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인생 공부 - 잘 쓰기 위해 잘 살기로 했다
이은대 지음 / 바이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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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대 작가는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알게 된 북 컨설팅 블로거다. 글쓰기 코칭을 한다고 해서 가입하려고 봤더니 유료라 머뭇거렸었다. 어떻게 할지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던 차에 무료 코칭 수업을 한다고 해서 신청했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무료 코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은대 작가의 열정이 모니터를 뚫고 나오는 줄 알았다. 아쉽게도 클래스 가입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때 나는 이미 내 책의 목차까지 다 나온 상태였기에 조금만 더 힘내면 곧 완료할 수 있다는 응원을 받은 느낌이었다. (실제로 출간으로 이어졌다)



블로그 이웃으로 설정해 놓고 계속 염탐은 하고 있었다. 그 코칭을 통해 참 많은 분들이 자아를 찾는 모습을 보며 이제라도 가입을 할까... 망설이고 있었는데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에 얼른 읽어 보았다. 사실 이은대 작가의 책은 이미 도서관에서 여러 권 빌려 보았더랬다. 처음엔 어떤 사람인가 싶어 읽었고, 다음 책은 어떨까 궁금해서 찾아 읽었다. 



어마어마한 자기계발의 진리가 들어 있는 것도 아니고 굉장한 문학성이 녹아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우리네 사는 이야기였고, 고생했던 시기와 그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와 맞게 된 세상의 빛을 여러 사람과 나누는 내용들이었다. 나와는 삶의 진동 폭이 너무나 차이가 나는 작가님이라 처음처럼 계속 염탐만 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염탐을 계속하라는 응원의 의미로 읽었다. 



ㅋㅋㅋ 혼자 읽고 혼자 응원을 받았다고 하는 내가 정말 웃기지만 이은대 작가는 진짜로 그러실 것 같다. 이 책 제목에서도 이야기하고 있지 않나! 잘 쓰려면 잘 살라고. 딱 내 이야기다. 더 재밌는 건 주어와 목적어 같은 품사를 끌어와 인생의 태도를 엮었다. 얼마나 깊이 사색하셨으면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글을 읽고 쓰는 데 필요한 문법과 기술을 모두 작가의 태도에 녹여 새끼줄을 꼬듯 탄탄하게 묶어 놓으셨다. 



택을 열 개 정도 붙였는데 그중 190쪽을 소개한다.



목적 없는 삶은 허무합니다. "왜?"라고 묻지 않은 채 그냥 쓰는 글을 공허합니다. '닥치고 쓰라'는 말은 손가락을 멈추지 말고 마구 쓰라는 뜻이지, 아무 생각도 목적도 없이 무조건 백지만 채우라는 뜻이 아닙니다. 혹시 지금 글을 쓰고 있다면, 오늘 한 편의 글을 쓸 작정이라면, 그 글을 왜 쓰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꼭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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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고 - 불안과 기만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조숙의 지음 / 파람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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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발달하는 사회는 이제 '최첨단'이라는 단어만으로 부족한 느낌이다. 이렇게 빠른 변화 안에서 조각가의 눈에 비친 관계는 '숭고'한 것이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인간의 관계를 숭고하게 바라본다는 것은 내적 성찰이 무척이나 많이 필요한 것이다. 



암 선고를 받고 나서 스스로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을 읽었을 때 가슴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내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기 시작했으며 뿐만 아니라 같은 상황에 놓인 환자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역할까지 했다는 문장에서 '숭고'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작가, 상황, 표지라고 생각했다. 



특히 표지는 이 책의 서평을 신청할 때부터 눈에 띄었는데 내 눈에는 마치 인간 군상처럼 보였다. 개인은 어디로 가는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모두가 가니 동행하는 모습 같았다. 가끔 멈칫하며 여기가,,, 나는... 너는... 이라는 질문을 만들어 내지만 적당한 답을 찾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답을 찾는 것보다 질문하는 순간이 더 어렵다. 



작가가 대학교 수업에서 손을 번쩍 들고 여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반대하는 질문을 했을 때처럼 말이다. 대학생이었던 작가가 손을 들고 입을 뗐을 때 내 입술이 바짝 말랐었다. 그 순간이 지금 여기 같았고, 내가 손을 든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질문을 하지 못했을 것 같다. 아마도 용기의 문제였을까.



