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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사회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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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투명사회에 대한 갈망은 크다

대한민국의 봄을 장식했던 세월호라는 여객선의 침몰이 가져온 파장은 실로 크다. 정부조직의 대처 위기관리 능력의 문제점이 만천하에 밝혀지면서 사회 각 분야에 대한 시스템적 점검이 필요하며 국가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대통령을 선두로 한 정치인들의 현실인식의 능력과 태도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그중 재난사고에 대처하는 정부조직의 정보통제에 대한 국민들의 의구심이 날로 커져가면서 사건 전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할 것에 대한 요구가 날로 커져간다. 투명하지 못한 사고의 대처과정이 의혹을 불러일으키며 정부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는 연장선상에 있다.

 

투명함이 요구되는 사회는 그 사회 구성원들이 걸어온 과정에서 불투명으로 인해 구성원의 권리가 침해당하고 억울한 피해를 받았던 과거 경험이 단단히 한 몫 한다. 과거 정보를 독점하면서 구성원이 당연히 누려야 할 정치적 자유와 인권, 경제적 권리를 빼앗겨온 구성원들이 정치, 경제 등 다양한 사회분야의 투명성을 요구하게 되었고 이러한 투명성은 부정과 부패를 근절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여겨왔다. 이러한 사실은 세월호 침몰 사건을 지켜보는 과정에서 더욱 더 강하게 요구되고 있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투명하지 못한 제반 조직과 정책에 의해 피해 받고 있다는 사고가 강하게 지배하고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반증이 된다.

 

그렇다면 투명성이 전재되는 투명사회는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만큼 신뢰할 수 있는 무엇의 전재조건이 될 수 있을까?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은 구성원이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조건에 따라 다른 해답을 도출하게 된다. 대한민국과 같은 불투명한 정치권력에 의해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권리마저 침탈당했던 사회에서는 여전히 정치를 선두로 사회 전반에 걸쳐 투명성이 요구되지만 그렇지 않은 사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투명함'이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낸다는 믿음에 다른 견해를 제시하며 사회적 관심사로 주목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 베를린 예술대학의 교수 한병철로 그의 전작 피로사회로 인해 투명성을 중요시 하는 독일사회에 파장을 몰고 온 사람이다. 그는 이번 신작 투명사회를 통해 현대사회에서 올바른 방향이라고 대다수가 생각하는 투명함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저자가 바라보는 투명사회는 신뢰사회가 아니라 새로운 통제사회라고 주장한다. 투명성이 주류 담론인 사회에서 이러한 문제제기는 논란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주장이다.

 

저자는 현대 사회에서 급속하게 진전되는 개인들의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활발한 활동이 무차별적인 정보의 공개로 이어져 그 공개된 정보가 다시 정보를 공개했던 사람들을 강제하는 수단으로 전락하게 된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오늘날 한국 사회를 보면 일면 타당성이 있는 지적이다. 인터넷이나 sns 등을 매개로 한 신상털기와 같은 부작용을 겪고 있는 현실의 반영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보인다. 우리사회 역시 이 투명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는 사회이고 보면 저자의 투명성에 대한 문제지기는 한편으로는 우리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제기하는 측면이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권력에 의해 불투명한 조직이나 사회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해 주는 영향을 줄 수도 있어 보여 조심스럽게 접근해아 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투명함에 대한 이러한 주장은 구성원이 처한 사회적 조건에 의해 다른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특히 2014년 봄 대한민국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보다 더 투명한 사회적 조건을 요구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투명성의 요구는 구성원들의 일상을 근본적으로 구속하는 정치 분야에 적극적으로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신상털이와 같은 부작용이 현실이 되는 분야에서의 투명사회에 대한 저자의 견해에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결국, 이러한 판단은 사회의 구성원의 처지와 조건이 전재되어야 의미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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