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아 I-II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1
욘 포세 지음, 손화수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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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좋은 물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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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낯섦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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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낯섦』

 
벨문학상 수상자로  "파묵은 고향인 이스탄불의 음울한 영혼을 탐색해가는 과정에서 문화 간 충돌과 복잡함에 대한 새로운 상징을 발견했다."라며 발표했듯이 그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스탄불을 알고 그 작가의 정체성을 통해 작품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내 이름은 빨강』을 읽으면서 였으며 『눈』은 광주사태와 비슷한 구성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나는 바늘로 우물을 파듯이 소설을 쓴다."라는 말처럼 세밀하게 구성하고 계획적이며 metafiction처럼 느껴지는 소설가로 손꼽히는 작가라 생각하며 이번에 출간한 내 마음의 낯섦에서도 그 진수를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내 마음의 낯섦

저자 오르한 파묵

출판 민음사

발매 2017.10.31.                                                                

마 전 출판된 오르한 파묵의 『내 마음의 낯섦』을 읽으면서 표제는 본문에서 2번 언급되었다. 동생을 좋아했지만 동생의 언니와 결혼한 낯섦과 언니가 눈치채지 못하는 낯선 느낌이라는 문장이 (24.279페이지)에서 두 번 언급된다. 아마도 주인공 매블루트는 사미하와 라이하에 대한 잘못 맞춰진 관계를 낯섦으로 표현했을 것이라 보여지며 전개되는 등장인물을 살펴보면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특이한 가계도가 필요하다】
【주요 등장인물】 주인공 매블루트의 아버지와 큰아버지는 자매와 결혼하고 아들들까지 웨디하 라이하 사미하의 3자매와 결혼하는 특이한 가족관계로
매블루트:주인공으로 정체성을 잃지 않고 보자 장사를 아버지 때부터 끝까지 한다.

라이하: 매블루트의 아내로 아이 둘을 낳고 셋째를 갖자 민간 중절을 하다 숨진다.
☆사미하: 라이하의 동생으로 매블루트는 사미하에게 연애편지를 썼지만 라이하가 사미하인줄 알고 결혼한다.
☆코르쿠트:매블루트의 사촌 형으로 라이하의 언니인 웨디하와 결혼한다.
쉴레이만: 코르쿠트의 동생으로 매블루트와 친구로 매블루트의 연애편지를 라이하에게 전달해주며 실제 본인은 사미하를 좋아한다.
웨디하: 코르쿠트의 아내로 자매들과 가정의 중심을 잡고 이끌어간다.
페르하트:매블루트와 친구 사이로 사미하를 납치해 신혼을 살지만 살해된다.
선지자 에펜디:집회소의 이슬람 조직의 지도자로 매블루트에게 안목을 가르쳐준다.

라이하가 사망하고 페르하트가 피살되어 매블루트와 사미하는 결국 다시 결혼을 하여 행복하게 살지만 마음의 낯섦을 털어내지 못한다. 한편 사회구조는 우리나라의 지나온 50년과 비슷한 궤로 이스탄불과 서울을 연상된다.

깨 지게를 짊어지고 보자를 팔기 위해서 하루에 30km 의 골목을 누비는 매블루트의 "보오오자아아~~"외치는 목소리가 환청으로 남아있다. 마치 이스탄블의 변천사에 우리나라 서울의 뒷골목 "찹쌀떡" 장수의 아련한 외침처럼, 전쟁으로 인한 피폐된 삶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역사를 이스탄불의 재건과는 시간적 같은 궤적에서 흐르고 있음이 보인다.
여기에 사랑하는 사람과의 뒤바뀐 결혼을 하게 된 연출은 독자들로 하여금 흥미를 유발하지만 결국은 사랑으로 맺어지는 한계를 보여주는 것 또한 우리의 소설과 비슷함을 느꼈다.
여기에 사회적 제도의 불평등과 부조리는 동서양을 비롯하여 어디든 독버섯처럼 왕성하게 활개를 친다. 모든 것을 보지만 보이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모든 것을 듣지만 아무것도 듣지 않은 척해야 한다. 하루에 열 시간을 걸어야 하지만 전혀 걷지 않은 것처럼 느껴야 한다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보자를 팔기 위해선 잊지 않아야 했다. 
매블루트는 터키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아타튀르크처럼 되기 위해서 젊은이들은 "좋은 교육은 부자와 빈자의 차이를 없앤다."라는 구호 아래 사회의 삶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들은 서로 비슷한 면이 아니라 비슷하지 않은 면에서 기원하기 때문이라는 둣테폐와 퀼테페의 빈민촌에서 이미 배웠지만 힘들게 보자 장사를 하면서 선지자인 에펜디를 만나 인간은 우주라는 나무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과일처럼 존귀함으로 풀리지 않는 매듭은 신의 의지로 풀리며 모든 난관은 그의 힘으로 해결된다는 가르침을 받아들여 이겨낸다.

【매블루트는 보자를 팔기 위해 어깨 지게를 지고 하루 30km 이상을 걸었다】

오르한 파묵이 건축을 전공했듯이 다분히 계획적으로 편집된 일반 소설과 다른 점은 촘촘하게 행간에는 한 단어가 더 들어갔고 보통 25줄로 되어있는 행간은 28줄로 되어있어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독자들에게 완전한 인식을 위한 배려라는 생각과 등장인물이 각자 1인칭으로 표현해 현장감이 그려지는 가운데,
정리하면 사랑이라는 이해관계와 이스탄불에서 살아남기라는 두 개의 바퀴에 균형을 맞춰 매블루트는 묵묵히 이겨내며 살아가는데 있어 쉴레이만을 비롯한 가족들의 이해와 용서로 사랑은 결실을 맺고, 다른 하나는 거대한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서민의 애환을 극복해가는 성실함으로 삶의 동력을 키워나가지만 잘 못 맞춰진 퍼즐을 풀기 위해 가슴이 답답할 땐 과거 빈민의 거리였던 선진화된 밤거리를 어깨 지게를 지고 보오오자아~~외치며  매블루트의 가슴에 숨은 상상 속 세상을 걷고 있다는 환상으로 언젠가는 도달할 꿈으로 힘껏 외치는 소리가 울림을 주는 소설이다.

 보오오자아~~! --------  보오오자아~~!
찹~~쌀~~떡! ------ -   찹~~쌀~~떡!
(보자는 이스탄불에서 저녁에 마시는 음료와 찹쌀떡은 다르지만 밤에 듣는 소리의 정취를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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