작가는 있고 나에게 없는 것이 용기였고, 또 다른 하나는 예술가의 혼이었다. 조각가라는 직업에 대해 짐작건대 물성을 가진 작품을 창조하는 일이다. 작가의 손을 거치기 전에는 생각이었거나, 상상 또는 허상이기도 했을 그것이 작가의 손가락 끝에서 만질 수 있고 볼 수 있는 작품으로 태어날 것이다. 멋있다. 창조의 일면을 보는 것 같았다.


 


작가는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그리고 한 명의 예술가로서 관계에 대한 깊은 생각들을 담았다. 창조를 작업을 통해 형상화했고, 관계의 숭고함을 글로써 나에게 전달하려는 것 같았다. 아직 나의 경험이 일천하여 숭고라는 글자만으로도 눈이 번쩍 뜨였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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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이웃들 - 우리 주변 동식물의 비밀스러운 관계
안드레아스 바를라게 지음, 류동수 옮김 / 애플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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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이렇게 글로 표현되어 있으니 참 좋았다. 원예 학자이면서 식물학자인 작가는 '선량한 이웃들'이라는 제목에 걸맞은 소박하고 친철한 문장을 사용했다. 


오월 풍뎅이의 창궐이 유달리 심하다 해도 온 세상을 황무지로 만들 만큼 점점 더 확산하지만은 않는다는 것이다. 자연은 천적을 통해 거기에 다시 재갈을 물린다.


49쪽



먹이피라미드에 잠시 혼란은 생기겠지만 자연스레 피라미드 상태로 돌아오는 것이 자연의 힘이다.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대규모 농장이나 농업경영인이 아니라면 이 또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두고 보는 것이 어떨까...라는 소심한 제안이다. 나는 이 제안에 찬성한다. 첫째는 벌레가 아무래도 무섭기 때문이고, 둘째는 자연스럽게 균형을 맞추는 먹이와 천적의 관계가 서로의 역할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이건이 우리의 어머니 자연의 모습이니까.




어머니 대자연이 스스로 행하는 '무질서'라면 상황은 다르다. 예컨대 시들거나 떨어진 꽃 같은 것 말이다.


93쪽


이 역시 자연의 균형을 맞추는 과정이라니... 정말 대. 자. 연. 이 맞나 보다. 아파트 화단의 흙이 기름지지 못한 이유도 어쩌면 가을마다 낙엽을 깨끗이 걷어내기 때문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정돈된 정원이 인위적이고 인간적인 질서와는 다르다는 걸 숙지해야겠다. (하지만 나뒹구는 낙엽을 나도 모르게 치우면 어쩌지?ㅎㅎ)




지렁이 한 마리를 반으로 자르면 두 마리로 자랄까?


162~163쪽


화단 흙을 파면서 내가 절단했던 지렁이가 몇 마리더냐... 모종삽을 들고 팔짝팔짝 뛰며 꿈틀거리는 반쪽 지렁이에게 "미안해~ 미안해~"를 외쳤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래도 몇 마리는 제대로 잘랐을...(ㅋㅋ) 것 같다. 잘린 부위에 따라 두 마리가 되기도 한다는 설명에 어느 정도는 죄책감을 더는 것 같았다. 



다리가 많거나 또는 없는 생명체들을 보고 소리를 지르며 질겁을 하는 나일지라도 그것들이 나의 선량하고 선량한 이웃들이라는 걸 알게 되는 책이었다. 인간의 기준이 아니라 자연의 기준으로 생명을 바라보며 존중해야 한다. 설령,,, 그들이 꿈틀거릴 때마다 소름이 끼치더라도. 인간도 역시 그들과 같은 입장에서 자연에 존재하는 선량한 이웃 중에 하나가 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 https://blog.naver.com/cau9910/222765201945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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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십자가 -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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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판결은 단순한 통과점.


182쪽


역시는 역시였다. 숨 가쁘게 읽었고 끝까지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살인사건 피해자의 유족들이 바라는 사형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보진 않았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생각은 해 보았지만 사형이라는 형벌이 가지는 무게에 대한 고민은 이 책을 통해 하게 되었다. 그런 이유에서 사형 판결이 단순한 통과점일 수 있다는 표현에서 주인공도 나도 무릎을 탁 치지 않을 수 없었다. 



