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백신
스튜어트 블룸 지음, 추선영 옮김 / 박하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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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백신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었던 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백신으로 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엄청나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런데 예전에 어떤 미국 드라마에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모임이 있다는 것이 나오고, 그로 인해서 전염병이 도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봤는데요. 공공보건에 대한 중대한 위험으로 그려졌기 때문에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면서 넘어갔던 거 같아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 때의 기억 덕분인지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기사가 눈에 들어왔고, 나름대로 이런 저런 정보를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단편적인 정보로는 생각을 정리하기가 힘들었어요.

 


물론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저는 여전히 비슷한 상황인 거 같습니다.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들이 인구의 80~90퍼센트 정도가 되어야 집단 면역이 형성된다고 하니, 공공의 선을 위하여 백신접종을 해야 한다는 입장도 이해가 되고요. 또 한편으로 백신이 갖고 있는 질병 예방이라는 효과와 함께 부작용도 있음을 인정하고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입장도 이해가 되고요. 도리어 백신접종이 처음 도입될 때부터, 추가될 때마다 이러한 논쟁이 있었다는 사실에 조금 놀라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아무런 근거도 갖고 있지 않으면서 백신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컸던 거 같아요. 그러니 논쟁에 중심에 서있는 백신 중에 하나인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도 바로 접종했었으니 말이죠. 뭐 이미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착실하게 맞아왔으니, 큰 부작용이 없기만을 바랄 수 밖에 없겠네요.
또한 흥미로웠던 것은 백신을 통해서 역사를 함께 살펴볼 수 있었던 것인데요. 시대를 지배하는 이념이 바뀔 때마다, 백신 역시 함께 함께 움직였는데요. 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 이념과 정치와 정책은 서로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움직여가기 때문에, 국가 정책에 영향을 받은 백신 접종 역시 그러했겠지요. 또한 경제논리에도 많이 좌우되는 것이 백신이기도 했는데요. 공공의 선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다면 그 범위를 조금 더 지구적으로 넓혀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렇게 백신을 둘러쌓고 펼쳐지는 논쟁을 잘 정리해놓은 책이 있다는 것 같아요. 적어도 국가의 정책, 혹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막연한 이유가 아니라, 자신이 직접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는 될 테니 말이죠. 책 제목 그대로 <두 얼굴의 백신>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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