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미도루스는 알고 있었다. 자기가 죽은 뒤에는 그 초상화가 벽에서 내려와 미라로 처리된 그의 얼굴 위에 놓이게 되리라는 것을, 그는 오랫동안 이집트에서 살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상하게 여겨졌던 이집트의 많은 풍습을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의 육신이 미라로 처리되고 붕대에 감겨, 내세의 신들로 장식된 관 속에 놓이는 그날을 아르테미도루스는 예상할 수 있었다. 그는 황금 화관을 머리에 쓰고 금박 가면에 덮인 채, 가면 안에서 밖을 내다볼 것이다. 화가가 지시한 대로 어깨는 4분의 3쯤 돌리고, 머리는 그보다 약간 덜 돌린 자세로, 나중에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이 사람이 대체 누구였을까‘하고 궁금해 할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갈색 눈으로 빤히 쳐다볼 것이다.
그는 초상화를 통해 언제나 인생의 절정기에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는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고, 결코 흔들리지 않는 영혼의 불꽃은 언제나 눈부시게 타오를 것이다. 179
- P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