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츠 더 퓨처 - 4차 산업혁명과 우리의 미래
팀 오라일리 외 지음, 김진희.이윤진.김정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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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저는 이 단어를 들으면 러다이트 운동이 떠오르곤 해요. 기계화의 거대한 흐름 앞에서 기계를 부수는 것으로 그 분노를 표시했던 노동운동이었죠. 학창시절에는 이 것을 배울 때 솔직히 놀라기도 했었는데요. 요즘은 그 당시의 노동자들의 분노와 좌절이 조금은 이해가 되고 기술혁신이 사회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 조금은 불편한 시선을 갖게 되는 거 같아요.  

이번에 팀 오라일리의 <왓츠 더 퓨처 What's The Future-It's Up To Us>를 읽으며 그러한 두려움을 조금씩 내려놓게 되었는데요. 미래에 대한 책들을 읽다 보면 조금은 밝아졌다가, 미래를 다룬 영화를 보면 다시 불안해 했다가를 반복하는 거 같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팀 오라일리는 자신을 미래학자가 아닌 지도제작자라고 말합니다. 지금 현재 시점을 분석하여 미래로 나아가는 방향을 지도로 그려낸다는 것이죠. 그래서일까요? 그는 지금까지의 혁신과 그에 따른 사회의 변화를 사례를 통해서 설명하는데요. 예를 들면 우리는 13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필름왕국 코닥이 어떻게 몰락해는지에 대한 이야기만 알고 있잖아요. 하지만 그는 그 후 기업환경과 일자리가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까지 분석하여 그 흐름을 읽어줘요. 사람들은 대단한 사건이나 대단한 혁신을 기억하지만, 시간이라는 것은 그 순간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잖아요. 그 것이 어떻게 인간의 삶 속으로 녹아 들어가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것이 흥미롭더군요.

다만 그렇다 보니 책의 두께는 정말 상당했는데요. 처음에 책을 받았을 때는 약간 당황스러울 정도였는데, 책을 읽다 보면 어려운 내용은 아니고 약간 역사와 과학을 함께 읽는 느낌이라 나름 재미도 있었던 거 같아요. 그렇게 열심히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지도를 그리는 그가 주목하는 것은 인공지능과 같은 신기술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것도 흥미로웠고요. 그는 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기술도 그 당시에는 혁신이었고, 그로 인해 인류는 이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을 해냈음에 주목합니다. 저 역시 기술은 인간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그래서 더욱 첨단 기술을 잘 알아야 할 거 같습니다. 기술의 자리를 우리가 대체할 수 없으니 인간이 지켜내야 할 고유의 영역을 찾아야 할 테니 말입니다. 혹자는 이 것을 기술에 의해 인간의 역할을 빼앗긴 것으로 볼 수 도 있어요.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었고, 제가 본 수많은 영화에서도 그런 모습을 그려내니 말이죠. 하지만 책을 읽으며 조금 더 깊이 생각하고, 시각을 바꾸려고 노력하니, 또 다른 미래의 모습도 얼핏 보이는 거 같더군요. 이 책의 원제처럼 인류의 미래 역시 인류가 만들어가는 것이니까요. 물론 이 책을 읽을 때 니체의 철학을 다룬 책을 함께 읽고 있어서였는지, 인생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갖게 된 면도 도움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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