에 임명한 사례나 인조반정시 민심안정을 위해
전 왕조의 원로였던 이원익을 영상에 제수한 사례들이 제시되었고, 각박한 현대사회를 살아감에
있어 필요한 주옥같은 삶의 지혜들까지 이덕일식 자기계발서의 진가를 잘 보여주었다.
500페이지가 넘는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주제별로 한 장밖에 되지 않아 가볍게 술술 읽을 수 있었는데
한 장의 작은 분량에 담긴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역사와 고전의 가치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오늘날에 발생하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간직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