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빵집
김혜연 지음 / 비룡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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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시 한번 수학여행을 갔다가 남쪽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을 기억하게 될 줄은 솔직히 생각지 못했네요. 그리고 그들을 여전히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가족, 친구의 마음까지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저는 그랬던 거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도리어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더 절절하게 다가온다고 할까요? 너무나 당연한 풍경처럼 내 곁에 있어야 하는 사람의 부재가 사람을 더욱 외롭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더욱 의미있었던거 같아요. 김혜연의 첫 청소년 장편 소설 <우연한 빵집>은 어느새 사람들 사이에서 잊혀져 가는 기억들을 떠올리게 해주고, 또 남겨진 사람들을 다시 기억하게 해줍니다. 그들이 상실감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일상을 다시 사람들의 따듯한 온기로 채워주고 있으니까요. 우연히 낯익은 빵집을 만나게 된 하경은 애매모호한 구인문구를 보고 첫 아르바이트 면접을 하게 되죠. 정말 이상한 면접이었죠. 그 곳에서 하경은 빵집 주인인 이기호 그리고 그의 친구 영훈과 영훈의 학생이었던 윤지를 중심으로 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만들어가게 됩니다. 그들은 모두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린 사람들이죠.

작가의 말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이들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 그들에게 갓 구운 향긋한 빵을 먹이고 싶었다라는 작가의 바람이 그대로 느껴지는 책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책을 읽다 보면, 저 역시 갓 구운 향긋한 빵에 위로를 받게 되는 느낌마저 받게 되네요. 물론 제가 빵을 주식으로 삼을 정도로 좋아하는 사람이고, 빵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좋아할 수 밖에 없기는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분명히 그런 책이 되어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모든 사람들의 일상 속에 소소한 행복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저 역시 이 책과 함께 그럴 수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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