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탄생 - 소리와 듣기에 대한 폭넓은 역사적 탐험
데이비드 헨디 지음, 배현.한정연 옮김 / 시공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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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에서 살아가야 했던 초기의 인류는 소리를 통해서 소통하고, 사회적 유대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해요. 그런 선사시대부터 이제는 방음은 방탄조끼처럼 훌륭하다라고 말에 저 역시 적극적으로 공감하게 되는 증폭의 시대까지, 소리라는 관점으로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소리의 탄생>

 소리를 통해 생존을 그리고 실존과 정의를 탐구하던 사람들이 종교의 시대를 넘어서며 다시 자신이 누구인지를 묻는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투쟁과 혁명의 시대에도 소리는 많은 역할을 해내는데요. 그래서인지 민주주의는 늘 어느 정도는 청각적인 투쟁이라는 표현이 기억에 남더군요. 프랑스대혁명때도 국민주의를 고취시키는 라마르세예즈가 있었고, 파리꼬뮌의 인터내셔널가도 생각나고요. 미국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크고 폭력적이었다는 노예 반란인 스토노 반란때도 "춤추고 노래 부르고 북을 두드리고 흑인들을 더 많이 끌어들이며" 사람들을 모으고, 뜻을 함께하니까요. 물론 진압군까지 모이게 한 역기능이 있기는 했지만요. 그래서인지 서아프리카에 정착한 선교사들은 그런 것들을 애초에 막기도 했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들의 감정과 생각을 소리에 실어서 나누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고요. 인간의 본능이랄까요?

 그리고 라디오의 시대가 열립니다. 라디오라는 새로운 매체의 엄청난 힘이 세상을 뒤덮기 시작하는데요. 이를 통해 게르만 민족이 단일한 사고방식을 공유할 수 있다고 믿었던 제프 괴벨스는 라디오 방송을 나치의 홍보로 적극적으로 활용하지요. 영국의 지식인들은 영국인의 사고방식이 획일화되고 결국 평범해질까봐 걱정했다니, 선견지명의 돋보이는 지점이기도 했어요. 또한 미국은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발언을 자유롭게를 캐치플레이로 무한경쟁의 상업방송으로 나아가죠. 그리고 이제는 도리어 고요와 침묵을 갈망하게 된 시대까지, 이렇게 소리와 함께 발전해온 인류의 역사를 한 권의 책으로 읽을 수 있어서 흥미롭고 유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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