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 홈 : 가족 희비극 (페이퍼백) 움직씨 만화방 2
앨리슨 벡델 지음, 이현 옮김 / 움직씨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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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규범을 무시한 채 자신의 장인 정신만 쫓던 아버지, 어린 시절 이래로 단 한번도 이해할 수 없었던 아버지가 자신과 같은 질량의 외로움과 편견 속에서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서로를 사랑하게 될까?
그렇게 까지는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되었지만, 판타지 없이 그림으로 그려내는 것은 또 다른 의미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외로웠음에도 타인에게 관대하지도 못한 사람이 되는 것은 단지 학습되어진 결과 때문일까.

친한 이웃이 찾아와 아버지와 딸이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면 ‘정말 부자연스럽군’이라고 말하는 가족,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 ‘아담스 패밀리’가 떠오르는 가족.
세상에는 그런 정상이라고 여겨지지 않는 가족이 있는 것이다.
정상가족을 꿈꾸는 것이야 개인의 자유이겠으나, 꼭 이루어내지 못한다하여 불행할 것도 결핍이 될 것도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연결된다.

벡델 테스트의 그 벡델이어서 더 끌렸다.
코믹스지만 코믹하고는 거리가 멀고, 진지하게 인생의 한 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리고 등장하는 수많은 고전들 덕에 읽는 내내 즐거웠다.

- 죽음은 본질적으로 어처구니없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웃음도 반드시 부적절한 반응만은 아닐 것이다. 방금 전까지 여기 있던 사람이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사라지는 것 아닌가. 황당하고 기막힌 일이다. 카뮈가 정의하는 부조리, 우주의 불합리함과 삶의 무의미함 또한 여기에 해당도리 수 있겠다. - 53

- 어찌보면 아버지의 끝은 내 시작이라 할 수도 있다. 더 정확히 쓰자면 아버지가 버텨온 거짓의 끝이 내 진실의 시작이라고 해야겠다. - 123

2019.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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