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최형준 지음 / 부크럼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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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만났으니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계속하고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헤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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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작된 책은 읽고 덮고, 읽고 덮고를 반복했다.



어디를 향해 어느 속도로 나아가든 그것이 스스로 결정한 바라면 그 삶은 고유의 가치가 있다는 겁니다. 반면에 남들이 쫓는 가치에 눈이 멀어 타인의 행렬에 등 떠밀릴 때, 그래서 고유의 속도감을 잃어버릴 때 우리는 근본적인 불행을 떠안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의미'를 찾는 데 있어 스스로 결정하는 순간 모든 것이 결정되기 때문에 흔들리거나 장애물이 나타나도 방향을 잃지는 않는다. 인생을 시작하는 건 스스로 결정할 수 없었더라도 지금 나의 순간들이 내 결정이었는지 돌아보게 되는 문장이었다.



제각기 아름다움이 멋대로 빛나는 때가 되어서야 우리는 서로의 빛을 시기하고 음해하기보다 탐닉하고, 끌어당길 것이다. 그때 뒷산에 올라 그 눈부신 광경을 숨죽여 바라보노라면, 진정한 사랑과 행복은 우리에게 한밤중의 진중한 댄스를 권할 것이다.



사랑에 대한 책이기에 모든 문장이 사랑에 대한 생각으로 귀결된다. 나의 사랑들은 댄스를 권했는지, 또는 요구된 댄스에 박자는 잘 맞췄는지, 시기하고 음해하느라 댄스의 타이밍을 놓치지는 않았는지... 이 모든 순간이 인생이리라.



능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냉소적으로만 바라보는 것들, 내 삶엔 몇 가지나 더 남아 있을까. 이렇게 한 가지씩, 한 가지씩 친해지다 보면, 내 행복의 외연은 얼마나 더 확장될지 못내 기대가 된다. 달리 말해 이것저것 미숙한 게 많은 오늘의 내 처지도 꼭 나쁘지만은 않은 거다.


미숙이 능숙으로 넘어오는 그 순간의 희열을 차곡차곡 모아 가는 것이 삶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능숙하게 해내지 못하면 어쩌나라는 트집을 잡을 만도 하지만 한 가지씩 친해지는 과정에서 외연 확장은 필연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오히려 미숙함을 발견하는 것이 더 기쁠 것이다.



글을 쓰는 행위는 크고 작은 번뜩임의 끝없는 제곱이다.



도처에 만개한 사랑을 모아 모아 글로 쓰는 행위는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사랑이다.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 '사랑'에 물성을 부여한 글쓰기라는 행위에 응원과 관심과 사랑을 보낸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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