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생태환경사
김동진 지음 / 푸른역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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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인식의 지평을 확장하다

개인적인 주요한 관심 분야 중 하나는 조선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다지금까지 조선의 역사를 알아가는 방법으로 두 가지가 주류를 이뤘다하나는 왕조사를 중심에 두고 사회 정치적 문제를 살피는 것과 다음으로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이 남긴 사적인 글을 통해 사람과 시대를 알아가는 방법이다이제 여기에 하나를 더하여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조선의 역사를 이해하는 폭을 확장하기에 으른다그것은 생태환경이라는 시각으로 시대의 변화 상황과 그 변화를 이끌어 낸 조건을 살피는 것이다.

 

'생태환경生態環境'은 "생물과 생물적 환경 사이의 관계가 갖는 체계나 유형을 연구하는 분야"라고 한다.단어로만 본다면 낯선 의미는 아니지만 이를 기반으로 역사를 재조명한다는 시각에 매우 흥미를 느낀다그것도 주요한 관심분야 중 하나인 조선시대라서 바짝 호기심이 발동한다.

 

"조선시대 한국인의 여러 활동으로 인해 이전까지의 생태환경이 급속한 변화를 겪었고 당대인들 또한 그렇게 변화된 생태환경에 영향을 받아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는 것"에 주목하여 조선의 역사를 재조명 한다여기에는 호랑이에서 소까지무너미 땅에서 화전까지 숲에서 냇가까지누룩에서 마마까지 야생동물,가축농지산림전염병 등을 살펴 '생물과 생물적 환경 사이의 관계'를 밝혀간다.

 

저자는 한반도의 생태환경과 한국인의 삶이 크게 바뀐 시기로 15~19세기인 조선시대에 주목한다이는 필요한 자원의 대부분을 주변 자연환경에서 얻어야 했던 과거 한국인의 여러 활동은 한반도의 생태환경을 크게 변화시켰고역으로 변화된 생태환경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는데이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전반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는 소홀하게 여겨졌다는 반성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저자는 이러한 연구를 통해 조선시대 이해의 폭을 넓혀 역사학을 더욱 역사학답게 만드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

 

야생동물과 가축호랑이표범사슴을 통해 살핀 생태환경의 변화농지 개간야생 동식물의 영역을 인간의 공간으로숲과 냇가원시적 산림에서 농경지로미생물때로는 약으로 때로는 병으로

 

저자가 살피는 이와 같은 주요한 분야는 대부분 사람의 생활환경에 밀접한 영향을 주거나 받는 것에 있다이런 변화를 사람의 일방적인 자연에 대한 간섭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상화작용을 통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향을 주고 받아온 관계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과거 인간의 역사적 활동과 생태환경의 변화를 심층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다가올 미래에 대한 대중의 질문에 역사학적으로 답한다.”

 

한발 나아가 과거를 살피는 것은 결국 당면한 문제나 미래에 다가올 문제에 대한 답을 과거에서 찾는다는 것이다역사학이 가지는 책임감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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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볕에 속고, 하루는 비에 속는다. 볕이든 비든 계절과는 상관없는 자연의 일이지만 이를 보고 듣는 이의 마음따라 천지 차이가 난다.


"이 곡을 어찌 사람마다 다 들을 수 있겠어요?"


서로 마음이 닿아 있는 이가 듣기 좋아하는 노래라면 그를 위해 언제라도 반복해서 부를 수 있지만 아무에게라도 부를 수는 없다고 거절한다. 완곡하지만 강단 있는 마음가짐이라 무슨 말을 더할 수 있을까.


하늘이 비의 음률로 하는 노래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부드럽고 포근하여 봄날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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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찌질한 나는 행복하다'
-최정원, 베프북스

제목에 혹~ 했다. 가끔 자신을 돌아보며 이 말에 동질감을 느끼곤 한다. 시각에 따라 천차만별의 느낌으로 다가올 찌질하다는 말이지만 위안을 얻는다면 타인의 시각에 무뎌져도 좋으리라.

"눈이 기억하는 시간
마음이 기억하는 순간
간신히 또 추억이 될 것이다."

여전히 '엄니 도와줘요'를 속으로 되뇌이면서도 담담히 추억할 수 있는 나이가 된 '늙은 아이'가 써내려가는 일상 이야기라고 하니 '늙은 아이'의 넉두리 속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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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아典雅

玉壺買春 옥 술병에 좋은 술 가득 담고서
賞雨茆屋 초가지붕 아래서 비를 감상한다
座中佳士 한 곳에 아름다운 선비들 앉아 있고
左右脩竹 좌우에는 키큰 대나무 서 있다


白雲初晴 비 갠 하늘에는 흰 구름 떠가고
幽鳥相逐 그윽한 새들은 저들끼리 뒤를 쫒는다
眠琴綠陰 숲 그늘 아래 잠을 자다 거문고를 연주하고
上有飛瀑 저 위에는 물을 뿜는 폭포가 있다


落花無言 떨어지는 꽃잎은 말이 없고
人澹如菊 사람은 담백하기가 국화와 같다
書之歲華 이 좋은 계절 품격을 시로 써 내면
其曰可讀 읽기에 좋다고 말들 하리라


*이십사시품二十四詩品 중 전아典雅다. 전아는 '법도에 맞고 아름다움'이라는 뜻이다.


"우아하고 차분하며 단정하고 소박하다, 또한 따듯하고 고아하며 총명하고 민활하다. 사람됨은 국화꽃처럼 담박하고, 재주는 비단처럼 뛰어나다."


녹파잡기에 등장하는 기생 영희에 대한 이야기 중에 "낙화무언落花無言 인담여국人澹如菊 떨어지는 꽃잎은 말이 없고 사람은 담백하기가 국화와 같다"는 말의 출처를 찾아 보았다.


한 사람에 대한 평이 이렇다면 남녀의 구별이나 신분의 귀천을 떠나서 사람을 보는 태도가 참으로 귀하다고 볼 수 있다. 누군가에게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길 바라지만 한발 나아가 누군가를 이런 눈으로 볼 수 있길 소망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 안에 담긴 빛으로 세상을 본다. 누군가의 전아함을 알아볼 수 있도록 스스로를 갈고 닦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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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매臘梅'
새해들어 눈맞춤하는 첫꽃이다. 매년 의식을 치루듯 이 꽃과 마주한다. 이 꽃 피는 것을 보고도 한참은 더 기다려야 본격적인 꽃시즌이 되지만 시작을 알리는 의미로 남다르게 대한다.


눈밭에서 곱게 핀 꽃을 먼발치서 바라본다. 색처럼 은은한 향기에 취해 바라보는 눈짓만으로도 조심스럽다. 꽃이 귀한 때 꽃과 향기를 벗하고자 내 뜰에도 들여왔으나 아직은 어린 묘목이라 꽃을 언제쯤 볼 수 있을지 미지수다.


납월臘月은 음력 섣달을 이르는 말이고 그 납월에서 가져온 납매臘梅라 한다. 섣달에 꽃을 피우는 매화를 닮은 꽃이라는 데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다소곳이 아래를 향한 시선에선 넉넉한 마음자리로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곱게 나이들어가는 여인네를 보는듯 하다. '자애'라는 꽃말이 썩 잘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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