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호실로 가다 - 도리스 레싱 단편선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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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도리스 레싱의 단편집 <19호실로 가다> 본인이 선택할 수 없는 인종과 성에 의한 차별에 대한 비판의식을 견지하면서, 작품에 투영을 시켰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더욱 궁금했던 단편선이기도 했습니다. 이 작품에는 11편이 수록되어 있는데요. 남은 9편은 <사랑의 습관>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한 세대를 보통 30년으로 보던가요? 거의 두 세대가 지나온 지금과 작품에 그려지는 중년 여성의 모습이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것이 참 씁쓸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표제작인 ‘19호실로 가다를 읽다 보면 최초의 페미니즘 희곡으로 알려진 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이 떠올라요. 사람이 아닌 인형처럼 살아왔다는 것을 깨달은 노라, 그리고 결혼과 함께 자신의 삶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된 수전이 겹쳐지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인형의 집이 발표된 지도 100년이 훌쩍 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게 따지면, 여성의 삶은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과 다르게 큰 변화가 생긴 거 같지는 않네요. 어떻게 보면 사람의 삶이라는 것이 시공간을 초월하여 그 기본은 비슷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으로 나아갈 수도 있지만 말이죠.

자신의 삶을 오롯이 살아갈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간절히 원하는 여성에 대한 이야기 ‘19호실로 가다와 자신의 삶을 오롯이 살아가는 여성이 등장하는 최종 후보명단에서 하나 빼기그리고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알고 싶어하지 않는 듯한 여성의 넋두리 같은 남자와 남자 사이를 비롯하여 다양한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데요. 때로는 내 마음 같기도 하고, 때로는 나의 가족, 때로는 나의 친구들의 이야기 같기도 해서 읽는 내내 많은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사람들은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고 싶어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죠.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사회에서 여성에게 씌우는 프레임이 더욱 다양하다 보니, 여성에게는 더욱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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