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오로라 레베카 시리즈
오사 라르손 지음, 신견식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빅토르 스트란드고르드는 심박동이 완전히 멈췄다가 다시 살아나는 사이, 하늘나라에서 예수와 천사를 만난 것으로 유명하다. <나는 천국을 보았다>라는 책을 쓴 그는 천국 소년이라 불릴 정도이다. 빅토르는 스웨덴 북부지방에 위치하여 오로라로 유명한 키루나가 하느님의 원대한 계획이 예비되어 있고, 위대한 부활이 시작될 것이라며, 그 지역에 위치한 자유교회 세군데를 힘샘교회로 통합하게 만들었다.

오프라 윈프리 쇼 선정 여성이 읽어야 할 최고의 미스터리인 오사 라르손의 <블랙 오로라>는 빅토르가 자신이 활동하던 교회에서 두번째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 사건은 고향을 등지고, 스톡홀름에서 세무변호사로 일하던 레베카를 다시 키루나로 향하게 만든다. 그렇게 끔찍한 살인사건이 터지지만, 그 후에는 펼쳐지는 이야기는 도리어 정적이라고 할까? 아니다 폭풍 속의 고요 같은 느낌이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레베카와 빅토르를 살해한 용의자로 체포되는 산나, 그리고 빅토르와 함께 힘샘교회를 이끌고 있는 세명의 목사의 이야기가 치밀하게 쌓여나간다. 절대악도 절대선도 사이코패스도 천재탐정도 등장하지 않기에, 도리어 돈과 명예 그리고 권력을 향하는 인간의 원초적이고 어두운 욕망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셔서, 성전 뜰에서 팔고 사고 하는 사람들을 다 내쫓으시고, 돈을 바꾸어 주는 사람들의 상과 비둘기를 파는 사람들의 의자를 둘러엎으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성경에 기록한 바,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고 불릴 것이다' 하였다. 그런데 너희는 그것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 마태복음 21 12 ~ 13

빅토르가 죽은 장소를 마치 무대처럼 세팅하여 자신의 세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자 하는 토마스를 보며 문득 이 구절이 떠올랐다. 빅토르의 저작권을 위임받은 교회가 도리어 탈세를 일삼고, 2천 명 안팎으로 모여드는 부흥회의 참가비(숙식은 제외)42백크로나(55만원)정도 하는 모습을 보며,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거기다 레베카가 교회를 떠나게 된 이유가 드러났을 때는 종교를 사람이 어떻게 타락시키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해주었다. 산나를 변호하던 레베카는 자신이 산나에게 어떠한 의미인지 깨닫고 사건의 진실에 다가서는 듯 했는데, 갑자기 이야기는 급 물살을 타게 된다. 마치 갑자기 나타났던 오로라가 한 순간 사라져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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