개인이 지은 죄에 대한 업보로서 십자가를 지고 있다는 표현은 흔히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십자가의 무게와 속죄의 깊이는 그 누구도 담보할 수 없다. 단지 십자가를 짊어진 당사자에게 달려있을 뿐이다. 이러한 점을 소설로 풀어낸 작가의 상상력은 도대체 어디서 나왔을까 궁금할 정도였다. 


사람을 죽인 사람의 반성은 어차피 공허한 십자가에 불과한데 말이에요. 하지만 아무 의미가 없는 십자가라도, 적어도 감옥 안에서 등에 지고 있어야 돼요. 


387쪽


이 책을 읽는 동안 인간이 인간을 심판할 수 있는지, 과연 완벽한 심판이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 공세가 나에게 이어졌다. 마침 어제 뉴스가 맞물렸다.



https://www.ytn.co.kr/_ln/0103_202205190130349774


'조두순 폭행' 20대, 국민참여재판 징역 1년 3개월..."심신미약 인정"

[앵커]아동성범죄자 조두순 집에 찾아가 둔기로 머리를 때...

www.ytn.co.kr



국민적 공분을 샀던 조두순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는 20대 남자,,, 그는 조두순을 폭행한 죄로 재판을 받았다. 판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다양한 의견 어디에도 나와 비슷한 생각은 찾을 수 없었다. 나는 나만의 완벽한 판결을 미리 적어 두었는지도 모른다. 나도 모르는 분노의 문장을... 공허한 십자가를 죄의 무게로 채워야 할지 속죄의 무게로 채워야 할지 책을 덮은 후에 나는 더 혼란스럽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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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최형준 지음 / 부크럼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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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만났으니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계속하고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헤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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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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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작된 책은 읽고 덮고, 읽고 덮고를 반복했다.



어디를 향해 어느 속도로 나아가든 그것이 스스로 결정한 바라면 그 삶은 고유의 가치가 있다는 겁니다. 반면에 남들이 쫓는 가치에 눈이 멀어 타인의 행렬에 등 떠밀릴 때, 그래서 고유의 속도감을 잃어버릴 때 우리는 근본적인 불행을 떠안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의미'를 찾는 데 있어 스스로 결정하는 순간 모든 것이 결정되기 때문에 흔들리거나 장애물이 나타나도 방향을 잃지는 않는다. 인생을 시작하는 건 스스로 결정할 수 없었더라도 지금 나의 순간들이 내 결정이었는지 돌아보게 되는 문장이었다.



제각기 아름다움이 멋대로 빛나는 때가 되어서야 우리는 서로의 빛을 시기하고 음해하기보다 탐닉하고, 끌어당길 것이다. 그때 뒷산에 올라 그 눈부신 광경을 숨죽여 바라보노라면, 진정한 사랑과 행복은 우리에게 한밤중의 진중한 댄스를 권할 것이다.



사랑에 대한 책이기에 모든 문장이 사랑에 대한 생각으로 귀결된다. 나의 사랑들은 댄스를 권했는지, 또는 요구된 댄스에 박자는 잘 맞췄는지, 시기하고 음해하느라 댄스의 타이밍을 놓치지는 않았는지... 이 모든 순간이 인생이리라.



능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냉소적으로만 바라보는 것들, 내 삶엔 몇 가지나 더 남아 있을까. 이렇게 한 가지씩, 한 가지씩 친해지다 보면, 내 행복의 외연은 얼마나 더 확장될지 못내 기대가 된다. 달리 말해 이것저것 미숙한 게 많은 오늘의 내 처지도 꼭 나쁘지만은 않은 거다.


미숙이 능숙으로 넘어오는 그 순간의 희열을 차곡차곡 모아 가는 것이 삶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능숙하게 해내지 못하면 어쩌나라는 트집을 잡을 만도 하지만 한 가지씩 친해지는 과정에서 외연 확장은 필연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오히려 미숙함을 발견하는 것이 더 기쁠 것이다.



글을 쓰는 행위는 크고 작은 번뜩임의 끝없는 제곱이다.



도처에 만개한 사랑을 모아 모아 글로 쓰는 행위는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사랑이다.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 '사랑'에 물성을 부여한 글쓰기라는 행위에 응원과 관심과 사랑을 보낸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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