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존재의 힘을 실감한다. 무엇을 어떤 조건에서 마주하던 멈출 수 있다는 것이 주는 감동을 만끽하는 순간이다. 같은 곳에서 다른 하늘을 마주한다.

어쩌면 감동은 절정의 그 순간 보다는 절정에서 조금 비켜난 순간에 오는지도 모를 일이다. 곧 피어날 꽃이 간절함이 그렇고 보름에서 하루지난 달의 여유로움이 그렇고 곧 놓칠것만 같은 손끝에서 더 애달퍼지는 그것과도 닮았다. 막 산을 넘은 해의 붉고 깊은 여운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은 저녁이다.

가던 길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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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가치'
모두가 꽃에 주목하여 꽃으로 피고자 한다. 꽃의 화려함이나 독특한 향기로 매개자를 불러들여 주목받아야 하기에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꽃은 열매로 가는 과정의 일부임을 안다. 조그마한 식물에서는 꽃보다 열매가 그 식물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것들이 많다. 멸가치도 그 중 하나다.


방사상으로 퍼지듯 보이는 열매가 특이하고 그 끝이 둥그런 털들이 달려 있어 더 독특한 모양새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은 꽃이 가지끝에 모여핀다. 처음에는 흰색이다가 점점 엷은 붉은색으로 된다.


머위를 닮은 잎은 봄과 여름에 연한 잎을 삶아 말려두고 나물로 먹는다. 된장이나 간장, 고추장에 무쳐 먹기도 하며 국을 끓이거나 묵나물로 먹기도 한다.


홍취, 개머위라고도 하며 말발굽처럼 생겼다고 해서 발굽취라고도 한다. 나물로 다 내어준다는 의미일까. '당신에게 모든 것을 맡깁니다'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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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 김씨의 나무 작업실'
-김진송, 시골생활

어설프게 나무를 만지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시간이 늘어나며 늘상 나무를 만지는 목수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리라. 나무를 만지는 공방에서 만난 책이 절판이라 헌책방에서 겨우 찾았다.

저자가 지난 십 년 동안 목수 일을 하면서부터 나무와 목수 일, 그리고 목물들에 대해 기록해온 일기와 스케치, 작품 사진을 담았다. 나무를 구하는 데서부터 목물이 탄생하는 과정에 대한 상세히 기록이다.

"상상의 공간은 현실의 공간과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현실과 상상의 틈 속에 존재한다."는 목수 김씨의 목수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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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달개비'
벼이삭이 올라올 즈음부터 자주 논둑을 걷는다. 그동안 눈여겨보지 않았던 꽃을 보기 위해서다. 벗풀, 사마귀풀, 물달개비 등이 낮은 물 속이나 논둑에서 피는 때가 이때 쯤이다. 그것도 오전에 가야 활짝핀 꽃을 만날 수 있다.


어릴시절 논둑을 그렇게 다녔으면서도 기억에 없다. 같은 시기 같은 환경에서 자라며 비슷한 때에 꽃을 피우는 '벗풀'은 기억하면서도 '물달개비'는 잊고 지낸 식물이다.


반쯤 열린 꽃잎이 더 펼치지 못하고 아쉬운듯 하늘을 향한다. 보라색으로 피며 꽃대는 잎보다 짧다. 햇살을 머금고 물가에서 반짝이는 자신을 수줍게 내보이고 있다. 보라색이 주는 신비로움을 그대로 전해준다.


'물달개비'는 잎이 달개비를 닮았고, 물에 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비슷한 모양의 물옥잠은 꽃대가 길어 잎 보다 높은 위치에서 피고 꽃이 물달개비보다 활짝피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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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가구
남경숙 지음 / 한양대학교출판부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전통 가구를 이해하는 다른 방법

나무를 만지면서 시작된 놀이가 이제 관심의 폭을 넓혀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바탕으로 그 생활에 필요했던 가구에까지 이르렀다전통적인 생활방식에 대한 접근 방법이 다르기에 살피는 것 역시 다른 시각으로 볼 수밖에 없다생활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생활에 필요했던 가구에 주목하는 것이다.

 

나무를 만지는 것에 관련된 공부를 해본 경험이 없어 막연하기에 관련된 책을 찾아보는 것이 그나마 궁금증을 해결해가는 방법이라 여겨 이것저것 찾아보았지만 적당한 책을 찾지 못하였다그나마 발간되었던 책도 발행연도가 오래되어 절판된 책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이는 전통 목가구가 현 시점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가를 대변해 주는 단편적인 예가 아닌가 싶어 마음 한구석 안쓰러움이 있다.

 

어렵게 찾은 책 중에 하나가 한양대학교 출판부에서 발간한 '한국 전통 가구'라는 책이다이 책은 2004년 문화관광부 한국 문화콘텐츠 진흥원에서 실시한 우리 문화원형의 디지털콘텐츠화 사업 부문에서 연구한 결과로 나온 자료를 취합하여 만들어진 책이다. "조선시대 가구 관련 책자와 박물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문화적 맥락에서 한국가구의 정체성을 확보해 주고 가구산업측면에서도 단절된 전통가구의 우수성을 재조명하기 위해전통가구 문화전통가구 양식전통가구 문양 및 금구장식전통가구 제작공정전통가구 구조 상세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전통 가구가 중심이되 그 가구의 배경이 되는 전반적인 생활양식을 살펴 그 가구가 적재적소에 필요한 제 기능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배경이나 제작기법과 활용성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살펴 보다 깊이 있게 가구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특히전통가구의 종류가구의 상세구조와 문양과 장식전통가구 제작 공정은 가구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로 보여 적절한 자료로 보인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전통가구에 대한 관심은 골동품이라는 시각과 더불어 옛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일부에서 찾은 것으로 그 수요가 극히 한정된 것이 현실이다이러한 현실에서 매니아 층에서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으로나 전통의 회복이라는 측면에서도 그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이런 반응을 기반으로 본다고 해도 이 책에서 제시한 한국 전통 가구의 전반적인 정보는 다양한 측면에서 활용이 가능한 내용이다.현대 감각에 맞게 다시 발간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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