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한 이웃들 - 우리 주변 동식물의 비밀스러운 관계
안드레아스 바를라게 지음, 류동수 옮김 / 애플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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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이렇게 글로 표현되어 있으니 참 좋았다. 원예 학자이면서 식물학자인 작가는 '선량한 이웃들'이라는 제목에 걸맞은 소박하고 친철한 문장을 사용했다. 


오월 풍뎅이의 창궐이 유달리 심하다 해도 온 세상을 황무지로 만들 만큼 점점 더 확산하지만은 않는다는 것이다. 자연은 천적을 통해 거기에 다시 재갈을 물린다.


49쪽



먹이피라미드에 잠시 혼란은 생기겠지만 자연스레 피라미드 상태로 돌아오는 것이 자연의 힘이다.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대규모 농장이나 농업경영인이 아니라면 이 또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두고 보는 것이 어떨까...라는 소심한 제안이다. 나는 이 제안에 찬성한다. 첫째는 벌레가 아무래도 무섭기 때문이고, 둘째는 자연스럽게 균형을 맞추는 먹이와 천적의 관계가 서로의 역할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이건이 우리의 어머니 자연의 모습이니까.




어머니 대자연이 스스로 행하는 '무질서'라면 상황은 다르다. 예컨대 시들거나 떨어진 꽃 같은 것 말이다.


93쪽


이 역시 자연의 균형을 맞추는 과정이라니... 정말 대. 자. 연. 이 맞나 보다. 아파트 화단의 흙이 기름지지 못한 이유도 어쩌면 가을마다 낙엽을 깨끗이 걷어내기 때문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정돈된 정원이 인위적이고 인간적인 질서와는 다르다는 걸 숙지해야겠다. (하지만 나뒹구는 낙엽을 나도 모르게 치우면 어쩌지?ㅎㅎ)




지렁이 한 마리를 반으로 자르면 두 마리로 자랄까?


162~163쪽


화단 흙을 파면서 내가 절단했던 지렁이가 몇 마리더냐... 모종삽을 들고 팔짝팔짝 뛰며 꿈틀거리는 반쪽 지렁이에게 "미안해~ 미안해~"를 외쳤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래도 몇 마리는 제대로 잘랐을...(ㅋㅋ) 것 같다. 잘린 부위에 따라 두 마리가 되기도 한다는 설명에 어느 정도는 죄책감을 더는 것 같았다. 



다리가 많거나 또는 없는 생명체들을 보고 소리를 지르며 질겁을 하는 나일지라도 그것들이 나의 선량하고 선량한 이웃들이라는 걸 알게 되는 책이었다. 인간의 기준이 아니라 자연의 기준으로 생명을 바라보며 존중해야 한다. 설령,,, 그들이 꿈틀거릴 때마다 소름이 끼치더라도. 인간도 역시 그들과 같은 입장에서 자연에 존재하는 선량한 이웃 중에 하나가 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 https://blog.naver.com/cau9910/222765201945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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